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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중 패권싸움의 최대 희생자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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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중 패권싸움의 최대 희생자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

미국과 중국 국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중국 국기. 사진=로이터
"미국과 중국 간 패권 싸움의 가장 큰 피해자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될 수 있다."

반도체는 오늘날의 세계 경제와 군사력 균형을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최근까지 5560억 달러(약 795조 원) 규모의 산업은 인건비가 비싼 선진국으로부터 비교적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산업과 그 산업이 속한 국가들은 이들 간의 갈등으로 고통 받고 있다.

역사가 크리스 밀러는 그의 저서 '칩 전쟁: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을 위한 싸움(Fight for the World's Most Critical Technology)'에서 반도체 산업은 소수의 국가에 있는 소수의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대만 TSMC가 독점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반도체를 만들고, 네덜란드의 ASML은 가장 정교한 반도체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자외선 리소그래피 기계를 독점하고 있으며,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독점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은 반도체 소프트웨어 산업을 독점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들간의 협력과 연계로 전 세계의 반도체 산업이 효율적이고 매우 생산적으로 유지된다고 주장한다.

미국은 저렴한 노동력을 이용하려고 반도체 제조 사업을 노동력이 풍부한 아시아로 이전했지만 최근에 와서는 메모리반도체와 반도체 제조 산업에서의 주도권을 한국과 대만에 추월 당했다. 그리고 최근 중국과의 갈등과 코로나 사태가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과 반도체에서의 미국의 영향력 약화를 그대로 드러냈다.
약화된 반도체 영향력을 되찾고 중국의 부상을 막기 위해 미국은 최근 자국으로 반도체 생산을 리쇼어링 하기 위한 '칩스 및 과학법'을 발효했다. 이 법안은 자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에게 총 530억 달러(약 75조8000억 원)을 지원한다.

반면 중국은 미국이 오랫동안 중국의 반도체 산업 성장을 막은 것을 국가 안보 위협으로 규정해 왔으며 이를 타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미·중 갈등은 대만, 한국 및 일본의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세 국가들이 모두 중국을 가장 큰 무역 상대로 두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리더십을 따르면 중국에서 매출 감소나 중국의 보복을 당할 우려가 높다.

또 미국이 만약 반도체 리쇼어링에 성공하면 이 세 국가의 시장 점유율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싸움으로 대만은 군사적 갈등 위기를 맞고 있다. 대만은 중국에 합병되지 않으려면 미국 편에 서야 하는데, 막상 미국은 대만을 확실히 지켜주지도 않으면서 대만과 중국 사이의 갈등을 악화시킨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심각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 두 기업 모두 칩스 및 과학법의 혜택을 보길 희망하지만 법안에는 미국의 보조금을 받으려면 앞으로 10년간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 용량을 확장하거나 반도체 생산 시설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재 메로리 반도체의 20~30%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 외에도 패권 싸움 도중 중국과 미국이 이들 국가에 할 수 있는 조치는 다양하다. 미국은 미국에 더 많이 투자하거나 최고 기술을 자국에서 먼저 출시하라고 압박할 수 있으며 중국은 외국 기업이 기술을 현지 기업에 이전하라고 강요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싸움의 가장 큰 충돌은 중국이 대만을 군사적으로 점령하려는 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 중국이 대만의 반도체 생산 시설을 타격한다면 이는 세계 전체의 반도체 생산을 37% 없애는 재앙적인 결과를 맞는다.

이러한 주장은 극단적인 시나리오지만 때때로 전쟁과 패권싸움에서는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생기곤 한다. 세계의 리더들은 국가간의 갈등으로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