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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외화예금 고객 모시기 경쟁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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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외화예금 고객 모시기 경쟁 '후끈'

안전 자산 선호에 달러예금 인기
엔저에 환차익 투자 이어져

달러 강세와 엔저 등 환테크 수요와 해외여행 회복세 등이 증가하면서 은행들이 외화예금 고객 모시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달러 강세와 엔저 등 환테크 수요와 해외여행 회복세 등이 증가하면서 은행들이 외화예금 고객 모시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달러화 강세와 엔화 가치 하락 속에서 시중은행이 해외여행 등으로 환전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외화예금 고객 모시기 경쟁에 나섰다.특히, 달러 ETF(상장지수펀드) 수익률도 상승세인 가운데 달러예금 가입 고객들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도 기대한다. 실제,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13일 104.94였다.

아울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이 보유한 엔화 예금 잔액은 5월 말 기준 5619억엔(약 5조3374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말대비 약 13%(652억엔) 증가한 것으로 엔저 현상이 이어지면서 환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엔화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해외입국자 격리 해제 등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되면서 시중은행들은 우대환율을 제공하고 경품 이벤트를 진행는 등 적극적인 외화예금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안전자산 선호 속 역머니무브···기축통화인 '달러예금' 각광


여러 나라 화폐 중 유독 달러예금이 주목받는데는 달러가 국제간 거래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기축통화인 탓이다. 최근에는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달러예금 가입 고객들이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지난 15일 기준 미 연준의 자이언트스텝(금리 0.75%포인트 인상)발표로 원·달러 환율은 1290원대까지 치솟았다.

특히, 주식시장 불황에 투자처를 잃은 뭉칫돈이 은행의 예적금에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나며 은행들이 분주해졌다. KB국민은행은 상품 가입 시점에 목표환율을 지정해 이자와 환차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재테크용 외화정기예금인 'KB TWO테크 외화정기예금'을 선보였다. 은행이 매일 고시하는 최초 환율이 고객의 목표 환율 이상인 경우 자동 해지돼 가입 기간에 따른 이자는 물론 환차익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신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환율우대 100% 혜택을 제공하며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 일본은행(BOJ) 초저금리 고수, 엔·달러 환율 20년 만에 최저···"엔테크 주목"


강달러 기조에 여타나라의 통화들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격이 떨어진 엔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엔화는 달러·금과 함께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혀왔다.

지난 13일 도교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 중 한 때 135엔을 돌파하기도 했다. 135엔 돌파는 외환위기 당시였던 지난 1998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미 연준(Fed)이 자이언트 스텝으로 강도 높은 긴축 통화 정책을 실시하자 엔화는 반짝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일본은행(BOJ)이 경기를 부양코자 '나 홀로 초저금리' 정책을 고수하면서 엔화는 다시 달러당 134엔대로 돌아섰다. 엔·달러 환율이 20여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낙폭이 컸던 만큼 반등시 5~10% 수준의 환차익 기대 수요도 늘고 있다. 시중은행 외화 통장의 경우 외화 가치 상승에 따른 환차익은 비과세이므로 안전자산인 엔·달러 선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지난 3월 엔·원 환율 1000원대가 무너지면서 지난 8일 935원선까지 추락했던 엔화가 최근 960원대까지 올라온 만큼 매수 적기로 본다. 환차익을 노린 '엔테크'가 활기를 띠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엔화예금 잔액은 5982억엔으로 5월(5536억엔)보다 8% 늘엇다. 지난해 말 대비 엔화 예금 잔액은 20%(1015억엔) 증가했다.

◆ 코로나 엔데믹, 원화 약세 등 해외 여행 수요↑···은행들 "환율 우대해드려요"


코로나 엔데믹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여행용 예적금 관련 문의도 늘고 있다. 당분간 원화 약세가 지속될 예정인데 외화예금과 함께 여행적금 상품 가입 수요도 늘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일부 은행의 외화예적금 월평균 신규가입은 1분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동 기간 여행 적금은 4배 이상 증가했다. 은행들은 이같은 수요를 반영해 환율 우대 혜택을 앞세워 관련 상품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에서는 외화예금에 신규 가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우대 환율과 경품을 주는 '해외여행 레디-고!' 이벤트를 연다. 우리은행도 7월말까지 '우리 WON 여행준비키트' 이벤트를 실시한다. '환전주머니'와 달러 예적금 신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경품도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6월말까지 하나밀리언달러 통장 보유 고객에 최대 80%의 환율 우대를 제공한다.

'일달러 외화적금'의 경우 올해 말까지 80% 환율 우대를 적용한다. 해당 상품은 6개월 만기의 단기상품이다. 1달러부터 자유롭게 모으고 분할 인출도 가능한 '달러 전용' 자유적립 외화적금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일달러 외화적금 가입자는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변동성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예적금은 주식이나 가상화폐에 비해 투자 리스크가 낮다지만 환테크의 경우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종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zzongy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