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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금리·무역적자, 이미 금융위기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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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금리·무역적자, 이미 금융위기 수준

상승 속도 당시보다 가팔라
올해 무역적자 사상 최대 예상

자료=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이미지 확대보기
자료=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환율과 금리가 치솟는 가운데 무역수지가 6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면서 한국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특히 환율, 금리, 무역적자 규모가 역대급으로 빠르게 상승하면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급 파고가 밀려오는게 아닌지 우려되고 있다. (관련 기사 3면, 4면)

우선 원·달러 환율 상승 속도가 금융위기 당시보다 가파르다.

4일 글로벌이코노믹이 금융위기 당시 원·달러 환율이 최고점을 찍을 때와 현재를 비교 분석한 결과 최근 환율 상승 속도가 더 급등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이 고점을 찍었던 2009년 3월3일 환율은 1573.60원으로 직전 3개월 전인 2008년 12월3일(1459.40원)에 비해 114원(7.8%) 상승했다. 올해는 지난달 30일 환율이 1434원으로, 6월30일(1292.90원)보다 142원(11.0%) 올랐다. 최근 환율 상승 속도가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빠른 것이다.

금리 상승 속도 역시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어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7년 7월 4.5%였던 기준금리는 2008년 8월 5.25%로 올라 1년여 사이에 0.75%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 0.5%에서 올해 8월 2.5%로 13개월 만에 2%포인트나 올랐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평균금리 역시 2008년 8월 7.35%로 1년새 0.97%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비해 2022년 8월 기준 4.76%로 1년새 1.77%포인트나 상승했다. 가계대출 금리 상승폭만 놓고 보면 금융위기 당시의 두배에 달한다.
올해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과거와 비교를 불허할 정도로 충격적 수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 2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2년 무역수지 전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원자재·에너지 등의 수입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올해 무역적자는 48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상반기에는 105억달러 적자를 냈지만, 하반기에는 250% 이상 늘어난 374억56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대로라면 올해는 무역통계가 작성된 1964년 이후 연간 사상 최대 무역적자를 내게 된다. 종전 우리나라 연간 무역수지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에 206억달러,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32억달러 적자를 각각 기록한 바 있다.

아울러 올해 무역액(수출액+수입액) 대비 무역적자 비율 예상치는 3.3%로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7.4%)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의 무역적자 비율 1.5%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정부는 각종 조치를 내놓고 있지만 힘이 부쳐 보인다.

실제, 외환당국과 국민연금공단은 1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외환 스와프를 재개하기로 했다. 이로써 국민연금이 해외투자에 필요한 외화자금을 외환당국과의 통화 스와프 거래를 통해 조달할 수 있게 된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는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증시 안정에도 나서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를 재가동하기 위해 실무 협의에 착수했다. 증안펀드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020년 3월 말 조성된 것으로, 당시 5대 금융지주와 각 업권의 금융사, 증권 유관기관 등이 출자에 참여해 총 10조7000억원 규모로 조성됐다. 2020년 4월 초 본격 가동될 예정이었지만 이후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실제로 자금을 투입하진 않았다.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흡사 '회색 코뿔소(gray rhino)가 몰려오는 것'과 같은 위기 상황으로 보인다. 회색 코뿔소는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사전적으로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는 리스크를 의미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더 큰 위기를 예방하기 위해선 한미간 통화스와프 체결 등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국제 금융시장 등 대외 여건과 경상수지 흐름,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경제에 대한 평가, 해외 대체 투자 손실 확대 등에 따라 외화유동성 상황이 예상보다 나빠질 수 있어 이에 대비한 유동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key@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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