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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로보택시' 출시 계획 포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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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로보택시' 출시 계획 포기하나



테슬라의 자율주행 로보택시 가상도. 사진=로드쇼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의 자율주행 로보택시 가상도. 사진=로드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에 기반한 영업용 전기차 ‘로보택시’를 오는 2024년까지 양산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개최한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밝힌 바 있다.

운전대, 악셀, 브레이크 등이 필요 없는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늦어도 2024년까지 출시하겠다는 얘기였다. 심지어 버스 요금보다 저렴할 정도로 낮은 요금이 적용될 수 있도록 로보택시를 만들겠다는 언급도 머스크는 했다.

그러나 17일(이하 현지시간) 자동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머스크 CEO가 로보택시 출시 일정에 대해 말을 바꾸는 것에 그치지 않고 로보택시 양산 계획 자체를 포기한 듯한 발언을 최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머스크, 로보택시 언급 피한채 FSD 시스템 확대 언급만


일렉트렉에 따르면 머스크는 전날 IT 관련 애플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로보택시에 관한 언급은 피한채 테슬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완전자율주행(FSD) 베타 버전을 테슬라 전기차 100만대에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테슬라의 FSD 베타 버전은 운전자가 전혀 개입하지 않고 교통량이 많은 대도시 시내 구간을 주행하는게 가능할 정도로 진화했다”면서 “지금까지 10만대 이상의 테슬라 전기차에 FDS 베타 버전이 깔렸고 이 정도도 작은 규모는 아니지만 올해 안에 이를 100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렉트렉은 “머스크가 당초 지난 2020년까지 100만대의 로보택시를 출시하겠다고 했다가 지난해에는 2024년께로 시점을 늦춘 바 있고 이 외에도 많은 제품과 관련한 출시 계획을 연기한 사례가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그가 로보택시 얘기 대신 FSD 베타 버전 얘기를 꺼낸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전제했다.

그럼에도 일렉트렉은 “아무런 설명 없이 로보택시 100만대를 풀겠다는 말이 FSD 베타 버전 설치 전기차를 100만대 풀겠다는 말로 갑자기 바뀐 것은 의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무슨 사정인지는 몰라도 테슬라가 자율주행 로보택시에서 슬며시 발을 빼고 이를 FSD 베타 버전을 탑재한 전기차로 대체하려는 속셈 아니냐는 것.

◇FSD 시스템 자율주행 수준 아직 미흡할 가능성


게다가 테슬라의 FSD 베타 버전은 머스크의 설명과는 다르게 운전석에 운전자가 전혀 필요 없는 완전한 자율주행 시스템으로는 아직 발전하지 못했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운전자를 둬야 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일렉트렉은 지적했다.

이 때문에 자율주행 기술력을 평가하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분류한 기준에 따르면 자율주행 기술 등급은 총 5가지로 테슬라의 FSD 베타 버전은 2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일렉트렉은 전했다.

0단계는 위급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개입하는 ‘긴급 제동 장치’를 갖춘 경우이고 1단계는 조향이나 속도 중 하나를 차량이 조절하는 단계, 2단계는 차량이 앞차와 일정 거리를 알아서 유지하며 차선을 벗어나지 않지만 비상상황에 대비해 운전자가 필요한 단계로 최근 출시되고 있는 전기차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3단계부터 운전 주체가 사람에서 자동차로 바뀌어 3단계는 고속도로 같은 일정 구간에서 차량 스스로 달리는 수준이고 4단계는 정해진 지역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 자율운행이 이뤄지는 수준이며 5단계는 탑승자가 목적지만 입력하면 되고 조향과 가속, 감속 등의 조작이 전혀 불필요한 수준이다.

5단계는 운전자가 완전히 필요 없는 수준이다.

일렉트렉은 “충분한 자료, 특히 FSD 베타 바전을 사용할 경우 운전자 개입이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해 테슬라가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확실히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FSD 베타 버전이 탑재된 전기차는 상당히 긴 구간을 운전자 개입 없이 주행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운전자가 전혀 필요 없이 자율주행하는 로보택시의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일렉트렉은 “FSD 시스템을 탑재하는 테슬라 전기차가 머스크의 말대로 100만대로 늘어난다면 그 자체도 상당한 성과일 수 있다”면서도 “운전자 없이 자율주행하는 로보택시와 FSD 베타 버전으로 굴러가는 전기차는 엄연히 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명실상부한 자율주행이 가능한 로보택시를 구현할 정도로 FSD 시스템의 기술 수준이 아직은 충분히 발전하지 못해 로보택시라는 표현을 머스크가 일부로 회피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되는 이유다. 실제로 머스크는 지난해 12월 올린 트윗에서 “일반화된 자율주행은 인공지능(AI)이라는 큰 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라면서 “이렇게까지 어려울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실토한 바 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