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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lassic의 반란, 이젠 세계 진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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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lassic의 반란, 이젠 세계 진출이다

국악·양악 어우러진 K-Classic 세계화 가능성 보여


10월 23~27일 양평군립미술관서 성공 축제로 자리매김




세상의 흐름이 장르의 벽을 허물고 융합(Convergence)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런데 음악은 그동안 국악과 양악이 건널 수 없는 강인 양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다.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경기도 양평군립미술관에서 개최된 'K-Classic Music Festival'은 음악 축제라는 목표를 두고 국악과 양악이 만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행사라는 점에서 커다란 관심을 끌었다. 특히 수입하던 문화에서 수출할 수 있음을 K-Pop과 강남스타일의 싸이가 보여주었듯이 국악과 어우러진 K-Classic 또한 문화수출의 가능성을 내보였다. 행사를 진두지휘한 음악평론가 탁계석 씨를 인터뷰했다. <편집자 주>



▲ K-Classic Music Festival을 기획한 음악평론가 탁계석 씨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면서 방향성을 제시한 것 같은데요.




“사실 국악과 양악의 통섭은 창작자들에겐 전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아직도 국악에 손을 못 대는 서양음악만 공부한 작곡가들이 너무 많아요. 배워온 것을 털어 내지 못하고 답습만 하는 작곡 발표회를 볼 때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서 창작의 정체성 위기라는 인식을 받고 있었거든요. 자기도 모르게 체내화 된 교회음악이나 뮤지컬 현상이 창작에 너무 깊이 轉移(전이) 된 느낌입니다. 그래서 이런 위기감에서 창작을 구해야겠다는 것 때문에 일종의 선언적 화두를 던지게 된 것입니다.”

-5일간의 축제 내용은 어떤 것이었는지요.




“이번에는 만남 그 자체, K-Classic 이란 용어, ‘통섭’ 해야 하는 때가 왔음을 알린데 만족합니다. 무엇이든지 첫 술에 배가 부를 수 없거든요. 우선 큰 밑그림을 그린 것이고 국악, 양악의 뮤지션과 매스컴에게 동의를 끌어 낸 것으로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합니다. 가장 확실하게 나타난 증표는 국악, 양악이 만나고 보니 신선했다는 것이고 확증은 관객에게서도 타나났습니다. 너무 흥겹고 즐겁다는 것이죠. 그러면서도 클래식의 가치와 국악의 가치가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균형을 잡아 相生(상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니까요.”



▲ 거문고 이세환 명인과 김화복

-어떤 분들이 축제를 꾸미셨는지요. 그 출발이 궁금합니다.



“한 10년 전에 임동창 선생과 뭔가를 하자고 약속을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임 선생께서 공부를 더 한다며 10년 동안 칩거를 하는 바람에 서로 그리워만 하다가 세월을 보냈지요. 저도 그 기간 동안 줄 곧 창작을 했어요. 그래서 오페라 ‘소나기’, ‘메밀꽃 필 무렵’, ‘한강 칸타타’ 등 굵직한 작품과 가곡 50여 편을 만들면서 창작의 깊이를 보게 된 겁니다. 그러면서 창작의 중심을 살펴보니 너무 옛날 생각들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즉 철지난, 독창성을 잃어버린 현대음악을 하는 이들이 많았어요. 현대음악은 필요하지만 모방성을 털어내지 못하면 관객들이 받아들이지 않거든요. 그러는 사이 외국에서 오히려 우리의 가야금이나 거문고 피리 등을 소재로 창작을 하면서 음반까지 출시하는 역조현상이 벌어지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엊그제 이탈리아에서 이탈리아 작곡가가 쓴 ‘흥부 놀부’가 각광을 받았다고 하니 자칫 일본의 ‘기무치 선점’처럼 우리 아이템을 가지고 딴 나라에서 재미 보는 현상이 현실화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참여한 작곡가들과 작품은 어떤 것입니까.




