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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감무소식' 대환대출 플랫폼 도입, 말 뿐인 고통 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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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감무소식' 대환대출 플랫폼 도입, 말 뿐인 고통 분담?

취약 차주 겨냥 '이자부담 경감' 공헌한 금융위와 은행권, 막상 대환대출 플랫폼 도입에는 소극적

이자부담 경감을 돕겠다던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금리상승기 차주들의 이자부담이 계속 늘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이자부담 경감을 돕겠다던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금리상승기 차주들의 이자부담이 계속 늘고 있다.
금리 상승기 차주들의 이자부담 경감을 도우며 부각된 '대환대출 플랫폼'이 몇 개월째 감감무소식이다. 정치권의 생색내기에 은행권이 반발하면서 출시부터 난항인 가운데 일각에선 취약 차주들의 고통 분담은 말 뿐인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금융위가 제시한 취약 차주의 고통 분담 차원의 대출금리 인하와 금리 상단 제한 등은 받아들이지만 '대환 대출 플랫폼 도입만큼은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자체적인 대환대출 플랫폼이라도 만들 심산이다 . 이같은 반대에는 강력한 플랫폼 기반을 갖춘 빅테크에 대출 정보를 공유 시 결국 은행은 대출 상품만 만들고 빅테크 기업들이 돈을 벌 것이라는 '빅테크 플랫폼 종속' 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소위, 은행 이기주의의 발로라고도 할 수 있다.

2금융권 역시 반대하는 입장이다. 대환대출 플랫폼을 도입시, 주요 고객인 중신용자들이 자본력이 풍부한 인터넷전문은행들로 빠져 나갈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 지난 6월 토스뱅크는 삼성카드 고금리 카드론 고객이 저금리 신용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한 대환대출 서비스를 시범 운영했다. 하지만 카드사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면서 결국 7월에 이를 중단했다. 카드사 대표들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의 상견례 자리에서 토스뱅크가 카드론 대환대출을 출시하면서 카드사들의 영업 환경이 극도로 악화됐다며 이의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지지부진한 행보도 대환대출 플랫폼 도입 및 활성화를 막고 있다. 지난 7월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이 김주현 금융위원장에 대한 임명을 재가함에 따라 새 금융위원장이 임명되는 즉시 대환 대출 인프라 구축을 위한 당정 간담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 진행된 사항은 전혀 없다.

금융위의 경우 지난해 10월 대환대출 플랫폼 출범 무산에 이어 올해 하반기에도 은행권의 강한 반대에 부딪히자 이렇다 할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역시 취임 후 5대 금융지주 회장단과 간담회를 하면서 대환대출 플랫폼 참여 관련 내용은 언급 조차 하지 않았다. 금융당국의 대환대출 플랫폼 출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오히려, 금융위는 대환대출 플랫폼 출범 대신 '낮은 고정금리 정책대출 상품 '공급으로 방향을 틀었다. 금융위는 지난 8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해 저금리 대환, 새출발기금 등 '125조원+α' 규모의 금융 민생안정 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금리 상황에 따라 6개월마다 고정·변동금리 전환이 가능한 고정금리 정책대출상품에도 6조원을 투입해 금리상승 위험의 감소에 힘쓸 것을 천명했다.

결국, 대환대출 플랫폼은 정치권은 물론 금융당국, 은행의 무관심 대상으로 전락 하고 말았다. 그나마 대출비교 플랫폼 핀크가 지난 27일 대환대출 서비스 출시하며 서민 고통 분담에 선제적 움직임을 보였을 뿐이다.

핀크는 간단한 개인 정보를 입력하면 270여개 금융기관에 연결된 자사의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존 대출 내역을 조회한 후 최적화된 대환 조건을 찾아주고 소비자가 상품을 선택하면 제휴 금융기관으로 연결해 본심사, 상환 등의 프로세스를 진행토록 했다. 현재 핀크 대환대출 서비스에는 △하나은행 △스마트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 △고려저축은행 등 제1, 제2금융권 4곳의 상품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해뒀다.

대환대출 플랫폼을 선보인 권영탁 핀크 대표는 "이번 서비스 출시로 소비자들의 대출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고, 관련 제도의 활성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소회를 밝힌 바 있다.

정작, 계속되는 금리 인상에 이자부담 폭등으로 벼랑 끝에 몰란 취약 차주들을 겨냥해 '이자부담 경감'을 공헌한 금융위와 은행권이 막상 대환대출 플랫폼 도입에는 소극적이라는 이중적 행보를 보이고 있으니 향후 이들의 행보가 어떻게 펼쳐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종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zzongy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