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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유럽, 러시아 의존 탈피 '에너지 자립'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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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유럽, 러시아 의존 탈피 '에너지 자립' 나섰다

유럽이 천연가스의 약 40%와 원유의 25%를 공급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새로운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유럽이 천연가스의 약 40%와 원유의 25%를 공급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새로운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유럽은 탈탄소 추진과 그 여정에 저탄소 배출 특징을 가진 러시아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 왔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유럽 가난한 나라들은 물론 탈원전을 선언한 독일에 러시아 가스는 좋은 대체재였다.

하지만 과도한 의존은 에너지 안보를 위협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러시아 가스에 대한 수급 차질이 유럽 전체의 에너지 조달에 큰 문제를 야기하면서 유럽 지도자들은 러시아 가스가 아닌 대체재를 본격적으로 찾기 시작했다.
만약 EU가 전략을 마련하고 2030년까지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현재보다 확실히 줄일 경우 러시아는 에너지를 더 낮은 가격으로 팔아야 할 뿐 아니라 구매자를 찾는 데 큰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 러시아 경제는 더 추락할 수 있다. 현재의 1조7000억 달러를 유지하기가 어렵게 된다.

◇러시아, 유럽 수출 에너지 차단 경고


러시아는 미국이 모스크바 석유 수입을 금지하자 독일로 향하는 주요 가스 파이프라인을 폐쇄하겠다고 위협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크렘린궁이 노드 스트림 파이프라인을 통한 가스 공급을 금지할 수 있다고 경고함으로써 에너지 전쟁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일으켰다.

바이든 대통령이 프랑스, ​​독일, 영국 정상들과 화상회의를 하고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러시아 석유 불매운동을 촉구하자 모스크바는 반발했다.

노박 부총리는 러시아의 석유 공급 중단이 세계 시장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소비자들은 치솟는 가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체재를 찾는 데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EU 가스의 약 40%와 원유의 약 25%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모스크바가 수도꼭지를 잠그면 일부 나라에서 즉각적 중단은 불가피하다.

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에이고의 데이비드 빅터 교수는 영향이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이탈리아 일부 지역에서 가장 심할 것이고 독일도 유럽의 큰 국가들 중에서 가장 취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베르트 하벡 독일 경제장관은 우려를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 주 라디오 인터뷰에서 베를린이 러시아 가스 공급의 잠재적 손실에 대해 준비되어 있으며 현재 겨울과 여름에 대해 모든 것을 명확히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 지도자들, 에너지 자립 전략 모색


유럽의 지도자들은 그간 러시아에 과도하게 의존해 안보 위협으로까지 연결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과도한 에너지 의존을 탈피하고 머지않은 장래에 에너지 자립을 더 강화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EU 지도자들은 10일과 11일(현지 시간)에 만나 러시아 가스, 석유 및 석탄에 대한 EU 의존도를 종식시킬 가능성을 숙고할 예정이다.

성명서 초안에 따르면 이번 정상 회담은 지난 수 년간 상당한 변동을 겪은 수많은 부문에서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전환점이 되었다고 말한다. 석탄, 석유 및 가스에서 전환하는 작업에 새로운 긴급성을 부여했다고 말한다.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회 의장은 트위터에 "러시아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신속하게 없애는 방법에 대한 제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독일 재무장관 크리스찬 린드너는 재생에너지를 '자유 에너지'라고 불렀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가스와 석유에 대한 유럽의 의존도를 줄이려는 갑작스러운 추진이 청정 에너지원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식품 생산 및 보안, 반도체, 에너지, 의약품, 특히 국방이 포함될 수 있다. 또한 유럽은 이런 주요 부문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코로나의 시작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취약성을 새삼 느끼고 있다.

◇EU-러시아 관계의 구조적 변화


EU는 천연가스의 약 45%, 석유의 약 3분의 1, 석탄의 절반을 러시아에서 수입한다. 동시에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및 헝가리는 EU에서 가장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침공이 시작되기 전에는 에너지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압력이 거의 없었다. 이제 러시아와 외교 관계가 악화됨에 따라 EU는 이러한 전략적 의존도를 떨쳐내려 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성명 초안은 EU 지도자들이 러시아 가스, 석유 및 석탄에 대한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에너지 생산의 격차는 LNG의 사용과 바이오 가스 및 수소의 개발과 함께 보다 다양한 에너지 혼합으로 채워질 것이다. 또한 재생 가능 에너지 개발을 가속화하고 전력망을 연결하고 동기화할 것이다.

전략에는 새로운 공급업체를 마련하고 녹색 전환을 가속화하며 EU 전체에 걸쳐 의무적인 가스 저장 수준을 설정하는 것이 포함된다. 현재 30% 정도 비축된 물량을 90~100%까지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독일은 노드스트림 2 프로젝트 폐기를 발표한 후 브룬스뷔텔에 신규LNG 터미널 건설에 관한 각서에 서명했다.

EU 지도자들이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거국적 합의와 노력을 본격화하고 미국을 위시한 자유주의 동맹과 OPEC 등이 협력을 한다면 올해 하반기까지 EU는 에너지 수급에서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 의존하는 총 에너지 소비량의 50%에서 80%까지 확보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전쟁이 그 하반기 이전에 진정된다면 에너지 수급에 결정적 대재앙은 없을 것이라고 브뤼겔 연구소는 밝히고 있다.

마이크로칩 생산과 관련하여 성명서 초안은 EU가 2030년까지 현재 시장 점유율을 두 배로 늘려 글로벌 20%에 도달하는 목표를 설정할 것이라고 한다. 미래 산업에 대한 추진력에는 5G 기술과 AI 개발이 포함된다.

동시에 유럽의 수입 의존도를 끝내기를 원하기 때문에 식량 안보도 정상 회담의 핵심 부분이라고 한다. 현재 우크라이나만 해도 EU 밀 수입의 19%, 종자 수입의 13%를 차지한다.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는 전쟁으로 인해 곡물 수출이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국가들이 국방 분야 지출을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에 EU 지도자들은 국방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