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2일(현지시간) 연구 보고서를 통해 "유럽의 천연가스 부족 사태가 급격하게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국가들은 천연가스의 40%가량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유럽연합 27개 회원국은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인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 전선에서 단일 대오를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가스 사용량이 급증하는 올겨울에 대비하려고 가스 배급제를 시행할 계획을 세웠다. 유럽 국가들은 대대적인 에너지 절약 캠페인에 돌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노드 스트림1을 통한 가스 공급량이 20%로 줄어들면 EU에서 절대적인 가스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은행은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전략은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줄어들 것이고, 러시아가 그런 이유로 서둘러 이 전략을 사용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천연가스뿐 아니라 국제 유가 상승 문제도 난제로 남아 있다. 유럽 국가들은 이 국제 유가 급등을 막으려고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부분적으로 해제하기로 했다. 영국 런던 로이드 해상 보험이 러시아산 원유를 선적한 선박에 대한 보험 서비스 제공 금지 조처 시행을 연기하기로 했다. 유럽연합은 지난 6월 4일 러시아산 원유를 선적한 선박에 대한 해상 보험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보험 없이 선박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것은 국제 해사법 위반이다.
영국은 국제 해상 보험 중심 국가이다. 이 때문에 EU는 영국과 함께 러시아산 원유 운송 선박 보험 서비스 제공 중단 방안을 협의해왔다. EU와 영국이 해상 보험을 제공하지 않으면 러시아의 원유 수출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원유 수출이 전면적으로 차단되면 국제 유가가 폭등할 수 있다. 미국도 유럽 국가들에 해상 보험 서비스 중단이 미칠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전달했다.
EU와 개별 회원국들은 아제르바이잔, 알제리,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노르웨이 등과 에너지 공급 협상을 서두르고 있다. 유럽은 이번 기회에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최대한 낮출 계획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