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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美 여성 낙태권 불인정, 경제에 또다른 '악재'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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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美 여성 낙태권 불인정, 경제에 또다른 '악재'되나

여성 교육·경제 활동 기회 줄고 저임금·저숙련 여성 노동자에 직격탄

미국에서 낙태권 불인정 판결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ABC 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에서 낙태권 불인정 판결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ABC 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불인정 판결이 미국 경제에 또 다른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낙태 문제는 단순히 이념적, 정치적 이슈가 아니라 개인, 기업, 국가에 커다란 경제적 영향을 미친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최근 열린 의회 청문회에서 낙태 금지가 미국 경제에 피해를 주고, 여성의 경제 활동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여성의 낙태권 인정으로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 비율이 증가했으나 이 권한이 박탈되면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여성 숫자가 늘어나고, 이들을 지원하는 정부 예산도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낙태권 보장으로 여성이 고등 교육을 받을 기회가 늘어났고, 졸업 후에 더 나은 보수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낙태권이 보장돼야 여성이 가정과 일 사이에서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낙태권을 인정한 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나오기 3년 전인 1970년 당시에 여성의 노동 참여 비율은 37.5%였다. 현재 미국 노동 시장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거의 50%에 달한다.

낙태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저임금 여성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AP통신이 지적했다. 낙태가 허용되지 않는 주에 거주하는 저임금 여성 근로자가 낙태 시술을 원하면 다른 주로 가야한다. 그렇지만, 저임금 근로자는 대체로 복지 혜택이 좋지 않아 고용주가 여행 경비를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경제정책연구소(EPI)는 24일 발표한 성명에서 “낙태 시술을 할 수 없는 주에 근무하는 저임금, 저숙련 노동자의 건강 관리가 더욱 어렵게 됨에 따라 이들이 즉각적으로 경제적 피해를 볼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에서 저소득층 여성의 낙태 비율이 현저하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미경제연구소(NBER) 조사에 따르면 임신중절 수술을 하는 여성의 다수가 빈곤층 여성이다. 여성의 낙태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빈곤층 비율, 실업률, 정부의 생활 보조금 지원 비율이 모두 올라갈 것이라고 CNN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에서 빈곤층이 증가하면 빈곤층 아동이 증가하고, 이것이 장기적으로 미국 사회와 경제의 안정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이 방송이 지적했다.

미국에서 여성이 가족 계획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 기관을 방문하면 자궁경부암 을 비롯한 암 검사와 다른 건강 검진을 받게 마련이다. 이런 의료 기관 방문 기회가 사라지면 여성의 전체적인 건강 상태가 나빠지고, 이것이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주장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