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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김동유, 쓰고 그렸다 '그림꽃 눈물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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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김동유, 쓰고 그렸다 '그림꽃 눈물밥'

[글로벌이코노믹=온라인뉴스팀] 메릴린 먼로·체 게바라·존 F 케네디·마오쩌둥·제임스 딘·오드리 헵번·김일성·박정희….

서양화가 김동유(47)는 화면에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명사들의 얼굴을 넣는다. 정교하고 섬세하게 보이는 작품 속 인물의 얼굴이 반복된다. 도장을 찍은 것처럼 보이지만 직접 그려넣었다. 특히 극단적인 인물의 결합으로 새로운 맛을 낸다.

먼로의 작은 얼굴을 모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큰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식이다. 먼로의 수많은 얼굴을 집어넣어 반 고흐를 표현하기도 한다. 100호짜리 작품에는 1000개가 넘는 얼굴이 들어간다. 수많은 픽셀이 집적돼 하나의 큰 이미지가 탄생하는 '이중 얼굴' 시리즈다.

이 시리즈는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2006년 홍콩 크리스트 경매에 내놓은 '메릴린 먼로 vs 마오 주석'은 당시 추정가의 25배인 3억20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화가로서는 이례적으로 에세이집을 냈다. '그림꽃, 눈물밥'이다. 화가라는 직업을 반대했던 아버지와 등을 돌려야 한 환쟁이의 질곡, 자살을 기도한 젊은 날의 비화들을 가감 없이 풀어냈다. 여기에 대표작 140여 점을 골라 넣어 읽는 재미를 더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책 출간 제의를 거절했다.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활자로 표현한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 "책에는 개인적으로는 아픈 내용도 있고,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기억 속의 이야기들도 많이 고백했다. 부담감은 지금도 마찬가지다"고 밝혔다.
"구질구질한 것들이라고 생각해 밝히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며 웃었다. "경험이 하나의 문장이나 단어로 고스란히 표현된다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는 마음이다.

예술가로 산다는 것, 쉬우면서도 어려운 숙제다. "다른 직업을 선택할 수도 있는데 굳이 이런 외롭고 어려운 길을 간다는 것에는 책임이 따른다. 물론 미래도 보장되지 않는다. 보상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지만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한 길 만을 파고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열정이 있어도 결국은 선택의 문제다. "나에게 주어진 문제들, 충분히 각오하고 살지만 쉽지 않다. 내가 어떤 분야를 선택했건 그것을 통해 무엇을 이룰 것인가가 중요하다. 예술에서는 그게 명확하지가 않다.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할까, 생각은 하지만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일종의 뜬구름 잡는 마음이기도 하다. 쉬운 일은 아니다."

출간과 함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 현대'에서 30일까지 개인전을 연다. '피에타'와 '성모자상' 등 명화 이미지를 삽입한 신작도 선보인다. 작품 표면이 갈라진 모습이다. 종교적 느낌을 풍긴다.

"종교화로 볼 수도 있지만, 이 역시 기존의 '얼굴' 시리즈에서 보여준 그 시대를 상징하는 아이콘"이라고 설명했다. 작품은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다. 다가갈수록 이미지는 부서진다. 작품 '피에타'를 완성하는 데 1년이나 걸렸다.

작품에는 삶과 죽음에 관한 메시지가 있다. "전 작품은 죽은 사람들의 이미지다. 죽음을 직접 제시하기보다는 인물이 현재 제시하는 상황을 표현했다. 작품의 공통점은 죽음을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이는 곧 삶과 죽음은 같은 현상에 놓인 것이기 때문이다."

신작은 이를 좀 더 구체화했다. "'피에타' 작품은 죽은 예수를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통해 죽음을 직접 묘사했고, '성모자상'에서는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을 통해 죽음과 반대되는 이미지를 표현했다"고 말했다.

"신작은 그가 그동안 해왔던 작업이다. 갤러리라는 공간에 건 것이 처음일 뿐이다." 396쪽, 1만4800원, 비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