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2.1원 하락한 1308.2원으로 출발했다.
이날 환율 하락세의 주재료는 리스크 해소로 인한 위험선호심리 회복이다. 먼저 지난 2일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고조됐던 미중 갈등이 경제적 타격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진단이 힘을 얻으며,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보인 환율이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서비스 산업의 개선세도 나타났다. 전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7월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6.7로 전월 대비 1.4포인트 개선됐다. 이는 시장 전망치(53.5)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이는 경기침체 우려를 일부 불식시켰다.
세부적으로 고용지수는 49.1로 두달 연속 감소했지만, 신규수주(59.9)가 크게 개선됐다. 특히 구매가격지수가 72.3으로 전월 대비 8포인트 가량 하락하며, 인플레이션의 피크 아웃 가능성을 높였다.
이로 인해 뉴욕 증시는 호조세를 보였다. 전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3만2812.5로 전일 대비 1.29% 상승했다. 이어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4155.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만2668.2로 각각 1.56%, 2.59% 상승 마감했다.
리스크 요소가 일부 해소되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도 이어졌다. 연준의 대표적 매파인사인 제임스 불라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전일 한 인터뷰에서 "올해 기준금리를 1.5%포인트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를 발견할 때까지,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라고 발언했다. 해당 발언 대로라면, 올해 말 미국의 기준금리는 3.75~4% 수준이 된다.
특히 6월 채용공고가 전월 대비 60만5000건이나 급감하는 등 고용지표 부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해당 발언으로 다음달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크게 상승했다. 전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56.5%로 전일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43.5%로 같은 기간 2%포인트 상승했다. 이런 긴축가능성에 달러 인덱스는 106.297로 전일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날 원·달러 환율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경기침체 우려 등이 일부 해소되며 1300원 중반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펠로시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이 G2간 경제 불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며 미국 서비스 PMI 호조는 투자심리를 개선해 외인들의 국내증시 유입 가능성을 높일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반기 리스크 재료였던 공급망 문제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ISM 세부지표를 통해 진정됐다는 점 역시 투자심리 개선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