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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우크라 전쟁·중국 '제로 코로나'로 탈세계화 확산…글로벌 공급망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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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우크라 전쟁·중국 '제로 코로나'로 탈세계화 확산…글로벌 공급망 대혼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코로나 제로 폐쇄로 인해 탈세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코로나 제로 폐쇄로 인해 탈세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 주요 국가와 기업들이 세계가 새로운 냉전을 피하려고 고군분투하는 동안 세계 경제는 1조6000억 달러 정도가 불필요한 비용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코로나 제로 폐쇄는 공급망을 교란하고 성장을 훼손하고 인플레이션을 40년 최고치로 끌어올리고 있다.
세계 경제를 하나로 묶고 전 세계에 풍부한 상품을 비교적 싼 가격에 전달하는 가치사슬이 무서운 속도로 해체되고 있다.

전쟁과 역병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그러나 힘의 변화에 따른 지정학적 단층선은 점점 더 세계를 분열시키고 있고 그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만약 지난 수십 년간 지속된 세계화가 역전된다면 세계 경제는 머지않아 후퇴할 것이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기 전 수준으로 무역을 되돌린다면 훨씬 더 가난하고 덜 생산적인 수급 시스템으로 돌아갈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더 높아지고 시장의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다.

WTO는 물론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파편화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가를 치르게 될 '부분적 세계화, 재조직화된 세계화'를 미래 세계화 모습으로 예상한다. 저비용 생산을 이제는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없을 것이다.

지난 4년 동안 일련의 혼란이 가중되었다. 관세는 미중 무역전쟁 중에 증가했다. 전염병은 시장의 폐쇄를 가져왔다. 그리고 제재와 수출 통제는 상품 공급을 뒤엎고 있다.

이 모든 위험은 선진국 경제가 오래 전 극복했다고 생각했던 희소성 문제에 직면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 이미 많은 국가들이 에너지 및 식량 안보에서 심각한 위협을 느끼고 있다. 모두 더 높은 가격과 씨름하고 있다.
그간 부담이 되지 않다가 큰 부담을 초래하는 요소는 많다.

우선 관세다. 무역 전쟁으로 인해 중국 상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동안 3%에서 약 15%로 치솟았다.

공장 폐쇄도 심각하다. 중국에서 시행된 코로나19 단속은 수천억 달러의 수출을 위험에 빠뜨렸고 초일류 기업인 애플과 테슬라의 공급망을 혼란에 빠뜨렸다.

제재가 더 심해졌다. 1983년 수출입 금지 대상 무역의 흐름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0.3%에 불과했다. 2019년까지 그 점유율은 5배 이상 증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전면적인 금수 조치와 인도의 최근 밀 수출 금지와 같이 해외 판매를 금지함으로써 자국 공급을 확보하려는 국가들의 노력으로 인해 그 수치가 더 높아질 조짐이다.

전 세계 GDP의 94조 달러의 7%에 해당하는 약 6조5000억 달러의 상품이 민주주의 국가와 독재 국가 간에 거래되고 있다. 여기에 관세와 제재, 폐쇄가 동시에 작용할 경우 역대급 혼란이 발생한다.

이런 환경에서 모든 국가는 자원을 소중히 다뤄야 한다. 이제껏 활용했던 무역 관련 생산성 기반은 사라진다.

장기적으로 세계화를 1990년대 후반 수준으로 되돌리면 무역은 현재 생산량에서 안정될 때보다 3.5% 더 낮아지고 세계화 시나리오에 비해 15% 더 가난해질 것이다. 이는 최악이다. 인구는 늘어나고 초고령화가 지속되는 현 시점에서 더 가난해지면 분배의 갈등으로 모든 정부가 곤욕을 겪게 된다.

미국이 자신들의 소비시장에 제품을 공급하는 생산 공장을 중국에서 인도나 멕시코로 이전한다면 중국은 5% 성장이 불가능하다. 중국은 기존의 발전 전략을 완전히 새로이 짜야 한다.

전환에는 시간이 걸리고 그 과정에서 심각한 병목 현상이 발생한다. 높고 변동성이 큰 인플레이션 기간이 막 시작되었고 지속될 것이다.

확실히 탈세계화 현실은 이념과 가치로 구분되고 있어 세계화와 양립하기 어려운 지경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만약 미중이 패권경쟁을 자제하고 상호 신뢰의 축을 유지했다면 중국에서는 효과적인 미국산 화이자(Pfizer)와 모더나(Moderna) mRNA 백신을 충분히 확보해 국민들에게 일정 수준의 오미크론 면역을 주어 경제 재개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세계경제의 봉쇄는 충격이 완화되었을 것이고 인플레이션 곡선도 지금보다는 더 감당할 수 있었을 것이다.

중국이 미중갈등을 현실로 수용하고 외국 혁신에 대한 의존을 회피하기로 결심한 결과 이제 중국은 자신도 어렵고 세계도 어렵게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중국의 14억 인구는 바이러스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 저널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중국은 코로나 방역 실패가 계속되면 160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한다.

이를 저지하려면 베이징은 엄격한 봉쇄를 계속하는 것 외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 그 결과 중국은 성장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그리고 나머지 세계는 중국 공장이 정체되고 화물선이 상하이 항구 밖에서 유휴 상태로 떠돌면서 공급망에 더 큰 혼란에 직면해 있다.

미국과 유럽 경제에 대한 위협은 중국 봉쇄의 영향이나 러시아에 대한 자체 조치의 역풍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일 때조차 지정학적 라이벌 진영 간의 극단적 단절에 대한 상상은 터무니없는 것으로 보였다. 애플은 여전히 상호의존도가 높은 공급망을 활용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끝나면 정상적인 관계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2022년에도 무역 전쟁은 지속되고 있다. 관세가 여전히 시행되고, 코로나 위기가 공급망을 현지화해야 한다는 압력을 가하고, 러시아도 이제 미국과 유럽 시장을 괴롭히고 있다.

전쟁과 역병으로 인한 현재 충격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질 것이지만 현재 진행되는 탈세계화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개인과 기업, 정부는 이제 더 낮은 성장, 높은 가격, 증가된 경제의 변동성에 면밀하게 대비해야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