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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모빌리티 산업, 2030년 1680조원 시장…반도체 시장의 3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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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모빌리티 산업, 2030년 1680조원 시장…반도체 시장의 3배

자율 주행, 드론, 친환경 자전거, 전동킥보드, 카셰어링 등 시장 선점 경쟁 치열

현대모비스의 공유형 모빌리티 콘셉트카 ‘엠비전X’모습. 사진=현대모비스이미지 확대보기
현대모비스의 공유형 모빌리티 콘셉트카 ‘엠비전X’모습. 사진=현대모비스
4차 산업 혁명 수혜를 가장 많이 누리는 산업을 꼽으라면 단연 모빌리티 산업이다. 모빌리티 산업은 쉽게 말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동할 때 더욱 편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나 이동 수단과 관련된 산업이다.

사전적 의미로 ‘이동성’으로 해석되는데 ‘이동수단’이나 ‘교통’으로 바꿔도 뜻이 통한다. 모빌리티의 핵심은 전통적인 교통수단에 IT를 결합해 효율과 편의성을 높였다는 뜻이다.
모빌리티 산업은 자율 주행, 드론, 친환경 자전거, 전동 퀵보드, 승차 공유 서비스 등 시장 규모가 방대하다. 대표적으로 차량 서비스에 가장 밀접하다.

모빌리티 산업의 ‘꽃’은 자율주행이다. 구글, IBM 같은 IT 기업은 물론 현대차, 도요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닛산 등 완성차업체들도 대거 뛰어들어 치열한 기술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세계 모빌리티 시장 규모는 2015년 300억 달러(약 33조 원)에서 2030년 1조5000억 달러(약 1680조 원)로 커질 전망이다. 반도체 시장 규모의 3배 크기다. 미래 먹거리다.

지난 몇 년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스타 벤처’는 상당수가 모빌리티 업종에서 탄생했다. 미국 우버, 중국 디디, 싱가포르 그랩 등은 차량호출 서비스로 출발해 많은 이용자를 끌어 모은 뒤 쇼핑, 금융, 콘텐츠사업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대중교통이나 차로(車路)로 닿기 힘든 단거리 이동을 보완하는 이동 수단은 ‘마이크로 모빌리티’라고 부른다. 미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버드, 라임 등의 전동킥보드 대여 서비스나 중국의 오포, 모바이크 등이 주도한 공유 자전거 사업이 대표 사례다.

모빌리티 산업의 성장 형태, 변화하는 승차 공유시장


승차 공유와 카셰어링(차량을 예약하고 자신의 위치와 가까운 주차장에서 차를 빌린 후 반납하는 제도)이 서로 다른 출발점에서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서로가 다른 경로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우버나 리프트와 같은 회사들의 승차 공유는 사실상 아무데서나 이루어졌고 도시와 교외 모빌리티 시장의 상당한 부분을 장악했다. 이미 확립된 교통수단(대중교통, 자동차 등)이 점진적으로 진화하면서 승차 공유제가 택시 시장을 교란시키고, 이용 사례를 늘리며 성장하고 있다.

승차 공유제는 몇 년 후 사용자 수가 5억 명에 이를 정도로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우버나 이와 유사한 공유 서비스는 거의 독점적인 ‘디지털’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사용하기 쉽고 참여하기 쉬운 모바일 사용자 인터페이스(UI)에 의해 주도 되는 훨씬 뛰어난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했다.

택시 산업은 오랫동안 보호되어 왔고, 기득권을 가지고 있어 사용자 경험 차이가 입소문을 통해 승차 공유에 대한 빠른 채택을 가능케 했다.

하지만 승차 공유가 시장에서 확실히 자리 잡으려면 편의성 향상과 비용 절감을 더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우버는 대중교통에 접근할 수 있는 평범한 도시 통근자의 선호 교통수단이 되지 못했고, 부모들이 아이들과 장비, 식료품을 운반하는 데 일상적으로 사용하지도 않았다.

이런 한계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려면 반복적인 운행에서 대중교통에 비해 비용을 더욱 낮추고 상품과 장비를 운반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러한 기능의 추가가 없다면, 승차 공유는 본질적으로 택시 2.0으로 남을 전망이다.

향후 모빌리티 산업은 전기차가 주류가 될 것이고, 도시들은 혼잡을 더욱 줄이려 할 것이다. 운전자 없는 자동차는 점차 시장에 더 진입할 것이다.

