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6.0원 상승한 1306.3원에 마감했다. 이날 1308.5원으로 상승 출발한 환율은 장 초반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며 1311원을 돌파했다. 이는 금융위기였던 지난 2009년 7월 이후 최고치다. 다만 외환당국의 경계감 등이 반영돼 일부 상승폭을 되돌렸으며, 1306원대로 최종 마감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에너지 공급이 극도로 불안정해진 것에 기인한다. 당초 EU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천연가스의 40%를 러시아에서 수입해왔다. 그러나 러시아가 서방의 경제 제재에 보복성으로 가스 공급을 중단하거나 지연시키며 초유의 에너지대란이 발생한 것. 실제로 소비자물가 지수 중 식품·주류·담배나 비에너지 공산품은 각각 8.9%, 4.3% 상승에 그친 반면, 에너지 가격은 무려 41.9%나 폭등했다.
여기에 러시아는 오는 11일부터 정기 점검을 이유로 독일에 천연가스를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으며, 지난 14일부터 유럽에 가스를 두 번째로 많은 가스를 공급하는 노르웨이에서 대규모 파업이 발생하며, 3곳의 주요 유전·가스전 운영이 중단됐다.
이렇듯 에너지 대란으로 인한 유럽의 경기침체 우려가 불거지자, 유로당 달러화 가치는 1.028달러까지 하락하며 2002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달러화 지수는 106을 돌파하며 2002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 인상에 대한 미국과 EU의 엇갈린 입장도 달러화 강세에 힘을 보탰다. 당초 미 연방준비제도(Fed)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한데 이어, 이달 FOMC에서도 또 한번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 시사한 바 있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달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양 측 모두 8% 중반대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했음에도, 금리 인상에 대한 입장이 갈린 셈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외환시장 수급 측에서 원화약세 압력이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위안·달러 환율 상승세 등도 원·달러 환율의 상승요인"이라며 "전세계적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안전통화 선호도 달러화 강세요인이다"라고 강조했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