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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건전성의 그늘, 코로나 대출로 '폭탄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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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건전성의 그늘, 코로나 대출로 '폭탄돌리기'

7월 국내은행 연체율 0.22%···역대 최저 수준이지만 '착시'
'폭탄' 코로나19 대출, 1월 기준 133조···추가 연장에 깜깜이 부실 논란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대출상품 안내 현수막이 붙어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대출상품 안내 현수막이 붙어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7월 은행권 연체율이 여전히 최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착시'라는 비판만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금융 지원의 일환으로 133조에 달하는 막대한 대출이 연체율 산정에 포함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만기연장·이자상환유예 조치가 최대 3년 간 추가 연장될 가능성도 커지면서, 이른바 '폭탄돌리기'란 비판이 금융권에 확산되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7월 말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 현황(잠정)'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0.22%로 전월 말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0.05%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대해 한은 측은 "연체율은 통상적으로 분기 중 상승했다가 분기 말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는 은행이 분기 말에 연체 채권 관리를 강화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7월 중 신규 연체 발생액은 9000억원으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연체채권 정리 규모는 1조1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000억원이나 축소됐다.

다만 이를 감안해도 국내 은행의 연체율은 낮은 수준이다. 지난 6월 연체율은 0.2%로, 2007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7월 당시 연체율이 0.45%였음을 감안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국내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추이 [자료=한국은행]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추이 [자료=한국은행]

문제는 이같은 낮은 연체율이 착시 현상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월말 기준 만기연장·상환유예 지원을 받은 대출 잔액은 무려 133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만기연장된 금액은 116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으며, 이자상환이 유예된 금액만도 5조원에 달한다. 이런 막대한 대출이 현재 연체율 집계에 포함되지 않는 것. 심지어 저 중 얼마만큼 부실이 있는지 골라내는 작업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정부와 당국은 이달 말로 예정된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 중 대출 원리금 상환유예를 1년 더 연장하고, 만기연장은 3년 더 연장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 '코로나19 금융지원 재연장 및 연착륙 방안'을 최종 협의 중이다. 해당 방안에 따르면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 등 각 차주는 연장된 지원 기간 종료일 안에 대출 상환 또는 채무조정 프로그램 이용 여부를 희망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문제는 2년 반 동안 이자 상환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 연장 조치는, 부실화된 대출의 리스크 판별조차 어렵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까운 시일내 상환 가능한 여신들은 문제없지만, 이미 부실화된 여신의 상환조치가 3년 더 미뤄질 경우 해당 부실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이에 해당 조치가 종료돼 수면 아래 있던 부실이 한꺼번에 풀리게 될 경우 금융권 전반에 걸쳐 부실이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본격적인 금리인상기를 맞아 상환 이자를 더욱 불리고 있다는 점도 잠재 부실 확대에 일조한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8월 이후 약 1년 간 인상된 기준금리가 무려 2%포인트에 달하며, 지난해 초 4% 초반이던 주담대 금리 상단은 현재 6% 중반대를 훌쩍 넘고 있다.

실제, 이날 한은의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 전반의 이자상환능력이 약화되면서 올해 한계기업 비중은 전년대비 상당폭 상승할 전망이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계기업 수 및 차입금 비중은 각각 14.9%, 14.8%로 코로나19 이전 수준(2019년 14.8%, 15%)을 회복했다. 그러나 기준금리가 현재 예상 경로대로 연말까지 인상될 경우, 올해 말 한계기업 수와 차입금 비중은 각각 17.7%, 18.5%로 상승할 전망이다.

이에 금리인상기를 맞아 또 한번의 대출 만기 연장 등의 조치가 당장의 부실은 막을지 몰라도, 향후 더 큰 충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금융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당장 금융 지원 조치가 해제돼도 부실은 터지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부실 정도나 규모 등이 파악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 리스크 요인인데, 이를 관리할 방법이 없으니 속수무책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은행들은 규정보다 더 많은 대손충당금을 쌓고 있지만 임시방편이다"며 "올해 초 추가 연장 이야기가 나왔을 때도 똑같은 말이 나왔다. 이자상환 유예 조치만이라도 종료해 연체 여부 등을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고 지적했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