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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메모리, 한미일 연합 아닌 WD에 넘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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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메모리, 한미일 연합 아닌 WD에 넘어가나

WD와 인수 협상 막판 조율 중… 협상 결렬 시 한미일과 다시 추진

도시바가 도시바메모리 매각 우선협상자인 한미일 연합이 아닌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이달 중 매각 타결을 위한 협의에 들어갔다. WD는 협상 타결 시 국제중재재판소에 제출한 도시바메모리 매각 금지 중재 신청을 취하하고 20% 미만의 의결권을 취득한다는 계획이다 / 사진=로이터/뉴스1
도시바가 도시바메모리 매각 우선협상자인 한미일 연합이 아닌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이달 중 매각 타결을 위한 협의에 들어갔다. WD는 협상 타결 시 국제중재재판소에 제출한 도시바메모리 매각 금지 중재 신청을 취하하고 20% 미만의 의결권을 취득한다는 계획이다 / 사진=로이터/뉴스1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반도체 부문인 도시바메모리 매각에 나선 도시바(東芝)가 협업 상대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이달 중 매각 타결을 위한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지지통신 등 현지 언론은 WD가 관민펀드 산업혁신기구 등과 함께 도시바메모리 인수 연합을 만든다고 보도했다.

지루한 법정 다툼으로 교착 상태에 빠진 매각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 도시바가 WD에 도시바메모리를 넘길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선협상자인 ‘한·미·일 연합’ 인수 협상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산업혁신기구와 미국 투자펀드 KKR, 일본정책투자은행 등과 연합해 약 1조9000억엔(약 19조6000억원)을 인수가로 제시한 WD는 협상 타결 시 국제상업회의소(ICA) 국제중재재판소에 제출한 도시바메모리 매각 금지 중재 신청을 취하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3월까지 매각을 종료해야 채무초과가 해소되는 도시바 입장에서는 조기 매각과 WD 리스크는 물론 상장폐지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셈이다.

산케이신문은 도시바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WD가 국제중재재판소에 낸 도시바메모리 매각 금지 관련 제소 심사는 가을에나 시작돼 판결이 나오기까지 1~2년이 걸리는데 최종 판결 전에 매각 절차가 끝난 상황에서 WD가 승소할 경우 매각 자체가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달 중순 도시바 경영진은 채권 은행단에 WD·KKR 연합과의 매각 협상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일 연합과의 매각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WD의 매각 금지 소송이 변수로 남아 있기 때문에 노선을 변경한 것으로 풀이된다.

WD도 이번 주 중 일본을 방문해 최종 협의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도시바와의 합의에 근거해 자산평가를 포함한 도시바메모리 인수 작업을 다음 주 중 끝내고 도시바는 이달 안에 이사회에서 승인을 얻은 후 최종 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우선협상자인 한미일 연합이 아닌 WD와의 협상을 우선적으로 진행하는데 대해 니혼게이자이는 “조기 매각이 가능한 진영을 우선시하라는 경제산업성과 산업혁신기구, 일본정책투자은행 등의 의견을 들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각국의 독점금지법(반독점) 심사에 6~9개월이 걸린다는 점이다. 내년 3월까지 매각을 완료해야 하는 도시바는 시간이 촉박하지만 WD이 도시바메모리 주식 과반을 손에 넣을 경우 메모리반도체 시장 영향력이 커져 관계 당국의 독점금지법 심사에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에 WD는 의결권이 없는 사채 등의 형태로 수천억엔 규모의 자금을 출연해 각국의 반독점 심사를 마친 후 20% 미만의 의결권을 취득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도시바와 WD가 인수금액이나 출자비율 등의 조건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매각 협상이 다시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니혼게이자이는 도시바가 다시 한미일 연합과 협상을 추진하거나 증자 등 채무초과 해소를 위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WD와의 협상 소식이 전해지자 도시바 주가가 크게 반등했다. 로이터통신은 협상 타결 시 WD가 국제중재재판소 제소를 취하한다는 소식에 시장이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오전 11시 30분 현재 도시바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5엔(4.97%) 오른 주당 317엔에 거래되고 있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