승차 공유의 한층 더 나간 버전은 로보택시다. 중국과 미국, 일본 등에서 도전이 나오고 있다.

카셰어링의 성장 경로는 승차 공유와 다르다. 지난 몇 년간 승차 공유는 관심을 사로잡았지만, 카셰어링 회사들은 조용한 가운데 전 세계 많은 도시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간 단위로 또는 마일 단위로 충전할 수 있는 단기 렌트카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필요할 때 손쉽게 차를 이용할 수 있다.

집카(ZipCar)나 카투고(Car2Go)와 같은 차량의 초기 서비스는 일반적으로 스테이션 기반이었다. 기존 렌터카처럼 특정 위치에서 차량을 픽업하고 반납해야 했다. 지난 몇 년간, 이 서비스들은 공공 주차장에서 차량을 픽업하고 내릴 수 있었다. 차량 접근도 간소화돼 스마트폰 터치로 차량 문을 열고 접근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카셰어링 사용이 늘면서 시장에서 더 성장할 수 있는 길을 가고 있다.

카셰어링 시장에는 현재 세 가지 유형의 사업 형태가 자리잡고 있다.

우선, 독점 플랫폼을 가진 도시 운영자다. 자동차 제조업체와 렌터카 업체가 현재 가장 큰 사업자다. 카투고(다임러 소유), 집카(Avis 소유), 리치나우(ReachNow) 및 드라이브나우(DriveNow, BMW 소유), 헤르츠 24/7(헤르츠 소유), 메이븐(GM 소유) 등이 운행 중이다. 포드, 도요타, 엔터프라이즈 등도 비슷한 투자나 제휴가 이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플랫폼을 개발하고 엄선된 도시에서 운영한다.

다음은 타사 플랫폼을 사용하는 지역 운영자다. 이들은 앞서 언급한 대형 업체가 아니라 소형 업체들이다. 단일 도시 또는 국가 내에서만 운영되며 자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대신 플랫폼 제공자들과 협력한다.

끝으로 카셰어링 플랫폼 제공업체다. 직접 차량을 운행하지 않고 카셰어링 운영의 플랫폼만 제공한다.

카셰어링은 자율 주행은 아니다. 고객이 직접 운전하는 방식이다. 자율 주행이나 로보택시에 비해 사람의 참여가 더 많다. 각 국가마다 모빌리티 발전 속도가 다른 만큼 독자 시장을 어느 정도 기간은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카셰어링은 결국 무인 자율 공유차량과 통합되는 과정으로 갈 수도 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 소프트웨어 서비스로 전환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가장 큰 수익처는 자동차 판매였다. 하지만 차량이 바퀴 달린 컴퓨터가 되면서 소프트웨어가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2030년까지 모빌리티의 세계는 20세기 이동수단이 자동차 시대로의 전환된 이후 가장 큰 변화를 보게 될 것이다. 자동차의 미래인 모빌리티의 미래는 밝다.

무선 업데이트가 가능한 차량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운전자 지원 기능에 비디오 엔터테인먼트 구독 등 신기술을 통해 반복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현대차가 지난 2019년 CES에서 공개한 미래모빌리티 티저 이미지.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가 지난 2019년 CES에서 공개한 미래모빌리티 티저 이미지. 사진=현대차그룹


연구에 따르면 고객들은 일생 중 평균 4년을 자동차 안에서 보낸다. 이에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투자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스텔란티스(Stellantis)는 소프트웨어 서비스 및 구독이 2026년에 연간 40억 유로(45억 달러), 2030년에는 200억 유로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최근 소프트웨어 전략을 발표했다.

이 전략이 실현되면 자동차 구매자는 정기적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혁신적 기능과 서비스를 설치해 자동차 구매 이후에도 최신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스텔란티스는 무선으로 완전히 업데이트할 수 있는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2024년부터 차량을 제작할 계획이다. 이는 소비자들이 새로운 차량 출시를 기다리지 않고도 기능과 서비스를 신속하게 만들고 업데이트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내비게이션, 음성 지원, 전자상거래 및 결제 서비스와 같은 AI 기반 애플리케이션과 자율 주행 기능이 무선으로 업그레이드 된다.

