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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전기차 시대 명암...미국·유럽 2030년까지 70만 명 '무더기' 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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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전기차 시대 명암...미국·유럽 2030년까지 70만 명 '무더기' 실직

미국 자동차 업계 7만 5,000명, 유럽 63만 명 감원 전망

테슬라 전기 트럭 모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전기 트럭 모델. 사진=로이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30년까지 미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의 50%가량을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바이든 정부는 전기차 충전소 50만 개 건설 프로젝트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이 현실화하면 자동차 업계에서 수만 명의 노동자가 해고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기차 엔진은 휘발유를 비롯한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에 비해 훨씬 단순하다. 전기차는 ‘달리는 배터리’로 불릴 정도로 배터리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폭스바겐은 전기차를 생산할 때 기존 자동차에 비해 인력이 30%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컨설팅 업체인 알릭스파트너스는 전기차 생산이나 배터리 제조에는 기존의 엔진이나 트랜스미션 장치를 이용한 자동차를 만들 때 보다 인력이 40% 이상 줄어든다고 밝혔다.

미국 자동차연구센터(CAR)는 “기존 화석 연료 자동차에서 전기차로 전환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중대한 변화가 올 것”이라며 “전기차와 관련 부품 생산에 필요한 인력이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고, 이에 따라 자동차 업계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EPI)는 바이든 대통령 구상대로 2030년까지 전기차가 전체 판매되는 자동차의 절반을 차지하면 자동차 업계에서 7만 5,000명가량이 실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자동차 부품 업계는 전기차 전환에 따라 오는 2040년까지 부품 업계 근로자 27만 5,000명가량이 해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유럽에서 전기차 전환으로 2030년까지 자동차 업계 근로자 63만 명가량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자동차 배터리 수요 증가로 이 분야에서 신규 일자리가 유럽에서 58만 개가 더 생겨날 것이라고 이 그룹이 분석했다.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 자동차 공장 노동자뿐 아니라 화이트칼라 일자리도 다수 사라질 것이라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전했다. 화석 연료를 이용하는 내연 기관 설계 인력 등이 전기차 분야 기술을 습득하지 못하면 대거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전기차 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미국 포드 자동차는 지난달 말 향후 몇 주 안에 최대 8,000개의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감원은 내연기관차 사업 부문인 '포드 블루'를 비롯한 회사 전체 정규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2026년까지 비용을 30억 달러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포드 블루'가 타깃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포드의 전체 정규직 숫자는 3만 1,000여 명이다. 팔리 CEO는 지난 3월 전기차 부문에 대한 지출을 500억 달러로 늘리고, 오는 2026년까지 연 200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고 밝혔었다.

미국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 증산을 위해 3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확충 예산을 집행하면서 이 중에서 일부를 전기차 배터리 생산 지원에 사용한다. 바이든 정부는 전기차 생산 확대를 통해 화석 연료 사용을 줄여 에너지 독립을 공고히 하고, 기후 변화 등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다.
미국 백악관이 또 오는 2030년까지 미국 전역에 50만 개의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각 주에 일단 50억 달러를 지원한다. 미국에서 전기차 충전소는 현재 10만 개가량이기에 앞으로 40만 개를 추가로 짓겠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미국의 고속도로에 50마일 (약 80km)마다 1개의 충전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의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가 충전소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전기차 구매를 대폭 늘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 비율이 지난 6월에 처음으로 5%대를 넘었다. 컨설팅 업체인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미국에서 팔린 신차 중에서 전기차의 비율이 5.6%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 차량까지 포함하면 전체 전기차 판매 비율이 12.9%에 달했다. 콕스 오토모티브는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자동차의 모델은 33개이고, 1년 전 당시의 19개에 비해 70%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 비율이 올라가고 있으나 중국과 유럽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편이다. 중국에서는 신차 중에서 전기차 판매 비율이 20%에 달하고, 유럽에서는 10%에 이른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