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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시닉·판타시아 등 중국 건설업계 최악 상황…"되살릴 방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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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시닉·판타시아 등 중국 건설업계 최악 상황…"되살릴 방도가 없다"

헝다 그룹을 비롯해 중국 부동산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헝다 그룹을 비롯해 중국 부동산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의 부동산 호황은 수많은 개발업자들을 낳았다. 이들은 헝다그룹과 마찬가지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엄청난 부채를 일으키며 부동산을 개발해 왔다. 정부가 대출규제에 나서면서 그들은 신용 부족, 신규 주택 판매 부진, 이에 따른 경영난 등으로 국제 투자자들에게 전례 없는 손실을 입히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들 회사의 채권을 투매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헝다그룹은 최근 채권이자 지급을 위해 급전을 모았다. 그러나 지난 10월 초부터 최소 4곳의 개발사가 달러표시 채권의 이자지급 또는 만기 지급을 하지 못했다. 이들은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산을 팔고 있다.
내년 초에는 더 많은 채권 만기와 이자지급 기한이 돌아온다. 신규 채권 발행 시장이 재개되지 않으면 채무불이행 사태는 늘어날 수 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미국 달러 정크본드 평균 수익률이 10월 말 30%에 육박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극단적인 비관론이 반영된 것이다.

현재 중국에는 수천 개의 부동산 개발업체가 있으며, 많은 대형 개발사들이 공개됐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100개가 넘는 회사가 상장했고 이들의 시가총액은 2420억 달러에 달한다.

시닉홀딩스그룹은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시닉은 2010년 장 위안린 전 건설회사 매니저에 의해 시작됐다. 처음에는 내륙의 장시성에 집중하다가 동부 해안 도시와 서부 대도시로 빠르게 확장했다. 홍콩에 상장된 2019년 회사의 매출은 48억 달러에 달했다. 올해 1월까지 총 7억1000만 달러의 달러 채권을 3세트 팔았다.

정부 대출 규제와 함께 시닉은 곤경에 처했다. 채권 가격은 급락했고 주식은 하루 만에 87% 폭락하기도 했다. 회사는 지난달 2억5000만 달러의 채권을 상환하는 데 실패했다.

글로벌 채권시장은 투자자들이 업계의 침체를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곳이다. 그러나 역외 채권은 개발업체들의 수많은 자금원 중 하나에 불과했다. 노무라 경제전문가들은 건설업계의 6월 현재 전체 차입금이 5조 달러를 넘어섰다고 추산했다.

채권 이자를 상환하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된 업체 중에는 녹색 프로젝트에 중점을 두었던 베이징 소재 모던랜드와 권력자의 조카가 소유한 심천 소재 판타지아도 포함돼 있다.
올해 초 산업단지 전문 건설기업인 중국 포춘랜드디벨롭먼트가 부도를 냈는데 이 회사는 46억 달러의 국제 채권을 발행하고 있었다. 업계의 경영난은 오래 전부터 쌓이고 있었다. 홍콩 밸류파트너스의 고든 입 책임자는 "은행들은 개발업체를 위해 열심히 거래하고 투자자들은 높은 금리로 대출을 해주면서 지난 10년간 금융 리스크가 가중됐다"고 말했다.

지방정부들은 이들에게 열심히 땅을 팔았다. 노무라에 따르면 지방정부의 지난해 매각금액은 무려 8조4000억 위안으로 지방정부 수입의 31%에 달한다.

선전에 본사를 둔 카이사그룹은 2014년 말, 당국이 부동산 판매를 금지한 후 문제에 부딪혔고, 이듬해 디폴트됐다. 카이사는 이후 기존 부채를 30억 달러의 만기연장 역외 채권으로 교환하는 워크아웃에 동의했다.

카이사 주식은 2년 동안 거래가 중단된 후 2017년에 재개됐고, 회사는 세계 채권 시장에 다시 접근하게 됐다. 2019년에는 30억 달러의 신규 채권을 발행했고, 이듬해에는 더 많은 채권을 팔았다. 그러나 이제 채권이자 지금을 연체하고 있다.

헝다그룹은 사태 해결이 요원한 상황이다. 앞으로 6개월 동안 갚아야 할 달러 부채는 35억 달러를 넘는다. 전체 부채는 약 3000억 달러에 달한다.

S&P 글로벌레이팅스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리는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며 "회사의 신규 주택 매각이 어렵고 주요 사업들은 사실상 폐기됐다"고 밝혔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