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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의 늪에 빠진 좀비기업, 금리상승으로 '생존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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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의 늪에 빠진 좀비기업, 금리상승으로 '생존 갈림길'

긴축의 시대, 꽁꽁 묶인 미 달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긴축의 시대, 꽁꽁 묶인 미 달러. 사진=로이터
전세계가 금리상승의 시대에 접어들어면서 부채의 늪에 빠진 좀비기업들이 생존의 갈림길에 서게 되었다고 야후파이낸스 등 외신이 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대출없이 경제적으로 생존할 수 없는 기업으로 정의되는 재계에서의 워킹 데드(walking dead) 좀비 기업은 지난 10년, 값싼 돈과 고위험 투자 시대를 거치면서 우후죽순처럼 늘어났다.
투자 리서치 뉴 컨스트럭트의 CEO인 데이비드 트레이너에 따르면, 현재 약 300개의 좀비 회사들이 공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금리가 치솟으면서, 돈이 예전만큼 싸지 않다. 이것은 바로 불경기에 대한 두려움이 커짐에 따라 투자자와 경제 전체에 좀비 회사들이 미칠 영향을 계산에 넣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트레이너는 포춘과 인터뷰에서 "경제 현실이 이들 기업에 타격을 주고, 스페이드에서 볼 수 있는 제로 또는 그 수준에 가까워지면, 많은 투자자가 무너질 것이며 소비자 수요에 잠재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확히 무엇이 좀비 회사를 만드는지, 그리고 미국에 얼마나 많은 좀비 회사가 있는지는 논쟁의 대상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미국 상장사 중 약 13%가 '좀비'로 간주될 수 있다고 추정했는데, 이를 '빚을 갚을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한 기업'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지난해 연구에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2019년 공기업의 약 10%만이 조금 더 엄격한 기준을 사용하여 좀비 회사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훨씬 더 혼돈스런 경제 국면인 2021년 4월, 도이체방크 전략가 짐 리드는 2020년에 미국 기업의 25% 이상이 좀비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Reid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교하면, 2000년에 미국 기업의 약 6%만이 같은 상황에 처해 있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좀비 기업에 대한 연구로 유명해진 트레이너는 또한 미국에서 이러한 실패한 기업의 수가 지난 수십 년 동안 극적으로 증가했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그는 좀비 회사를 좀 더 종합적인 방법으로 정의하는 데, 좀비기업은 평균 잉여 현금 흐름 소모를 기준으로 사용 가능한 '생명선'이 2년 미만인 기업으로 경쟁업체와 차별화에 어려움을 겪고, 마진이 좋지 않으며, 향후 수익성 성장에 대한 선택권이 부족한 기업이라고 본다.

그는 "그래서 현금 고갈이 개선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팀은 면밀히 추적 중인 약 300개 공개 거래 좀비 기업 목록을 정리했는데, 대부분 작은 회사이지만, 몇몇은 최근에 대중의 눈에 띄었다.

온라인 자동차 소매업체 카바나, 한때 고공 행진했던 고정식 자전거 제조업체 펠로톤, 대표 밈주식인 AMC와 게임스톱 등이다.

트레이너는 이들 좀비 기업들 중 상당수는 시장 금리가 상승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하에 결국 주가가 바닥으로 떨어질 것이다고 생각한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40년 만에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를 억제하기 위해 다섯 차례 급격한 금리를 인상해 기업들의 차입 비용이 치솟고 있다. 그것은 이미 이자 지급도 힘든 좀비 회사에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좀비 기업의 잠재적 몰락은 단기적으로 투자자와 경제에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트레이너는 장기적으로 최악의 상황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신, 그 과정을 금융 시스템의 필수적인 청소 작업이라고 주장했다.

애초에 이 좀비 기업은 어떻게 나타났을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몇 년 동안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경제 성장 회복과 실업률 감소에 필사적인 노력을 했고 이를 위해 금리 인하, 대출 규제 완화 및 투자 촉진 등 완화적 통화정책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금세 돌아서 위험한 금융자산을 사들이는 투기꾼들의 손에 현금을 쥐여주는 '공짜 돈'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예를 들어 S&P 500지수는 2009년 2월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와 2021년 11월 최고치 사이에서 545% 이상 상승했다. 그리고 같은 기간 미국 주택의 평균 매매가격은 110% 가까이 뛰었고, 암호화폐는 1조 달러 이상의 자산급으로 탈바꿈했다.

트레이너에 따르면 경기부양용 백지수표는 소액 투자 붐을 부채질하면서 이후 2021년에 투기 시대 정점을 찍었다. 당시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가 급등하고 IPO와 SPAC 시장이 불이 붙었으며 밈 주식 거래자들은 AMC와 게임스톱과 같은 좀비 기업 주가를 어느 때보다 높게 밀어내고 있었다.

트레이너는 이런 투기적 투자시대가 미국 내 좀비기업 수를 극적으로 증가시키고 생산성을 해치며 경기침체기에 경제를 더 취약하게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장기적으로 좀비가 성장과 번영에 의미 있는 감소를 초래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좀비 주식이라는 것은 사실상 자본의 낭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 적이 없는 이러한 사업에 자본이 낭비되고 있는 만큼, 우리는 더 생산적인 분야에 투자할 기회를 잃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짐 리드(Jim Reid) 도이치뱅크 전략가도 지난해 좀비 기업들이 그들의 산업분야에서 기업성장을 최소화함으로써 경제를 약화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2021년 BIS 자료를 참고해 "좀비 기업의 생존은 시장을 혼잡하게 만들고 신용, 투자, 기술이 더 생산적이고 성공적인 기업으로 흘러가는 것을 방해해 생산성 성장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트레이너는 더 나아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세계 경제에서 좀비 기업의 생존이 미국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자본시장이 없다면 아마도 국가로서 우리가 가진 가장 큰 경쟁상 이점 중 하나를 잃게 될 것"이라며 "자본을 최고 최선의 용도에 보다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할당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그것이 자본시장 문제의 일부라는 점을 사람들은 모른다."고 덧붙였다.

금리 상승으로 수익성이 없는 기업들이 점점 더 많은 현금을 태울 수밖에 없게 되면서 좀비 기업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트레이너에 따르면 좀비 기업의 몰락은 궁극적으로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며 투기 과잉의 시대를 살아온 젊은 투자자들에게 위험 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

그는 1949년 워런 버핏의 멘토인 벤저민 그레이엄이 자신의 저서 '인텔리전트 투자자(The Intelligent Investor)'에서 그렇게 강조했던 투기와 투자의 차이를 이해함으로써 좀비 주식을 퍼 올린 젊은 투자자들이 교훈을 얻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레이엄은 "적절한 가격에 적절한 증권을 취득하고 보유하는 데 주된 관심이 있는" 투자자와 "시장 변동에 대한 기대와 이익"에만 관심이 있는 투기꾼을 구분했다.

그는 또한 70여 년 전 주식 시장에 투기가 날뛰는 것을 보고 있을 때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그레이엄은 "보통주에 대한 투자와 투기의 차이는 항상 유용한 것이었고 그런 차이가 사라졌던 것이 현실 우려의 원인이다. 우리는 종종 기관투자자로서의 월스트리트가 이러한 차이점을 회복하고 대중과의 모든 거래에서 강조되도록 잘 권고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증권 거래소는 언젠가 큰 투기적 손실에 대해 비난받을 수 있는데, 이를 겪은 사람들은 이런 점을 제대로 경고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트레이너는 오늘 좀비 주식의 상승과 그리고 다가올 하락으로 그레이엄의 경고를 무시했던 영향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