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8일 열린 '12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설명회에서 "지난 10월 유동성 대책에서 RP 매입을 6조원 정도로 예상했는데 필요하다면 연말까지 6조원보다 더 큰 규모로 확대해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두 번째 PR 매입이었던 지난 5일 RP 14일물 입찰에선 예정금액 3조5000억원에 못 미치는 2조6000억원에 낙찰됐다. 이는 최근 단기 금리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등 단기자금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한은을 통한 자금 수요가 줄어든 탓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연말을 맞아 자금 수요가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만기도 연말을 넘길 수 있도록 1개월물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부총재보는 "수요 미달이 있었지만 금융기관 연말 수요가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어 RP 낙찰이 얼마나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여전히 단기채권 시장 부문에서 어려움이 있고, 연말 북클로징 등을 앞두고 금융권 자금 이동이 확대되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14일물만 매입해 왔는데 필요하다면 1개월물 RP 매입도 실시하고, 만기도 연말을 넘길 수 있도록 횟수도 늘려 다음 주 월요일부터 두세 차례 더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의 적격담보증권에 사모 은행채를 추가하는 방안에 대해선 연말까지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한은 사모사채를 적격담보증권에 추가한 적은 없었다.
아울러 경기침체와 부동산시장 경착륙을 고려해 최종금리가 3.5%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물가가 한은 목표로 수렴할 것이라는 증거가 나오기 전까진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그런 면에서 최종금리가 3.5%보다 낮아지거나 향후에 낮아진다는 것은 현시점에서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연착륙은 한은뿐만 아니라 모두가 바라지만 한은이 부동산을 정책목표로 하지는 않는다"며 "부동산시장이 물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보는 것이 원론적인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