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흔들리는 '꿈의 직장' 구글과 페이스북

구글과 페이스북.

연봉과 복지혜택을 비롯한 처우 측면에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미국 실리콘의 대표 기업이다. 전세계 직장인들이 ‘꿈의 직장’으로 선망해온 대표적인 기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두 기업이 앞으로도 ‘꿈의 직장’으로 남을 가능성을 논한다면 회의론이 지배적이다. 전세계 경제계에 깊은 주름살을 남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에서 두 기업이 결코 예외로 남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구글에서는 연봉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고 페이스북에서는 복지혜택을 대폭 줄이는 조치가 진행되고 있다.
◇페이스북 “옷세탁은 알아서 하라”

미국 지역일간 시애틀타임스는 “꿈의 복지혜택을 자랑하던 페이스북의 사내 복지 프로그램이 대폭 축소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애틀타임스는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플랫폼스는 무료 옷세탁 서비스와 구내 식당 운영을 축소하겠다고 이달초 사원들에게 밝혔다.

특히 지금까지는 오후 6시부터 운영했던 구내 식당을 오후 6시30분부터 운영한다고 밝힌 것이 논란을 낳고 있다. 저녁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구내 식당을 이용하는 시간이 30분 늦춰진 바람에 무료 저녁 식사를 먹을 기회를 포기하지 않으려면 오후 6시까지 운행하는 통근 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식사를 하지 않더라도 집에 가서 먹을 수 있도록 음식을 포장하는 일도 가능했지만 회사에서 제공하는 저녁 식사 시간과 통근 버스 운영 시간에 차이가 생기면서도 이 마저도 불가능하게 됐다.

메타플랫폼스가 이같은 조치를 내린 것은 최근 몇 달간 미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할 정도로 파장이 컸던 부 고발자의 폭로로 회사가 창업 이래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울러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폭 완화되면서 출근제로 복귀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재택근무 하는 직원이 여전히 상당수에 이르는 상황에서 전면적인 출근제를 전제로 한 복지혜택에 칼을 대겠다는 취지로 풀이되고 있다.

시애틀타임스는 “꿈의 직장으로 불리게 만든 다양한 복지혜택은 단순한 복지혜택이 아니라 직원들이 회사에 더 오래 머물도록 하는 차원에서 제공된 측면도 있다”면서 “코로나발 재택근무제의 확산으로 종래의 복지혜택을 코로나 이후에도 지속하는 것이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이 사용자 입장에서 근본적이 제기되면서 페이스북뿐 아니라 실리콘밸리의 주요 IT 기업들 사이에서도 복지혜택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이 자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CNBC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1월 실시한 ‘구글가이스트(Googlegeist)’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그런데 그 결과가 예년에는 보기 어려웠던 내용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구글가이스트는 구글식 기업문화를 상징하는 것의 하나로 매년 사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일종의 설문조사.

이번 조사 결과에서 두드러진 내용은 구글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과 불만을 표시한 직원들이 대표적인 이유로 내세운 것이 자신의 연봉이 합리적이지 못하며 다른 기업에 비해 훌륭하지도 않다는 것이었다.

응답자의 46%가 자신의 연봉에 만족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지난해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12%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다. 이를 달리 해석하자면 급등하는 물가를 고려해 전면적인 연봉 인상 조치가 있기를 상당수의 구글 직원들 기대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구글 측은 “전면적인 연봉 인상 계획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CNBC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등 구글의 사업실적이 호조를 이어가고 있고 구글 주가도 지난해 11월 사상 최고점을 찍은 가운데 경영진의 연봉은 올리면서 사원들의 연봉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