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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개장] 美 자이언트 스텝···폭주한 원·달러 환율 '저항선' 1400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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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개장] 美 자이언트 스텝···폭주한 원·달러 환율 '저항선' 1400원 돌파

22일 원·달러 환율 1398.0원 출발···전일比 3.8원↑
이날 9시 45분 기준 1406원 돌파···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 경신

22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이미지 확대보기
22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원·달러 환율이 말 그대로 폭주하고 있다. 전일 대비 10원 이상 상승하며,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뚫린 적 없는 1400원선을 돌파했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에 이어, 연내 목표 금리 수준을 4.4%까지 올리는 초강수를 뒀기 때문. 이로 인해 환율 뿐 만 아니라 물가 상승세 지속, 경기침체 우려 등 복합적 위기 우려가 시장 내 확산되고 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3.8원 상승한 1398.0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9시 45분 기준 1406.5원까지 상승하며,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장중 1422원)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일 1389원으로 출발한 환율은 위안화 약세 흐름에 밀려 장 초반부터 점진적 상승세를 보이며 1390원선을 돌파했다. 이후 진정세를 보이던 환율은, 러시아 군 동원령 관련 이슈로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자 상승세를 이어가며 1394.2원에 최종 마감했다.

이날 달러 상승세의 주재료는 미 연준의 초공격적 긴축 기조다.

전일(현지시간)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존 2.25~2.5%인 금리를 3~3.25%로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으로, 그 결과 미 정책금리는 금융위기 전인 2008년 1월 이후 15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이날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말 기준 금리 중간값은 4.4%로, 지난 6월보다 1%포인트나 폭증했다. 반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0.2%로 대폭 하향 조정했으며,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5.2%에서 5.4%로 올려 잡았다.

이에 대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우리는 2%의 물가상승률로 복귀하기 위해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까지 정책 스탠스를 조정하고 당분간 이를 유지할 것"이라며 "물가안정 복원에 실패하는 것이 나중에 더 큰 고통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공격적 금리인상이 경기와 노동시장에 충격을 주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물가를 목표치(2%) 수준으로 하락시키겠다는 각오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올해 두차례 남은 FOMC에서도 공격적 금리 인상이 전망되고 있다.

FOMC의 충격은 즉각 퍼졌다. 먼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FOMC 직후4.11%선을 돌파했으며, 전일 대비 2.06% 상승한 4.0484%로 마감했다. 반면 장기 경제 전망을 반영하는 10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0.93% 하락한 3.5299%로 마감했다. 0.5%포인트에 가까운 장단기 금리차를 보이며, 경기침체 우려를 높였다.

뉴욕 증시도 요동쳤다. 전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7% 감소한 3만183.8을 기록했다. 이어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71% 하락한 3789.9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79% 하락한 1만1220.2를 기록했다.

이런 강달러 충격에 유로화 가치도 추락했는데, FOMC의 충격 외에도 전일 러시아의 군 동원령 발표가 작용했다. 최근 수세에 몰린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군 동원령을 발표하고 "러시아 보호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 동원 조치는 오늘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대외 악재 속에 1유로당 0.9818달러 수준까지 하락하며 기록적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반대로 달러 인덱스는 111.36 수준까지 폭등하며, 2020년 닷컴버블 사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날 환율은 연준의 초공격적 긴축 기조와 유로화 약세 등의 여파에 1400원 돌파를 넘어 1400원 중후반대에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밤사이 연준이 연말 금리전망을 상향하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위축되고, 달러 인덱스는 111포인트를 돌파했다"며 "오늘 환율 상승은 불가피하다. 연이은 외환시장 안정 조치에 당국 눈치를 보던 역외 롱플레이도 강달러, 위안화 약세를 쫓아 환율 상승 분위기에 일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