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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평] 최국희 감독의 '인생은 아름다워'…첫사랑이 찾아낸 부부의 잃어버린 인생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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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평] 최국희 감독의 '인생은 아름다워'…첫사랑이 찾아낸 부부의 잃어버린 인생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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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국희 감독의 '인생은 아름다워'
코로나 팬데믹으로 개봉이 무기한 연기되었다가 2022년 하반기에 개봉된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국가 부도의 날>을 연출한 최국희 감독의 세 번째 상업영화이며 우리의 인생을 노래하는 국내 최초의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다.

22개의 사운드트랙을 사용한 이 영화는 발라드, 흥겨운 힙합 사운드에 댄스가 합세했고 본래 시나리오에 뮤지컬이 기획되어 시너지 효과를 준 장점도 있다. 스토리에 다양한 색채와 색깔을 낸 인프라 사운드는 영상에 힘을 실어주며 작품이 표현하려는 심연의 메시지가 자연과 인간 속에 무한한 교감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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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국희 감독의 '인생은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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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독 김준석은 창작곡보다 국내에 잘 알려진 음악으로 각 배역의 이야기와 접목시켰다. 시대와 상황을 고려한 노래 선정이 인물 감정을 극대화했고 관객들의 호응도를 높여 웰다잉(Well-dying)이란 시각적 풍성함이 생동감 있게 전달된다.

진봉(류승룡)과 세연(염정아)의 첫사랑을 찾기 위해 전국을 누빌 때,각 장면의 스토리와 노래 가사는 톱니바퀴처럼 정확히 맞물린다.

세연이 서울극장 앞에서 옛 추억을 생각할 때 나오는 노래, 이문세·이적의 <조조할인>을 진봉과 세연이 함께 부르는데 노래와 안무가 곁들여 추억의 연애 감정이 물씬 풍기며 달콤하고 동화 같은 느낌도 주지만 작품에 녹아드는 연기자들의 호흡은 감미로운 영상미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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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국희 감독의 '인생은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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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세연이 폐암으로 시한부 인생이 되자 첫사랑을 찾아달란 요구로 진봉과 전국 일주가 시작되며, 각 장소마다 모험을 예견하는 장면은 뮤지컬 고전답게 시종일관 춤과 음악의 반복으로 대중의 입맛을 맞추려는 느낌이다.

극 중에서 다루는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노래는 다중적이다. 이문세의 <조조할인>을 부르며 추억을 재연하는데 서울극장에서 이문세의 <솔로예찬>을 진봉과 세연은 어우러져 경쾌한 노래와 춤이 곁들인 뮤지컬로 영화의 온도를 높이며 스토리가 박진감 있게 솟구쳐 오른다.

학창시절 세연과 정우가 뛰놀던 덕수궁 돌담길에서 임병수의 <아이스크림 사랑>을 노래하는 박세완, 옹성우의 노래와 춤은 1970부터 2000년대의 청춘의 상징적 이미지이며 그들의 고집스런 음악이 더해져 따뜻한 영상을 제공한다.

OST가 시작되는 지점을 판타지-큐로 생각한 최감독의 연출 의도로 뮤지컬 시퀀스는 22곡마다 각기 다른 판타지 콘셉트로 구성되어 이를 위해 연습한 출연진들과 안무팀이 적잖은 열정을 보여준다.

세연의 시한부 인생으로 진봉은 허탈한 마음을 달래려고 포차 집에 들렸을 때, 이문세의 <알 수 없는 인생>은 90년대 후반 감성으론 뒤처진 느낌이나 보통의 뮤지컬 영화와 달리 대사와 노래가 안정감있고 유연한 연출력을 과시한다. 주로 이문세의 노래가 많이 나오는건 영화의 스토리를 따라가기에 적합하고 세인들의 주목을 받는 노래곡이라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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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국희 감독의 '인생은 아름다워'


기존 곡을 이용한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라서 장면의 시작과 노래가 영화의 감정선을 스크린에 나타낸다. 과거 시절을 연상할 수 있는 임병수의 <아이스크림 사랑>을 덕수궁 돌담길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며 여고생 세연과 첫사랑 정우(옹성우), 친구 현정(심달기)이 함께 이 노래를 부른다. 80년대 후반을 아우르는 말랑말랑하고 달콤한 사랑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담아낸다. 특히 영화 속 음성을 적절히 활용하는 정우의 노래와 춤은 재치있고 스토리가 그려질 만큼 생생한 리얼리티를 전해준다.

연병장에서 이승철의 <안녕이라고 말하지마>를 진봉과 세연, 진봉의 부친(박영규)가 노래하는데 박영규는 가수로 활동하는 그의 역량을 맘껏 발휘하여 감각적이고 서정적 작품에서 뮤지컬 스타일의 프로의식을 보였다.

세연의 첫사랑을 찾아 도착한 부산 해운대의 신혼여행지에서 부른 진봉의 노래, 최백호의 <부산에 가면>은 일정한 멜로디를 잇는 진부함 속에서 친근한 곡이라 적잖은 공감을 형성한다. 김준석 음악 감독의 천편일률적인 선곡은 영화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엄마의 암을 알게 된 아들, 서진(하현상)이 부른 노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은 일상적인 위기와 통속적인 주제를 자유자재로 연결하고 억지스런 곳이 없이 아귀가 착착 맞는다.

보길도에서 진봉이 부른 노래, 박강성의 <이별이래>는 척척 늘어지는 선율이 영상을 받쳐주며, 분위기에 일관성을 두기보다 옛 기억들의 꿈틀거림이 스팩트럼처럼 지나감을 표현한다.

진봉과 세연이 함께 부른 노래, 이적의 <다행이다>는 모든 소리가 사운드라는 범주 내에 한데 어우러져 있고 뮤지컬 신은 전부 현실의 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간간이 터지는 소음도 그대로 리듬이고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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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국희 감독의 '인생은 아름다워'


토이의 <뜨거운 안녕>은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에 어울린다. 류승룡, 염정아, 하현상, 김다인, 박영규, 고창석이 열창하며 총출연진들이 함께 파티를 한다. 갑작스런 노래가 흐르고 노래가 영상을 쫓아가는 것 같지만 실상 영상이 노래를 쫓는 것으로 전환되는데, 음악에서 뭔가를 끌어내려는 감독의 의도로 보인다.

엔딩크레딧으로 세연이 부른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은 기타의 잔잔한 여운이 사랑의 순간을 남기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며 순간적으로 치고 빠지는 아르페지오의 멜로디가 어둡고 애잔한 분위기로 이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비록 창작 뮤지컬은 아니지만 시대성에 맞게 주크박스 뮤지컬로 관객의 기호에 적중했다고 본다.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삶의 여정을 대사와 가사(노래)로 스피드하고 감성적인 음악을 조합했다.

뮤지컬 자체가 사실이 아닌 극장적이며 식상한 매뉴얼이지만 사운드 트랙은 그 자체로 독립적인 완성이 되어 출연진들의 긴밀한 협조가 통일성을 주고 안무 아이디어도 영화를 비중있게 만들었다.


정순영 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