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진정되는 모습을 보인 원·달러 환율이 다시 치솟았다. 이는 미국 경기선행지표가 비관적으로 나타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재확산 됐기 때문. 이로 인해 환율은 하루만에 15.6원이나 폭증하며 1300원 턱밑까지 상승했다.
이날 환율 상승세의 주요 요인은 단연 경기침체 우려로 인한 강달러 흐름이다. 전일 미국 비영리경제조사기관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6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8.7로, 전월 대비 4.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100)를 크게 하회한데다, 지난해 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특히 향후 12개월 기대인플레이션이 8%로 전월 대비 5%포인트 상승하며, 1987년 8월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여기에 또한 6월 리치먼드 연은 제조업 PMI 지수도 -19로 시장 전망치(-7)를 대폭 하회하는 등 경기침체 우려가 한층 심화된 상황이다.
그 결과 전일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5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01%, 나스닥 지수는 2.98%나 폭락하는 등 뉴욕증시가 일제히 폭락했다.
문제는 이런 경기침체 우려에도 공격적 금리 인상 기조를 강조하는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졌다는 점이다. 전일 존 윌리엄스 뉴욕 연준 총재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금리인상이 반드시 경기 침체를 동반하지는 않는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추진해야 한다"며 금리인상 기조를 고수했다.
이어 메리 댈리 샌프란시스코 연준 총재와 역시 "많은 이들이 연준이 매파적으로 행동해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억제되지 않은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에 더욱 큰 위협"이라며 금리 인상을 지지했다.
통상 소비자신뢰지수가 향후 경제 전망 등을 예측하는 선행지표라면, PCE 지수는 소비자들이 이미 사용한 소비를 집계한 후행지표다. 특히 소비시장의 변화를 파악하기 쉬워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물가지표로 꼽히는 만큼, 향후 통화 정책의 단기적 방향성을 판가름 할 것으로 보인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을 뛰어넘는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밤사이 뉴욕증시는 낙폭을 확대했다"며 "경기둔화 우려 재부상에 따른 위험선호 위축, 달러화 강세 영향에 1290원대를 회복했다"고 진단했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