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거래일 대비 0.1원 하락한 1284.1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전거래일 대비 7.2원 하락한 1277원으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하락폭을 급격히 되돌리며 오전 중 1282원선을 회복했다.
이날 이 총재는 국내 급격한 고물가 기조를 지적하면서 "앞으로 우리나라 물가 상승이 어떻게 변할지, 성장률이 어떻게 변화할 지를 조금 더 봐야 (빅스텝 등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실상 물가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빅스텝을 검토하겠다고 시사한 것.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재 부각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국가통계국에 따르면 4월 중국의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1.1% 감소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6.5%)를 크게 하회하는 수치로, 코로나19 확산이 가시화된 2020년 3월(-15.8%) 이후 최저치다.
이밖에 3월 전년 대비 5% 증가했던 산업생산도 2.9% 감소 전환하는 등 봉쇄령의 여파를 직격으로 맞았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달러당 위안화 가치도 전거래일 대비 0.31% 증가한 6.8147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8.3%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8.1%)를 상회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당초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0.75%포인트 금리 인상에 대해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일주일 만에 "경기 연착륙이 쉽지 않겠지만, 경제가 예상대로 움직이면 향후 두 번의 통화정책회의에서 0.5%포인트 인상이 적절할 것"이라고 기존 입장 대비 약해진 발언으로 경기둔화 우려에 불을 지폈다. 그 결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0.21%포인트 하락한 2.92%를 기록하며 3%대에서 내려오기도 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우려가 진정되지 못하면서 소위 '킹 달러' 현상을 제어할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달러화 가치는 가파른 상승에 따른 부담감으로 주춤해질 수 있지만 달러화 가치가 하락을 기대하기는 당분간 힘들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유로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유로 가치 반등을 이끌 수 있는 계기나 변수가 부재하다는 점,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우려로 인해 위안화 가치 불안 추세 역시 이어진다는 점 등은 킹 달러 현상을 당분간 뒷받침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