“음악가는 국악, 양악 합해 60명이 넘게 참여했어요. 이세환 거문고 명인 등 전통을 그대로 보여준 것과 새롭게 작곡된 국악 , 서양음악 작곡가들의 작품이 청중과 만났습니다. ‘산사의 사계’ , 오래된 정원(안현정 작곡), 저녁 노래 (이건용 작곡 ), 댄싱산조, 두물머리 사랑, 별지기 (임준희 작곡), 수제천(임동창), 농부가, 베틀가, 오돌뜨기, 풍구소리 (신동일 작곡), 망각의 새 (유경화 작곡), 대장간 (오숙자 작곡), 파랑새 (김한기 작곡), 석촌호수, 한 오백년 주제의 의한 변주곡 (성용원 작곡), 트럼펫 협주곡 (우종억 작곡), 엄마야 누나야 (이영조 작곡), 바람에 흩날리는 갈기(김충환 작곡) 밀양 아리랑 한오백년 환타지(이인식 작곡) 원담 (김은혜 작곡) 등이 발표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 K-Classic이 사랑하는 한국대표 작곡가 12인을 선정했습니다. 우종억, 이영조, 오숙자, 이건용, 임동창, 임준희, 김은혜, 이인식, 신동일, 안현정, 김한기, 성용원 작곡가입니다.”



▲ 피아니스트 임동창 씨

-역사적인 출발인 만큼 참여한 음악가들을 기록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네, 무엇보다 이번에 ‘문화 독립 운동하는 것’이라고 계속 외치면서 돈에 휩쓸리지 않는, 우리만의 정신성 축제를 만드는데 주력했습니다. 창작 자체가 매우 어려운 것인데, 여기에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부가시키면 결국 지속성에 어려움이 생겨 모두의 손실입니다. 당장 눈앞의 이익, 개런티 얼마 주느냐? 하는 식의 접근은 원천적으로 막았습니다. 앞으로도 이 축제는 돈으로 하는 축제가 아니라 창조자의 정신과 참다운 예술가가 만나는 예술혼의 교감으로 이뤄지는 깊이 있는 작업을 해 나갈 것입니다. 창조성과 진실한 예술가들이 만나 오늘에서 내일로 향하는 등불을 치켜드는 자긍심과 만족감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지요. 결과적으로 모두가 공감했고 특히 관객들이 너무 즐겁고 환호한 축제였습니다.”



-어떤 분들이 함께 축제를 기획하고 만드셨는지요.




“우선 임동창 선생과 행사를 주관한 월드브릿지오브컬쳐 모지선 회장이 K-Classic 휘호에 인증샷을 하고 양평군립미술관을 찾았습니다. 이곳 이철순 미술관장은 예술의전당에서 오래 있으면서 모든 분야를 두루 거친 베테랑 기획자였거든요. 때마침 저도 양평에 거주하면서 오랜 친분의 이관장을 만나면서 페스티벌 조직위원회를 만들어 공동 주최로 이 작업 펼쳤습니다. 월드브릿지오브컬쳐 모지선 회장은 화가이면서도 유학하고 돌아 온 뮤지션들이 출구가 너무 막혀있고 길을 뚫으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데 놀라면서 “이건 누구라도 해야 할 일”이라면서 팔을 걷고 나서서 스폰서를 구하고 유명 인사들을 섭외하는 온 힘을 쏟았지요. 이철순 관장님도 원래 전시 컨셉을 바꿔 ‘미술문화축제로 물들고 음악이 흐르는 미술관’을 만드는데 순발력을 발휘해 주어 축제가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습니다. 초당 이무호 선생은 K-Classic이라는 휘호를 써주셨고, 거문고 명인 이세환 선생은 하루도 빠짐없이 축제에 참가 뮤지션들을 격려하고 음향 등의 세세한 문제를 살펴주어 최소의 예산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었다고 봅니다.”



-향후 계획은요.




“우선 더 많이 K-Classic의 필요성을 알려야 겠지요. 국내는 물론이고 한국을 선망하는 외국 작곡가, 뮤지션, 지휘자들을 참여 시킬 것입니다. 우리끼리의 잔치는 의미가 없지요. 이것은 세계인들이 공유할 메뉴를 만들고 어떻게 유통시킬 것인가를 풀어야 하는 문제이니까 문을 더 활짝 열겁니다. 이런 점에서 비포장도로와 터널을 뚫어준 K-Pop 과 강남 싸이에 감사해야죠. 세계인들에게 ‘기다리시오, 그건 맛뵈기이고 , 진짜를 맛 보셔야죠 이렇게 말하는 것’ 이랍니다. 이미 내년 9월 한, 카나다 수교 50주년 행사를 위촉 받았고, 5월엔 5개국 유럽 투어 프로젝트, 기획에 들어갔으니까요. 쇼팽 들고 폴란드 가고, 비엔나에서 모차르트 하는 것 보다 아리랑 들고 가는 게 더 매력적이고 경쟁력이 있음을 K-Classic이 보려주려는 겁니다.”

/노정용 기자/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