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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테라 휴지조각 돼…금융당국, 사건 진상파악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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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테라 휴지조각 돼…금융당국, 사건 진상파악 나서

루나·테라 투자자들, 권도형 대표 등 사기 혐의로 고소
한때 시총 100조원 육박하던 테라·루나 몰락 이례적
금융당국,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서 '루나 사태'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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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9달러까지 치솟아 글로벌 가상화폐 시가총액(시가총액 약 50조원) 순위에서 10위권에 들었던 루나(LUNA)가 사실상 휴지조각이 돼 금융당국이 진상 파악에 나섰다.

루나·테라 투자자들, 권도형 대표 등 사기 혐의로 고소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루나·테라USD(UST) 투자자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는 권도형·신현성 대표를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상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고소장에서 "권 대표 등이 공모해 루나·테라 코인을 설계·발행해 투자자들을 유치하면서 알고리즘 상 설계 오류 및 하자에 관해 고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백서 등을 통해 고지한 것과 달리 루나코인의 발행량을 무제한으로 확대한 행위는 기만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한동훈 신임 법무부 장관의 지시로 재출범한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이 맡는다. 지난 20일자로 서울남부지검 합수단에 이번 사건이 배정됐다. 테라폼랩스의 투자자 유치 방식을 '폰지 사기'로 볼 수 있을지 등은 향후 수사 쟁점이 될 예정이다. 폰지 사기란 신규 투자자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제공하는 다단계 금융 방식이다. 검찰은 권 대표에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 상 사기 혐의 적용이 가능한지 집중 검토 한다. 최근 탈세로 수백억원을 추징당한 권 대표가 조세 포탈 혐의로도 수사 선상에 오를 가능성도 나온다. 하지만 구체적 혐의 입증은 쉽지 않아 보인다.

코인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폰지 사기가 성립되려면 계속해서 돈이 들어오지 않으면 시스템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했다는 증거가 필요한데 앵커 프로토콜의 구조를 살펴보면 그런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

한 때 시총 100조원 육박하던 테라·루나 몰락 이례적


그렇다면 한때 시가총액 100조원을 넘어서며 글로벌 코인 시총 순위 8위까지 치솟았던 테라와 루나가 일주일 만에 사실상 '제로(0)'가 되고 주요 거래소에서 퇴출 당하는 사건은 왜 발생했을까. 코인 가격이 폭락하거나 상장 폐지는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특히, 테라의 경우 주요 코인으로 꼽히는 큰 규모에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안정적 이미지를 줬던 탓에 충격이 크다.

스테이블 코인은 가격이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하는 코인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처럼 기존 자산에 견고하게 고정돼 있다. 이처럼 스테이블 코인이 일정한 가치로 묶여 있는 현상을 페깅(Pegging)이라고 부른다. 시세 변동 폭이 큰 일반 가상 화폐와 달리 코인 한 개 당 보통 달러·유로 같은 법정 화폐와 가격이 1:1로 유지되도록 설계됐다.

이 스테이블 코인이 가격을 유지하는 방식은 크게 두 종류다. 하나는 달러 또는 유로에 가치를 고정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코인 1개가 발행될 때마다 발행사는 1달러를 적립하는 방식으로 '1코인=1달러'라는 가치를 유지하도록 한다. 코인 시가총액 3위인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와 USD코인(USDC), 바이낸스USD(BUSD) 등이 이 방식으로 작동하는 코인이다.

테라·루나가 사용한 방식은 이와 다른 알고리즘 방식이다. 실제 달러를 사는 것이 아닌 프로그래밍을 통해 1코인=1달러가 유지되도록 하는 이른바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 방식이다. 테라와 다이(DAI) 같은 스테이블 코인이 이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 코인은 스테이블 코인과 쌍을 이루는 위성 코인(테라의 경우 루나)을 통해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

금융당국,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서 '루나 사태' 논의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의 루나 사태 관련 투자자 보호 대책 등에 대한 질문에 "가격과 거래 동향 등의 현황은 예의주시한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가상자산 거래업자 등에 대해 투자자 보호 관련 조치 들이 이뤄지도록 시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다만 고 위원장은 "법적으로 제도화가 되어 있지 않다 보니 구체적으로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투자자 보호 관련 '가상자산업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별도 조치가 어려운 상황으로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같은 날 정은보 금융감독원장도 스테이블코인 관련 임원회의를 열어 "감독당국의 역할이 제한적이지만 이번 사태 관련 피해 상황, 발생 원인 등을 파악해 앞으로 제정할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불공정거래 방지, 소비자피해 예방, 적격 가상자산공개(ICO) 요건 등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이 충실히 반영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테라USD(UST)와 루나 급락 사태에 대해 "가상 자산 시장의 신뢰도 저하, 이용자 피해 발생이 우려된다"며 "역외거래 중심의 가상자산시장의 특성상 향후 해외 주요감독당국과도 가상자산 규율체계 관련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