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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세계 EV 공급망 시장서 중국에 크게 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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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세계 EV 공급망 시장서 중국에 크게 뒤져

중국, EV 공급망 시장서 리튬 76%, 희토류 80% 장악

전기차, 휴대폰 등의 필수 소재로 사용되는 희토류.이미지 확대보기
전기차, 휴대폰 등의 필수 소재로 사용되는 희토류.
유럽은 전기차(EV) 공급망 경쟁에서 중국에 크게 뒤처져 있다. 전기차 배터리용 경질 암석, 자석·모터용 희토류의 경우 중국 경쟁업체가 우위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6년 전 유럽에서 자동차가 발명된 이래 자동차 산업은 유럽 대륙의 경제 성장과 번영의 기반 중 하나였다. 그러나 중국이 최근 EV공급망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함에 따라 유럽은 중국 EV 부문을 따라잡기 위해 역사상 가장 큰 도전 중 하나에 직면해 있다.
그리고 유럽에서 가장 발전된 배터리 제조 스타트업인 노스볼트(Northvolt)의 지속 가능성 책임자인 엠마 네렌하임(Emma Nehrenheim)은 ​​배터리를 제조하기 위해 공장을 만드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공급에 필요한 광업, 정제 및 화학 공학의 전체 생태계가 포함된다.

그녀는 또 "가공 능력을 소유한 사람은 자재의 출처를 통제하고 거래하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U는 2035년까지 새로운 휘발유 및 디젤 동력 자동차의 판매를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것을 목표로 EV에 대한 큰 야망을 가지고 있다. 이번 달에 EU 지도자들은 전략적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고 비축을 구축하기 위해 중요한 원자재 입법을 계획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기차용 배터리 제조 분야에서 중국의 주도권은 극명하다.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Benchmark Mineral Intelligence)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전 세계 리튬 이온 배터리 셀의 76%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며 EU의 7%와 비교된다.

독일에서 핵심 배터리 소재 리튬을 생산하기를 희망하는 벌컨 에너지 프란시스 웨딘(Francis Wedin) 최고경영자(CEO)는 "보완할 여지가 많다. 중국은 얼마 전부터 여러 체스 움직임을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지프의 소유주인 피아트 크라이슬러와 푸조의 소유주인 PSA의 합병으로 형성된 자동차 제조업체 스텔란티스가 5000만 유로를 투자한 벌칸은 이러한 도전을 잘 보여준다. 리튬은 호주의 단단한 암석에서 채굴되어 중국에서 가공(처리)되거나 칠레의 염수에서 천천히 증발된다. 벌칸은 지열 에너지를 사용하여 염수를 펌핑하고 리튬을 직접 추출하는 입증되지 않은 새로운 기술로 2025년부터 독일에서 리튬 생산을 시작하려고 한다.
그러나 치솟는 에너지 비용과 차입 비용 상승으로 인해 유럽 배터리 및 원자재 업계의 경영진은 유럽 대륙이 중국 CATL, 한국 LG에너지솔루션, 일본 파나소닉 등 아시아 기업에 의존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영국과 유럽 본토에 리튬 정제소를 건설하려는 룩셈부르크 소재 리비스타 에너지(Livista Energy)의 롤랜드 게트레이드(Roland Getreide) 대표는 전기 자동차 수요가 급증할 때 공급망을 준비하는 것이 업계의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유럽은 현금 흐름에서 이미 20년이나 앞서 있는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유럽이 배터리 제조 투자를 유치하더라도 관련 업체 경영진은 아시아로부터 공급받은 '위성' 공장을 유럽에 설립한 아시아 배터리 업체와 현지 공급망을 조달 및 지원하는 유럽 현지업체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CATL은 헝가리 기가팩토리에 70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발표했다.

호주 첨단 재료 회사 탈가(Talga)의 마크 톰슨(Mark Thompson) CEO는 "유럽에 설립된 아시아의 배터리 제조업체는 반제품 또는 완성된 형태로 재료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한다. 배터리 양극에 필수적인 흑연을 추출하고 처리하는 프로젝트를 스웨덴에서 개발 중이다.

유럽에는 리튬 및 흑연 작업이 거의 없다. 주요 광물 컨설팅 회사인 프로젝트 블루(Project Blue)에 따르면 이곳은 배터리 등급의 황산망간 생산업체 15곳 중 한 곳이며 전 세계 코발트 화학 공급량의 9%만을 차지한다고 한다.

유럽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배터리 공장보다 광산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데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리기 때문에 당분간 해외에서 재료를 가져와야 할 것이다. 톰슨은 "초기에는 다른 지역에서 재료를 가져오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토로한다.

유럽의 자동차 부문은 또한 EV에서 두 번째로 중요한 부분인 전기 모터의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는 추출 및 처리가 극히 어려운 17개 원소의 집합인 희토류를 사용하는 고도로 전문화된 영구 자석이 필요하다. 중국은 희토류 생산과 가공을 주도하고 있으며 세계 시장 점유율은 80%로 추산된다.

유럽의 공급망에서 캐나다의 네오 퍼포먼스 머티리얼즈(Neo Performance Materials)라는 단 하나의 회사만이 현재 자석에 사용할 희토류 물질을 분리할 수 있다. 이 회사는 덴마크 왕국의 자치국인 그린란드의 희토류 광산 탐사권을 갖고 있다.

호주 희토류 채굴업체 헤이팅스 테크놀로지 메탈스(Hastings Technology Metals)는 최근 네오 퍼포먼스(Neo Performance)의 지분 22%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 거래는 호주의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한 명인 앤드류 포레스트(Andrew Forrest)와 관련된 그룹이 헤이팅스(Hastings)에 1억5000만 호주달러를 투자하여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이는 유럽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더 넓은 지정학적 및 지질학적 그물에 얽혀 있다는 추가적인 증거이다.

네오 퍼포먼스 머티리얼즈의 콘스탄틴 카라야노풀로스(Constantine Karayannopoulos) CEO는 유럽이 중국 지배의 열쇠를 인식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이 얘기에서 놓치고 있는 점은 중국이 희토류의 최대 소비국이기 때문에 희토류의 최대 생산국이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어 "자석 산업은 희토류 산업을 주도해 왔다"라고 덧붙였다.

네오 퍼포먼스는 2024년부터 에스토니아에서 자석을 만들어 분리된 희토류를 소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국의 GKN도 전기차 마그넷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

프로젝트 블루(Project Blue)의 설립자 닐스 배커버그(Nils Backeberg)는 중국이 계속해서 자신의 지배력을 상기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에 중국은 가격을 통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연간 희토류 채굴 생산량 할당량을 25% 인상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는 "이것은 중국이 모든 카드를 쥐고 있다는 것을 다시 강조했음을 의미한다"라고 평가했다.


김세업 글로벌이코노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