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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중 '제로섬' 대결에 접근 중…세계 각국에 '편 선택'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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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중 '제로섬' 대결에 접근 중…세계 각국에 '편 선택' 강요

미국과 중국의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그동안 세계화라는 이름 아래 잠복되어 있던 이념적 갈등이 분출되면서 무역분쟁에 이어 탈세계화로 세계질서를 주도적으로 재편하려고 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중국의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그동안 세계화라는 이름 아래 잠복되어 있던 이념적 갈등이 분출되면서 무역분쟁에 이어 탈세계화로 세계질서를 주도적으로 재편하려고 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2021년 세계 GDP 규모는 94조 달러, 이 가운데 미국이 21조 달러이고 중국이 14조 달러 정도다. 두 국가의 합은 35조 달러로 전 세계 GDP의 약 37%다. 두 국가는 GDP뿐만 아니라 미국은 첨단 과학기술의 창조자이자 전 세계 보급자로서 주요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며 중국은 전 세계 제조산업의 30%를 책임지고 있다.

지금 이 막강한 두 나라가 서로의 가치와 이념, 국가 시스템과 글로벌 질서 등을 두고 서로 경쟁하고 있다.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압도하지 못하기에 주변의 국가들에게 자신들의 입장을 지지하고 따를 것을 다양한 방식으로 강요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근래 목도하고 있는 세계 질서의 변화이며 누구도 예외 없이 현실과 타협하고 생존과 번영의 길을 탐색하기 위해 정확히 이 둘의 갈등을 읽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것은 지구에 살고있는 한 숙명이다.

미국과 중국의 냉전은 분명히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베이징과 워싱턴이 개별적으로든 공동으로든 이를 피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장면을 보는 것은 이제 매우 어렵다.

많은 학자와 평론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새로운 냉전을 향해 가고 있거나 이미 가담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그들의 분석에서 냉전은 두 핵 강대국과 그들의 이데올로기 간의 서로 다름에서 전략적 경쟁으로 나타난다.

그것은 과거 미국-소련 냉전을 세계 패권 경쟁으로 복제하여 다른 국가들이 민주주의와 독재 정치 사이에서 어느 편을 선택하도록 강요할 것이다.

그러나 어느 쪽도 직접적인 군사적 대결이나 정복을 추구하지 않기 때문에 전쟁은 당분간 냉전으로 남아서 실제 현장에서는 주로 경제, 기술, 국지전, 정치 영역에서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다른 관찰자들은 미국과 중국이 실제 세계 패권을 위한 이념 투쟁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미중 냉전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을 가지고 있다.

중국이 아직 세계 패권이나 자본주의와 미국식 삶의 파괴를 추구하지 않고 있고 글로벌 주변 국가들도 각자 이익과 안보를 위해 미국과 중국 진영으로 확연히 분열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이 의견 차이, 곧 미·중 냉전이 발발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여부는 용어 정의를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1945년 10월 ‘냉전’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낸 조지 오웰은 ‘평화가 아닌 평화’, 즉 ‘무력 충돌이 아닌 적대 상태’라고 표현했다.

실제 베이징은 아직 글로벌 패권, 민주주의의 근절, 자본주의의 파괴(대부분 수용)를 추구하지 않지만 ‘중국 특색 사회주의’라는 통치 모델에 대한 글로벌 정당성을 추구하고 있다.

중국은 또한 부와 권력, 영향력을 극대화하려고 노력 중이다. 특히 미국과 비교하면서 길을 탐색 중이다. 이는 미국이 오랫동안 부, 권력 및 영향력에 대한 글로벌 표준이었기 때문이다.
베이징은 워싱턴이 중국 영향력 증가를 억제하려고 사실상의 봉쇄 정책을 채택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것은 중국 지도자들로 하여금 중국의 야망을 방해하는 미국의 능력을 약화시켜야 한다는 강한 압박감을 준다.

중국 지도자들은 미국의 노력에 굴복하지 않기 위해 협력할 수 있는 다른 국가들을 규합 중이다. 이것은 비록 그들의 영향력 범위가 상호 배타적일 필요는 없더라도 국제적 영향력을 위한 두 글로벌 강대국 간의 체계적인 이념 경쟁과 구조적 경쟁 관계를 확대하게 된다.