스텔란티스는 2024년까지 모든 신차의 대부분을 무선으로 완전히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3400만 대 이상에서 이러한 수익이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스텔란티스는 차량 판매 외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현재 자동차 제조업체의 수익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다고 기대한다.

폭스바겐도 2020년 소프트웨어 자회사인 카리아드(Cariad)를 설립했으며 현재 약 4500명의 엔지니어가 일하고 있다. 자동차에서 내부 개발 소프트웨어의 비율이 현재 10%에서 2025년까지 60%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전 세계 모빌리티 시장 매출의 거의 3분의 1이 소프트웨어 기반 서비스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잠재력을 활용하기 위해 폭스바겐은 2026년까지 자율 주행을 포함한 디지털화에 300억 유로를 책정했으며 이는 이전 계획보다 약 10% 증가한 규모다.

현대차 레스큐 드론.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 레스큐 드론. 사진=현대차그룹

또한, 폭스바겐은 2026년까지 완전 전기자동차 판매량을 25% 높일 방침이다.

중국과 미국의 완성차 업체들도 스마트 기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스타트업 니오(Nio)는 자율주행이 향후 스마트 자동차의 가장 큰 특징이 될 것으로 보고 기술을 개발 중이다.

화웨이, 바이두 등 중국 기술 기업들도 자율주행 솔루션을 자동차 제조사에 제공하면서 이 부문을 탐색하고 있다.

미국에서 GM은 지난 10월 크루즈 자율주행차 부문과 같은 기술 기반 신규 사업에서 800억 달러를 포함해 2030년까지 매출을 두 배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드는 애플의 자동차 프로젝트 전 책임자인 더그 필드(Doug Field)를 고용하여 고급 기술 및 전자 제어 시스템 개선을 이끌었다. 한편, 프랑스의 르노는 오디오 및 비디오 시스템 설계를 돕기 위해 구글과 협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레벨4 자율주행과 2030년 플라잉카 이륙 추진

현대자동차그룹은 내년 초부터 전기차 아이오닉5를 통해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 로보라이드(RoboRide)를 제공한다. 서울 도심에서 4단계 자율주행 시스템을 테스트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아이오닉5 로보택시 개발을 위해 미국 자율주행 기술기업 앱티브(Aptiv)와의 자율주행 합작법인인 모셔널(Motional)과 협력하고, 공동 개발한 자율주행 기술을 차량에 적용해왔다.

자동차 엔지니어 협회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4단계는 제한된 조건에서 주행하는 차량을 의미하며, 레벨5는 어떤 조건에서도 자체적으로 주행하는 단계다.

아이오닉5 로보택시는 모셔널의 첫 상업용 완전 무인 자율주행 차량으로서, 2023년 미국에서 승객을 원하는 지점까지 이동시켜주는 라이드 헤일링(ride- hailing) 서비스에 투입할 예정이다.

로보라이드 운영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내년 초 공개될 예정이지만, 이 서비스는 갑작스런 교통 체증과 같은 일부 사례 외 모든 도로 상황에 대한 자율 통제에 따라 운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가 공개한 시뮬레이션 영상에는 신호등을 판독하고 차선을 바꾸고, 유턴을 하고, 좌우로 돌리고, 속도를 줄임으로써 도로 장애물을 인식한 후 시스템을 제어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또한, 현대자동차는 ‘블레이드 러너’ 영화에서 보았던 비행 자동차와 같은 차량을 선보이려 한다.

소형 헬리콥터와 멀티콥트 드론 사이의 크로스인 에어 택시를 만들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슈퍼널(Supernal)이라는 미국 법인을 설립했다. 2028년까지 프로토 타입을 공중에 투입할 예정이다.

미국 내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Urban Air Mobility) 독립 법인인 ‘슈퍼널’은 지난 2020년부터 전기 수직 이착륙장치(eVTOL, 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의 연구개발을 진행해 오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미 8대의 전기 구동 로터를 사용하여 수직으로 이착륙하는 S-A1 eVTOL 항공기의 설계를 선보였으며, 1회 충전으로 290km/h의 성능과 97km의 주행 거리를 가지고 있다. 제작 완료시 승객 4명이 탑승할 수 있다.

나사는 단기적으로 미국 도심 항공 이동성만으로도 최대 5000억 달러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 성장 장벽으로 인프라 부족을 지적했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 서비스는 현대자동차 외에 도요타도 비슷한 프로젝트를 작업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