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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일본·호주·인도에 유럽까지 가세…중국의 '대만 침공' 대책 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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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일본·호주·인도에 유럽까지 가세…중국의 '대만 침공' 대책 협의

미국 정보기관은 중국이 2030년까지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정보기관은 중국이 2030년까지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서방은 중국의 비상사태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최근 미국과 유럽 정상들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거나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 중국을 제재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아시아를 집중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중국의 저명 외교 싱크 탱크는 중국과 미국이 군사적 격차가 크며 중국이 경제 발전과 ‘평화’를 원한다는 점을 해외에 공개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미 국무장관은 지난 5월 5일 중국 정책 연설을 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여파로 연기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주요 내용은 1972년 이후 닉슨의 ‘포용’ 정책을 배제하고 미국과 중국의 ‘경쟁+대결’의 더 강력한 버전이라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5월 처음으로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고 오는 24일에 일본, 인도, 호주 등 4개국 정상들과 첫 대면 회담을 갖는다.

이번 방문의 가장 중요한 목적지는 일본, 인도, 호주다. 관측자들은 인도가 향후 중국 상품 및 시장의 대안 국가가 되는 것은 물론 유럽과 주요 무역 국가가 되어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줄일 수 있기를 바란다.

일본과 호주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충성스러운 군사 동맹국으로 대만 위기가 발생하면 원조를 강화할 수 있다.

대만 상황에 대한 유럽의 관심은 미국만큼 시급하지 않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의 미온적 태도로 인해 유럽 시각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럽의 미국 의존도를 높여 원래 유럽의 전략적 자치 정책에 치명적인 타격을 줬다”며 “이제 유럽은 미국에만 의존할 수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미국 컨설팅업체 로디움그룹은 “최근 대만 문제를 기피하던 유럽이 대만을 주요 의제로 삼겠다고 제안한 바 있으며 소매를 걷어붙이고 일을 시작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과 호주, 미국과 영국은 최근 대만 문제에 대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고위급 교류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4월 30일 소식통을 인용해 대만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영국이 처음으로 고위급 비공개 협의를 열어 중국의 도발 가능성을 줄이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대만을 침공할 경우를 상정해 처음으로 분쟁에 대한 비상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 보고서는 영국의 아시아 지역 배치가 점차 줄어들고 있어 대만 전쟁에서 직접적이고 신속한 군사 개입을 구현하기는 어렵지만 군수 지원과 군사적 엄호는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5월 5일 존슨 영국 총리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회담에서 방위협정을 체결했으며 영국은 유럽 국가 중 최초로 일본과 ‘호혜 접근 협정’(RAA)을 체결했다. 올해 1월 일본은 호주와 ‘상호 접근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두 협정은 양국 간의 실질적 군사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서로 다른 국가의 권리, 물류, 방위협정 및 법률 시스템 등의 문제를 다룬 것이다.

호주 전략 정책 연구소(Australian Strategic Policy Institute, ASPI)의 피터 제닝스(Peter Jennings) 전무는 “호주-일본 관계는 양국이 아무 의미가 없는 공허한 수사학보다는 실질적인 군사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것이 있는데 5월 5일 일본 '산케이신문'은 대만이 조만간 ‘아베 신조우회’를 결성한다고 보도한 사실이다. 일본과 대만은 공식적인 외교 관계가 없기에 정부 사이에 외교 및 안보 문제의 직접적 교류가 없으며 아베의 친위조직이 이 격차를 메울 수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재임 동안 대만과의 관계를 중시했으며, 퇴임 후 미국에 대만관련 ‘전략적 모호성’ 정책을 포기할 것을 노골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아베 전 총리가 자민당과 기시다 후미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해 최근 일본의 대만 지원 행보 배경에 아베 전 총리가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 미국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을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배제하는 것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러시아를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제외하는 것에 반대투표를 하자 미국은 중국에 대해 비판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유럽과 미국은 러시아를 재빨리 제재했고, 강도와 속도, 국가 공조 면에서 매우 성공적이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는 워싱턴이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러시아 제재를 가한 지 몇 주 만에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 유사한 제재가 향후 중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위한 연구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중국 은행의 해외 자산 몰수, 중국 기업 및 과두 정치인의 자산 동결, 자산 상장폐지 등 데이터 모델링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다른 동맹국이 중국과의 공급망을 차단하도록 하는 등 데이터 모델에 따르면 이런 제재로 인해 중국이 장단기적으로 얼마나 손실이 발생할지 등을 계산할 수 있다.

최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미국이 보복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다른 상황에서도 똑같이 하겠다는 우리의 능력과 결의를 의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미국 의회도 이미 두 가지 제안이 시행되면서 그러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나는 중국의 가장 큰 은행이 러시아 제재를 약화하는 데 도움이 준 것이 밝혀지면 세계 금융 시스템에서 제거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만들어진 또 다른 제안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중국 최대 은행과 중앙 은행에 제재를 가한다는 것이었다.

유럽의 한 고위 외교관은 “우리는 안정과 번영을 위해 중국이 필요하지만 이제 세상이 변하고 있고 이를 중국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의 일련의 행동은 중국을 자극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4월 22일 중국 규제당국, 인민은행, 재무부가 수십 개의 중국 및 외국 은행 경영진을 긴급 소환해 내부 회의를 소집해서 군사 분쟁(중국의 대만 침공) 및 기타 위기에 처할 때 가해질 국제 제재를 피할 수 있을 지에 대해 논의했지만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기업들은 러시아에서 선적을 줄이고 있는 레노버와 샤오미를 포함해 중국 국영 정유사가 러시아 석유를 구매하기 위한 새로운 계약을 피하는 등 제재를 피하기 위해 러시아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는 “중국과 미국은 군사적 격차가 크다”며 “아직은 세계 안보 문제, 특히 전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의사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이 법적으로 대만에 대한 독립을 선언하지 않는 한 군사적 도발을 해서 중국이 평화적 발전의 길에서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 중국이 서방과 대결해서 이길 수 없고 실익도 없어 대만 침공을 하지 않을 것이지만 언제든 상황이 바뀌면 중국의 태도는 달라질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