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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붙는 통화긴축, 한은 15년만 두달 연속 금리 인상 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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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붙는 통화긴축, 한은 15년만 두달 연속 금리 인상 단행

기준금리 1.5%→1.75%로 0.25%p 인상
올해 경제성장률 3%→2.7% 하향조정···물가 상승률은 4.5%로 대폭 상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15년만에 두달 연속 금리인상이라는 강수를 꺼내들었다. 이는 국내 물가상승률이 4%를 넘어 5%대를 바라보고 있는데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 긴축에 속도가 붙어 한·미 금리차가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6일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1.5%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에 이은 연속 인상으로, 한은이 두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2007년 7·8월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이후 최초다. 당초 한은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기준금리를 네차례 인상하며, 금리수준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지난해 3월 이전(1.25%)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올려놨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금융권의 예상과도 부합한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채권보유 및 운용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100명 중 94명이 이번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한 응답자는 6명에 불과했다.

특히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주재한 첫 금통위에서 나온 결정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과거 인사청문회에서 이창용 총재는 한·미 금리차 역전을 용인해야한다고 발언한 바 있지만, 지난 16일 추경호 경제부총리와의 조찬 회동 직후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히며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 배경에는 가파른 물가상승률과 '빅스텝'을 비롯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강경한 통화긴축 기조가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5%로 예상했다. 이는 2월 전망치(3.1%)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으로, 지난 2008년 7월(4.8%)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또한 한은은 소비자물가가 당분간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으며, 근원인플레이션율과 기대인플레이션율 모두 3% 초반으로 전망했다.

반면 GDP 성장률 전망치는 2.7%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 2월 내놓은 전망치(3%)를 0.3%포인트 하회한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민간소비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글로벌 공급차질 영향으로 수출이 둔화된 것에 기인한다.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경기 둔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미 연준의 공격적 긴축 기조 역시 이번 인상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금통위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국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미 달러화가 상당폭 강세를 나타내었다. 주가는 위험회피심리가 강화되면서 큰 폭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이달 초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또한 이날 공개된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향후 2차례 회의에서 금리인상 목표를 0.5%포인트로 잡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며 금리인상과 보유 자산 매각을 통해 통화정책 기조를 신속하게 중립으로 전환하는 것에 동의했다.

이로 인해 시장에선 미국의 기준금리가 3.5% 수준까지 인상될 것이라 보고 있으며, 원·달러 환율은 크게 상승했다. 이에 한은 역시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한·미 금리차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었다.

금통위 관계자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며 "이 과정에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시기는 성장·물가 흐름,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를 포함한 해외경제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