제로섬일 필요는 없지만, 양측은 점점 더 제로섬에 접근하고 서로를 비난 중이다. 양측 모두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이 국가 안보에 필수적이며 어느 한쪽이 우위를 확실히 다지기 전까지는 상호 의존이 용납될 수 없다는 명백한 믿음에서 경제적, 과학적, 기술적 경쟁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 공산당(CCP)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베이징은 워싱턴을 중국 공산당 파괴에 몰두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두 정치 체제의 막다른 인식은 글로벌 안보를 위협하는 요소다.

베이징과 워싱턴은 서로의 관점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완전히 이해하지 않으려 한다. 상호 이해와 신뢰의 부족은 근본적인 안보 딜레마와 상대방의 전략적 동기와 의도에 대한 양측의 잘못된 판단과 행동을 촉발한다.

중국은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쇠퇴가 변곡점에 도달했다고 계산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제 미국의 압력에 저항하고 관계에 대한 자체 조건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양측은 자신의 힘을 과대평가하고 취약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는 둘 다 틀렸다. 둘 다 본질적으로 취약하다.

미국과 중국의 잘못된 세계관이 서로를 제로섬 대결로 몰아가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에 실존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는 베이징의 정권 교체를 암시적 또는 명시적으로 옹호한 미국의 정책 성명에 기초하고 있다. 그러한 진술은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이 국내 불안에 대한 본능적이고 정당한 두려움과 외국의 전복을 지원하고 조장할 가능성을 입증했다.

문제는 중국 대중의 인식이다. 중국 대중들은 미국에 부정적 견해를 가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 통치 이전에도 미국이 했던 외국의 중국 주권 침해 역사와 최근 수십 년 동안 오만하고 개입주의적인 미국의 국제 행동에 대한 인식으로 인해 더욱 나빠졌다. 이러한 인식은 지속적으로 중국 공산당 선전에 의해 제공되지만, 그 안에는 충분한 역사적 진실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지도부와 그의 동료들은 150년 동안 중국의 필수 과제였던 중국 부상과 글로벌 위상과 영향력 추구에서 물러서지 않으려고 한다.

중국인들은 중국의 강대국 시대가 도래했다고 믿고 있으며, 미국이 이를 부정하거나 막도록 내버려 두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미국 역시 중국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높다. 자신들이 문호를 열게 도와주었고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미국 시장에서 마음껏 수익을 누리도록 해주었는데 어느 순간 미국이 구축한 세계질서를 부정하고 도전하려고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너무 많은 이익을 미국으로부터 가져가면서 미국이 유지하려는 질서에는 반기를 드는 것에 못마땅한 것이다.

하지만 양측은 오만과 불안이 공존한다. 어느 쪽도 양자 관계에 대한 사려 깊고 합리적 접근 방식을 이야기하는 세력이 반대론자를 압도하지 못한다.

한편 둘 다 거의 스스로 자초한 심각한 내부 도전에 직면해 있다. 미국의 민주주의는 침식되고 있고 ‘중국 특색 사회주의’는 자유주의 진영에서 결코 수용하기 어렵다.

결국 이들의 갈등은 우리 모두를 어렵게 한다. 근본적으로 반대되는 정치 및 경제 체제를 갖고 있는 세계 두 강대국 간의 부, 권력 및 영향력에 대한 역학 관계는 세계를 양 진영 내지 세 축으로 나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를 더 심화시킬 수가 있다. 다만 푸틴이나 시진핑이 최근 건강악화설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후임자가 나올 것이다.

이들이 미국이나 유럽의 평화론자들과 대화를 통해 세계화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강대국들이 힘을 모아 지구가 안고 있는 기후 문제, 자원 문제, 에너지 문제, 빈부갈등, 고령화 문제 등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를 상호 협력을 통해 해결하는 보다 고양된 자세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어느 한쪽이 먼저 변화하면 상대편도 변할 수밖에 없다. 손 안의 스마트폰에서 전 세계 정보가 교류되는 마당에 서방의 편협된 지도자가 세상을 망치도록 유권자들은 결코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