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현지 외신에 따르면 영국의 재정난에 대해 브렉시트를 지목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유럽 주변 국가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유럽연합(EU) 전체와 비슷한 수준이고 많은 나라들이 훨씬 더 나쁜 위치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EU는 수입 석유의 27%를 차지하는 러시아산 연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부분적인 수출 금지가 연료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에스토니아는 에너지, 식량, 임대료 상승에 발목이 잡히면서 인플레이션이 20%에 달하는 최악의 타격을 입은 EU 국가이다.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와 같은 다른 발트해 국가들도 인플레이션이 각각 18.9%와 16.9%로 크게 뒤지지 않고 있다.
터키의 인플레이션은 현재 유럽에서 가장 심각하며 이달 들어 23년 만에 최고치인 73.5%를 기록했다.
터키의 식량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고 이를 통제하려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전략이 먹혀들지 않고 있다.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에 타격을 주기 시작했지만, 러시아의 물가상승률이 현재 17.1%에 달해 기대만큼 높지는 않다.
EU의 재무 책임자인 메리어드 맥기네스(Mairead McGenis)는 EU의 비용 상승의 많은 부분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탓으로 돌렸다.
유럽의 더 큰 경제국들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있어 훨씬 더 나은 모습을 보였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인플레이션이 5.2%로 가장 낮은 수준 중 하나이지만, 그렇지만 인플레이션이 증가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19일 의회 과반수를 잃은 유권자들의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독일은 또한 영국보다 낮은 7.9%의 인플레이션을 보이고 있는데, 이것은 EU 평균보다 낮다.
유럽연합 회원국이 아닌 스위스와 리히텐슈타인은 불과 2.9%, 2.5%로 유럽 대륙에서 가장 낮은 인플레이션을 보이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유럽의 높은 인플레이션의 많은 부분을 전염병 이후의 회복과 소비 습관의 변화 탓으로 돌리고 있다.
지난 5월 성명서에서 "코로나19 대유행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억눌린 소비자 수요에 의해 물가 상승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고 밝혔다.
올해도 물가는 계속 오르고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철에는 생활비 위기가 더욱 절실해질 전망이다.
정대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mje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