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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나토 정상회의에서 드러난 한일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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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나토 정상회의에서 드러난 한일 긴장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 올해말 양자 회담 가능성

나토 정상회의에서 한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 정상들. 사진=로이터
나토 정상회의에서 한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 정상들. 사진=로이터
나토에서 한일 정상의 만남은 북한을 비롯한 양국을 분열시키는 문제들을 보여주었다고 더 디플로맷이 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지난 6월 29일 마드리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의 중요한 회담이 막바지에 취소될 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전 한국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옵저버로 참석한 가운데 일본 총리와 직접 대면할 가능성은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 초 집권한 윤 대통령이 일본과의 더 큰 협력을 약속한 보수주의자임에도 불구하고 회담을 포기하겠다는 위협은 두 동아시아 국가 사이의 긴장이 계속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문제를 감지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측 외교관들은 양측에 연락해 3국 동맹에 대한 의지를 보여달라고 간청했다.

6월 28일 저녁 윤 대통령은 스페인 카를로스 왕이 주최한 만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한일 현안을 조속히 해결하여 양국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조속히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후 작은 돌파구가 마련됐다.

이것은 얼음을 깨는 것처럼 보였으므로 다음 날 점심 시간에 두 정상은 바이든을 사이에 두고 서로 반대편 테이블에 앉았다. 지난달 첫 아시아 순방으로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새로 취임한 윤 대통령에 대해 호의를 표하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마드리드의 방에는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블링컨 국무장관과 통역이 있었다.
로이터를 통해 전 세계 언론에 공유된 사진은 이 행사가 신중하게 무대에서 관리되었음을 보여준다. 지도자들은 웃지도 않았고 악수도 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저녁 식사 사진은 없었지만 공식적인 단체 사진에는 두 사람이 등장했다.

코리아 헤럴드는 두 사람의 만남을 "서투르면서도 화기애애했다"며 일대일 만남의 부재는 일본이 한국과의 교류에 대해 미지근한 태도를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명백한 주의가 필요한 한 가지 이유는 기시다 총리가 7월 10일 일본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언론이 그를 한국에 대해 연약하게 묘사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그의 자민당은 민족주의자들의 지지를 유지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일본의 보수 신문은 특히 최근 일본 기업이 강제징용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과 관련하여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를 자주 보도했다. 이러한 주장은 70여 년 전, 한국이 일본에 의해 점령되었던 시대와 관련이 있다.

나토 회의에서 연설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로이터
나토 회의에서 연설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로이터

마드리드에서 이러한 역사적 불만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미국과 일본 지도자들도 윤 대통령과 함께 있을 때 중국에 대해 침묵을 지켰다. 윤 대통령은 선거 유세 과정에서 보다 분명하게 친미적인 입장을 약속했지만 중국에 대해 적대적인 사람으로 비쳐지기를 원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은 유엔 주재 중국 대사의 반발 연설을 촉발했다.

유엔 주재 중국 대사 장준(Zhang Jun)은 나토의 동쪽 확장이 유럽에 분쟁의 씨앗을 뿌렸다고 불평했다. 그는 "세계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그러한 혼란과 갈등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일어나도록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 초 기시다 총리는 스페인에서 열린 나토 행사에 앞서 바이에른에서 열린 G7 회의에서 연설하면서 중국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인도 태평양 지역의 군사 및 해상 확장에 대해 불평하면서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상황에서 "잘못된 교훈"을 끌어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기시다 총리는 또한 G7 회의를 이용하여 중국 선박이 분쟁 중인 센카쿠 열도 주변 해역을 침범하는 문제를 강조했다.

마드리드에서는 초점이 북한으로 바뀌었다.

청와대에 따르면 세 정상은 "북한의 계속되는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이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와 국제사회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외교 언어를 자세히 살펴보면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을 기쁘게 하기 위해 고안된 몇 가지 문구를 발견할 수 있다. 청와대는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상들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대한 아이디어는 김정은의 무장 해제 약속으로 이어진다고 느끼는 일본인들에게 시간 낭비로 일축된다.

기시다 총리는 독일에서 열린 G7 회의에서 "모든 대량살상무기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파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북한의 위협을 막기 위한 더 큰 조치"를 촉구하면서 북한에 대한 태도를 분명히 했다. 이것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진전을 막을 수 있는 기회라고 믿고 있다.

그는 대화나 대북 제재 완화가 이 지역의 평화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암시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마드리드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포함한 우리의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3국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이라는 표현은 일본 외무성의 말과 거의 일치하며 한국인들에게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2021년 5월 백악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날 때마다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당시 두 정상은 이렇게 말했다. 비핵화에 대한 조정되고 단계적인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북한에 대한 대화와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한반도 자체보다는 북한의 비핵화를 구체적으로 강조하는 것을 선호한다.

마드리드에서 기시다 총리는 "북한이 핵실험을 포함한 추가 도발 가능성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 이번 회담을 통해 대북 대응을 위한 3국 협력이 더욱 공고히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진 백악관 성명은 나토 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한일 방위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의지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한 뒤 일본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역사적 분쟁이 있을 때 현재와 미래를 논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낙관적으로 답했다.

그는 "이 모든 문제가 동시에 해결될 수 있고, 양국이 미래를 위해 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화해의 공로의 대부분은 옥스퍼드와 하버드는 물론 도쿄대에서 공부한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돌아갔다. 박 장관은 한국이 북한의 무기 실험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및 일본과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박 장관은 7월 6~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요시마사 하야시 일본 및 왕이 중국 외교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7월 중순 일본도 방문할 예정이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양자회담은 올해 말에 열릴 수도 있다.


이상욱 글로벌이코노믹 국방전문기자 rh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