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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현대차 '컴포지트 헤드램프' 글로벌 SUV 트렌드로 부상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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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현대차 '컴포지트 헤드램프' 글로벌 SUV 트렌드로 부상하는 이유



2023년형 현대 코나(아래)와 컴포지트 램프 방식의 주간주행등과 전조등을 채택한 주요 SUV 차종들. 사진=더드라이브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형 현대 코나(아래)와 컴포지트 램프 방식의 주간주행등과 전조등을 채택한 주요 SUV 차종들. 사진=더드라이브

자동차 기술의 진화를 논하면서 전조등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글로벌 SUV 제조업계에서 그렇다. SUV 차종을 중심으로 이른바 ‘상하 분리형 전조등’이 크게 유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하 분리형 전조등이 SUV 차종에서 새로운 추세로 부상하는데는 현대자동차의 기여가 크다.

현대차에서는 이를 ‘컴포지트 헤드램프’로 표현하는데 소형 SUV 코나에 적용한 이래 SUV 라인업에 꾸준히 적용해온 끝에 현재 투싼을 제외한 거의 모든 SUV 모델에 컴포지트 헤드램프가 달려 있다. 그 결과 ‘현대 SUV 하면 산하 분리형 전조등’을 떠올릴 정도가 됐다는 평가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더드라이브가 상하 분리형 전조등이 글로벌 SUV 업계에서 새로운 추세로 떠오른 배경을 짚어봤다.

◇상하 분리형 전조등 뭔가


상하 분리형 전조등이 종래의 전조등과 가장 다른 점은 전조등이 위와 아래로 분리됐다는 점이다.

위 쪽에 ‘주간주행등’이 달리고 아래 쪽에 ‘전조등’이 달리는게 일반적이다. 밤에 길을 밝히는 전조등은 늘 있었지만 주간주행등이라는 것이 새로 등장한 셈이다.

주간주행등이란 말 그대로 낮에 켜는 등을 말한다. 레이저·발광다이오드(LED)를 이용한 강력한 광원을 사용해 낮에도 차를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에게 차량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서방권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인 미국은 물론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을 중심으로 주간주행등 설치가 이미 의무화됐고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한국에서도 지난 2015년 7월 이후 생산된 차량의 경우 주간주행등을 장착하도록 돼 있다.

주간주행등은 차고가 높은 SUV의 특성상 전조등이 자연스레 높이 올라갈 수 밖에 없는데 전조등을 위아래로 분리하면 밤에 사용하는 전조등을 아래에 위치시킬 수 있어 맞은 편 차량의 눈부심을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 얘기는 결국 상하 분리형 전조등이 장착되는 이유는 일단 안전상 필요성 때문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최근 SUV 모델들을 중심으로 이 전조등이 유행하고 있는 배경은 그것이 전부일까. 그렇지만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상하 분리형 전조등, 현대차가 가장 적극적으로 채택


더드라이브에 따르면 전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상하 분리형 전조등을 가장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업체는 현대차다. ‘패밀리룩’이 됐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

현대차에서 쓰는 컴포지트 헤드램프란 표현을 사용하면 현대차는 현재 SUV 라인업에 속한 대부분의 모델에 헤드램프, 주간주행등, 턴시그널을 나누는 분리형 컴포지트 헤드램프를 사용하고 있다

소형 SUV 코나에서 시작된 컴포지트 헤드램프 패밀리룩을 싼타페, 팰리세이드, 베뉴 등은 물론 친환경 수소전기차 넥쏘에도 적용했을 정도로 현대차는 이 방식에 큰 베팅을 해왔고 결과적으로 성공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현대차가 얼마나 확신을 얻었는지 SUV 모델들에 적용된 것과는 차이가 있으나 현대차의 고급형 세단 브랜드인 제네시스 라인업에도 2줄의 헤드램프 적용됐다.

외국 브랜드 가운데서는 닛산 주크, 지프 체로키, BMW i7, 시트로엥 C4 칵투스, 폰티악 아즈텍 등이 컴포지트 헤드램프를 채택한 것으로 널리 알려진 모델이다.

상하 분리형 전조등을 일찍부터 채택한 모델들은 당시 기준으로는 지나치게 파격적인 방식으로 인식돼 부정적인 반응도 컸었다. 그러나 같은 방식을 채택한 최근 모델은 경우가 많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관련업계 “디자인적으로 매력적이어서 채택”


더드라이브가 관련업계에 상하 분리형 전조등이 인기를 끄는 배경을 물은 결과 기능적인 측면못지 않게 심미적인 측면, 디자인적 측면도 강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단순히 길을 밝히는 기능적 역할을 뛰어넘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전면부를 미적으로도 매력적으로 만드는데 크게 기여한다는 것.

BMW의 제이 핸슨 대변인은 더드라이브와 인터뷰에서 “안전과 관련한 규정에 맞춰 상하 분리형 전조등을 적용한 것만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같은 방식을 디자인 측면에서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상당히 많다는 뜻이다.

상하 분리형 헤드램프를 적용한 2014년형 지프 체로키를 생산한 스텔란티스의 에이미 델캠프 대변인도 “안정상의 필요성 때문보다는 디자이너아 좀더 현대적이고 진취적인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려는 의도로 상하 분리형 전조등을 적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GM이 쉐보레 블레이저에 상하 분리형 전조등을 적용한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켈리 밴 맬리 GM 대변인은 “상하 분리형 헤드램프는 기능적인 역할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감성적인 매력을 덧붙이는 장점이 있어 채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방식을 가장 공격적으로 적용해온 현대차 북미법인의 데렉 조이스 대변인은 “무엇보다 디자인 측면에서,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측면에서 컴포지트 헤드램프를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컴포지트 헤드램프를 적용한 신차 개발 단계에서 컴포지트 헤드램프에 대한 반응을 파악한 결과 소비자들이 매우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 채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