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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유동성 부족 은행에 130억달러 긴급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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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유동성 부족 은행에 130억달러 긴급 지원

사우디아라비아 중앙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사우디아라비아 중앙은행.
사우디아라비아 시중은행은 고유가 기간 동안 전례 없는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사우디 중앙은행은 유동성 부족 은행에 13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긴급 투입했다고 외신은 26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사우디 중앙은행은 10년 만에 최악의 유동성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상업 대출 기관에 정기 예금으로 약 500억 리얄(130억 달러)을 예치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개입은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직전에 시작됐으며 대출 금리의 벤치마크로 사용되는 3개월간의 사이보(Saibor, 사우디 현지 변동금리부 채권발행시 기준금리)보다 할인된 금액으로 은행에 제공되는 자금으로 구성됐다.

사우디 통화청(Saudi Arabian Monetary Authority, SAMA)으로 알려진 사우디 중앙은행은 논평 요청에 즉시 응답하지 않았다.

사이보가 측정한 유동성 조건은 원유 가격이 배럴당 40달러 아래로 폭락했던 2008년 후반 이후 가장 타이트한 상태이다. 사우디 은행들 사이의 자금 압박 정도는 유가가 폭락하거나 2008~2009년 신용 위기와 같은 글로벌 위기가 발생한 기간 외에는 전례가 없다.

이와 대조적으로 올해 사우디아라비아는 100달러 이상의 유가 상승과 생산량 증가에 힘입어 수입이 급증한 후 약 10년 만에 처음으로 예산 흑자를 달성하는 궤도에 올랐다.

사우디 중앙은행의 자금은 지금까지 최소한 3개의 별도 분할 차입(트란치)으로 이루어졌으며, 첫 번째와 두 번째 주입은 각각 총 150억 리얄에 달하는 3개월 예금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사람들은 말했다. 이 자금은 최근 더 짧은 만기와 더 긴 만기를 모두 포함하는 적어도 하나 이상 더 투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높은 유가는 사우디 은행 간 금리를 완화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
사우디 중앙은행의 최근 자금 투입이 이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신호로 사이보의 금리는 금요일부터 일요일에 약 0.17% 포인트 하락한 3.13%로 한 달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 조치는 사우디 당국이 자국의 거대 프로젝트에 자본을 동원하려고 함에 따라 자국 은행의 값비싼 유동성과 이것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 즉각적인 자금 조달 제약을 완화하기 위해 사우디 중앙은행은 최근에 환매조건부기간을 4주에서 최대 13주로 연장했다.

사우디 재무장관은 지난 달 외신과 인터뷰에서 자국 정부가 과거 경제의 전형이었던 석유 관련 호황-불황 사이클을 깨기 위해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경상수지에서 초과 석유 수입을 보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가들은 고유가가 유동성 위기를 완화할 정부 예금으로 더 빨리 전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은행 예금의 성장은 주로 모기지 붐으로 인한 사우디 신용 확장보다 뒤처졌다. 이는 사우디 정부가 재정지출에 대한 보다 보수적인 접근 방식의 일환으로 석유 횡재를 보류하는 동안 금융 시장을 압박했다.

사우디는 2022년 현재까지 4%가 채 안 되는 예금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 대출에서 또 한 해 두 자릿수 성장을 앞두고 있다.

2020년 사우디 중앙은행은 유동성 주입과 코로나 대유행으로 타격을 입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연기 비용 충당을 위해 지방 은행에 1000억 리얄 이상을 확장 지원한 바 있다.


김세업 글로벌이코노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