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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러 1400원 고환율 시대'…달러보험 운영방식에 문제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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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러 1400원 고환율 시대'…달러보험 운영방식에 문제 있어

중소·중견기업들에 환차익 보장 옵션형은 '그림의 떡' ··· 8월 기준 일반형 91% 가입 · 옵션형 9% 가입 불과

미국 달러당 원화 값이 1400원 선을 뚫고 1500원을 위협하는 상황을 맞은 가운데 보험업계에서는 달러보험 운영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료=한국무역보험공사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달러당 원화 값이 1400원 선을 뚫고 1500원을 위협하는 상황을 맞은 가운데 보험업계에서는 달러보험 운영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료=한국무역보험공사
달러 당 원화 값이 1400원 선을 뚫고 1500원을 위협하는 상황을 맞은 가운데 보험업계에선 달러보험 운영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가치는 하루 전보다 3.3원 오른(환율은 하락) 1428원으로 출발해, 오전 내내 1420~1430원대를 오가며 불안한 양상을 보였다.
국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장섭 의원이 무역보험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년~2022년 8월) 환변동보험에 가입한 중소·중견기업이 환율 상승으로 거둔 환차이익 191억원에 대해서 12개 시중은행이 이를 환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변동보험이란 수출 또는 수입을 통해 외화를 획득하거나 지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차손익을 제거하고 사전에 외화금액을 원화로 확정하는 상품이다. 예컨대 중소기업 A사가 달러당 1000원의 환율로 환변동보험에 가입하면, 추후 수출대금을 받는 시점에 환율이 900원으로 떨어져도 100원의 손해를 보전받게 된다. 반대로 환율이 100원 상승하면 중소기업은 상승분 100원을 은행에 환수하게 되는 보험이다. 환변동보험은 신용도에 제한이 없고 담보가 필요하지 않아 영세 수출기업들이 많이 이용한다. 지난 8월 기준 3363개(98%) 중소기업이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환율시대를 맞아 중소·중견기업들의 환차 이익분에 대해 12개 시중은행이 고스란히 환수해 오고 있다. 올 8월까지만 해도 161억원이 환수됐고, 지난 5년간으로 보면 시중은행들은 모두 191억원을 챙겼다. 대기업의 경우 수백억원의 환차익을 얻었지만, 그 만큼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출 채산성 악화로 이어지는 출혈이 발생하고 있다.

고환율시기 시중은행만 배불릴 것이 아닌 중소·중견기업들에게도 일정 부분 환차익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역보험공사가 운영중인 환변동보험 관련 운영방식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환변동보험은 크게 일반형상품과 옵션형 상품으로 분류되는데 일반형 상품은 환율차이로 인한 기업의 이익을 환수한다, 반면 옵션형 상품은 환율 차이로 인한 기업의 이익을 환수하지 않는다.

그런데 일반형 상품의 보험요율이 0.02~0.03% 수준인데 반해 옵션형 상품은 보험요율이 2%~10% 내외 수준으로 요율면에서 최대 500배 차이가 난다. 중소·중견기업들에게 옵션형 보험은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022년 8월 기준 환병동보험에서 일반형 보험에 가입한 비율이 91%인 반면 옵션형 보험은 9% 수준이었다.

이장섭 의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출 중소·중견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중은행만 배 불리고 있다"며 "관련 기업들이 환차익을 보장하는 옵션형 상품에 적극 가입 가능하도록 보험 요율을 낮추는 등 정부부터 나서서 정책적 지원 방안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