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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개장] 원·달러 환율, 유럽發 경기침체 우려에 1310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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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개장] 원·달러 환율, 유럽發 경기침체 우려에 1310원 돌파

6일 원·달러 환율, 1308.5원 출발···전일比 8.2원↑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장 중 1310원을 돌파했다. 이는 유럽발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달러화 가치를 끌어올렸기 때문. 특히, 원화는 위험 통화로써 유로·파운드화와 함께 주요국 통화 중 가장 큰 낙폭을 보여 우려를 가중 시키고 있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8.2원 상승한 1308.5원으로 출발했다. 전일 1296원으로 하락 출발한 환율은, 장 초반 미국의 대중 관세 완화 소식이 전해지자 위안화 강세 흐름과 함께 1294원선까지 후퇴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증시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음에도 낙폭을 회복하며 최종적으로 1300.3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개장 직후 1310원선을 돌파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런 환율 폭등의 핵심 재료는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인한 달러화 강세다. 먼저, 유로화 약세가 달러화 강세를 부추겼다. 현재 유로화 가치는 유로 당 1.0265달러로 2002년 12월 이후 약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된데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에너지 시장이 불안정해진 결과로 보여진다. 때문에 유럽중앙은행(ECB) 이달 11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노르웨이 석유·가스 회사인 '에퀴노르'가 지난 4일부터 노동자의 파업으로 석유·가스전 3개를 일시적으로 폐쇄하면서 유럽 에너지난 우려가 심화됐다. 노르웨이는 러시아에 이어 유럽에 두 번째로 많은 가스를 공급하는 국가다. 실제로 최근 몇 년새 노르웨이가 유럽 국가에 공급한 가스는 가스수요의 25%에 달한다. 또한 서방의 경제 제재에 대해 러시아가 가스공급 중단 등으로 맞불을 놓자, 유럽의 도매 가스 가격은 단위당 175유로를 돌파하며,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결과 유럽의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8.6% 상승하며 1997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렇듯이 유럽 물가가 폭등하고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상대적으로 달러화 가치 역시 폭등했다.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06.14를 기록하며, 지난 2002년 9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경기 침체의 전조로 해석되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한 점도 안전자산 선호도를 높였다. 전일 미 국채 3년물은 2.827%로 10년물 금리(2.805%)를 상회했다.

이날 환율은 유럽 발 경기 침체 우려가 촉발한 강달러 흐름을 반영해 1300원선에서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원화는 밤사이 유로·파운드에 이어 주요국 통화 중 낙폭이 가장 컸다. 위험통화를 대표하는 위상을 고려하면 오늘 아시아장에서도 약세 흐름을 피해 가긴 어렵다"며 "달러 롱플레이가 과열된 데다, 상단 지지력이 생각보다 견고하지 못하다는 점도 상방 위험을 키우는 요인이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당국이 6월에만 100억 달러 외환보유고를 소진했으나 수입물가 안정, 금융시장 불안심리 진정을 위해 미세조정 뿐만 아니라 실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공감대는 아직 외환시장에 유효하다"며 "일부 이월 네고, 중공업 물량, 당국 실개입 경계는 장중 공격적인 롱배팅을 억제할 것이다. 장중 추가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