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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누가 나더러 금수저 출신이래” 머스크가 폭발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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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누가 나더러 금수저 출신이래” 머스크가 폭발한 이유



로버트 라이시 전 미국 노동부 장관(왼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EPI이미지 확대보기
로버트 라이시 전 미국 노동부 장관(왼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EPI

“자수성가한 억만장자 이야기는 유니콘처럼 꾸며낸 이야기다”

빌 클린튼 미국 행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낸 한 로버트 라이시 미국 버클리대 교수가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자수성가 억만장자에 관한 비밀’이란 제목의 영상에서 유산을 물려받지 않고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혼자의 힘으로 억만장자가 되는 경우는 상상속의 동물인 유니콘처럼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최근 내뱉은 말이다.

이 영상이 나간 뒤 자수성가해 오늘날 세계 최고 부호의 자리에 오를 정도로 대성공을 이룬 기업인의 상징으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격노하고 나섰다.

라이시 교수가 문제의 영상에서 머스크 CEO를 잘못 알려진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했기 때문이다.

그는 머스크에게 밀려나긴 했지만 여전히 손가락 안에 드는 세계적인 부호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도 잘못 알려진 자수성가형 기업인으로 거론했지만 머스크만 유독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라이시 교수 “머스크 집안은 남아공 에머랄드 광산 소유했던 가문”


로버트 라이시 교수가 21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로버트 라이시 교수가 21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야후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라이시 교수가 유튜브 영상에서 머스크가 자수성가한 억만장자가 아니라는 근거로 제시한 것은 머스크의 집안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에머랄드 광산을 소유한 가문이었다는 것.

머스크의 집안은 서민과 거리가 먼 자산가 집안이었고 이같은 배경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머스크는 존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게 그의 주장이다. 머스크는 남아공 태생으로 성인이 돼 캐나다로 이민하기 전까지 남아공에서 살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는 이어 “자수성가한다는 것은 충분히 열심히만 일하면 높은 위치까지 자력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얘기라는 점에서는 멋진 생각이다”면서 “그러나 실제로 자수성가했다는 억만장자들의 뿌리를 들여다보면 서민의 삶과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라이시 교수는 같은 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도 자수성가형 억만장자라는 이야기는 신화에 가까운 이야기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머스크뿐 아니라 게이츠 MS 창업자는 회사를 키우는 과정에서 모친의 경제적 도움을 받아 IBM으로부터 커다란 계약을 따내는데 성공하는 등 가족의 지원 속에 대성공을 이룰 수 있었고 와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역시 부모로부터 대규모 펀딩을 받아 사업을 시작했을 정도로 가족의 도움이 컸다”고 주장했다.

◇머스크 “에머랄드 광산 소유 보도는 허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1일(현지시간) 라이시 교수의 트윗 직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1일(현지시간) 라이시 교수의 트윗 직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라이시 교수의 주장은 머스크의 자존심을 크게 상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라이시 교수의 트윗이 올라온 직후 올린 트윗을 통해 즉각적으로, 그리고 매우 이례적으로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기 때문. 평소와는 다르게 격한 감정이 실린 것으로 해석되기에 충분했다.

머스크는 “라이시 교수 당신은 멍청이자 거짓말쟁이”라면서 “그대는 죽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지루한 인간”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 2018년 머스크의 부친인 에롤 머스크가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에머랄드 광산을 한때 운영한 적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덕분에 당시 머스크 가족은 요트와 스키를 즐기고 고가의 컴퓨터를 구입하는 등 여유 있는 생활을 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보도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지난 2019년말 올린 트윗에서 “아버지가 광산을 소유한 것은 아니었고 나 자신도 부모의 도움 없이 자력으로 대학에 들어가야 했기에 학자금 대출로 인한 빚이 있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3월에도 트위터를 통해 “비즈니스인사이더의 기사는 허위”라면서 “내가 지난 1989년 캐나다로 이민 왔을 때 수중에 들고 있던 돈은 2500캐나다달러가 전부였다”면서 “에머랄드 광산을 소유했다면 일체의 펀딩 없이 내가 직접 만든 컴퓨터 한대로 사업을 처음 시작했겠느냐”고 주장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