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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초저금리 대출 악용한 은행의 '이자 따먹기' 차단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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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초저금리 대출 악용한 은행의 '이자 따먹기' 차단나서

코로나19 극복 장기대출 프로그램 악용···금리인상기 맞아 중앙은행 예치 '꼼수'
2.2조유로 대출, 중앙은행 예치시 2024년까지 최대 240억유로 이자이익 발생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유로 20주년 기념 ECB 본부의 조명. 사진=로이터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유로 20주년 기념 ECB 본부의 조명. 사진=로이터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른바 은행들의 '공짜 이자챙기기'에 칼을 빼 들었다. ECB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내준 초저금리 대출을 활용해 최대 수백억 유로의 이자이익을 챙길 것으로 전망된 탓이다. ECB는 이런 '꼼수'를 막고자, 은행들의 이자 수익을 제한하는 방안까지 모색 중이다.

4일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ECB 관리위원회는 ECB가 은행에 제공한 2조2000억유로(한화 2982조원 규모)에 대해 대출 조건 변경을 검토중이다.

지난 2019년 9월 ECB는 금융기관의 유동성 경색을 막고자 은행을 대상으로 목표물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III)을 제공했다. 해당 제도는 저금리로 유럽은행들에 대출을 해주는 제도다. 당초 금리는 –0.5%였지만 코로나19 이후 –1%로 인하했다. 대출 한도도 사실상 무제한에 가깝게 풀어줬다. 그 결과 현재까지 집행된 대출 규모만 2조2000억유로에 달한다.

문제는 은행들의 대처 방식이다. 은행들은 해당 보조금을 다시 ECB에 예치했고, 장기대출프로그램의 초저금리에 따른 예대금리 차는 은행들이 이자 이익을 실현하는 장사 수단으로 변질됐다. ECB는 장기대출프로그램을 통한 특정 조건 아래 유동성 공급을 지난달 23일부로 종료했다. 그럼에도 대출 상환 규모는 740억유로에 불과해,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ECB가 이달 기준금리를 11년만에 0.25%포인트 인상키로 결정했고 9월에도 재차 올릴 것이라고 발표한 것에서 기인한다. 대출 받은 자금을 중앙은행에 예치 시 얻게 될 이자가 금리인상기를 맞아 늘게 되자 은행들이 조기 상환을 포기하고 중앙은행에 대출 자금을 예치한 것이다.

이와 관련, 미국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는 유럽의 은행들이 ECB로부터 받은 초저금리의 대출을, 프로그램 종료 시점인 2024년 12월까지 ECB에 예치시 은행들이 얻게될 이자 이익은 최대 240억유로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특히 ECB가 올해 말까지 예금 금리를 0.75%로 인상하면, 2020년 6월에 TLTRO 대출을 받은 은행은 만기까지 0.6%의 이윤을 얻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막고자 ECB는 은행들이 해당 대출을 활용해 추가 마진을 얻는 방안에 관해 논의한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ECB 측은 장기대출프로그램이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실물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며 해당 제도를 옹호하고 있다. 다만 해당 제도를 악용해 은행들이 추가 이익을 얻는 것을 방지할 구체적 방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