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4.4원 하락한 1284.2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1290.8원으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1291원을 터치했지만, 이내 하락세를 보였다.
이런 급격한 환율 상승세를 막은 것은 외환당국의 경계감이다. 이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통령 주재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에 "최근 외환시장 등의 불확실성이 크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을 면밀히 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대응체계를 갖춰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비상경제 대응 태스크포스(TF)에서 "우리 경제는 주요국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 등으로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하고 있다"며 환율 변동성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환율 급등세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는 점도 하방압력에 힘을 보탰다. 최근 1290원대를 돌파했던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7월 14일(1293원, 종가기준)이었다. 또한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020년 3월에도 1285.9원에 그쳤다.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던 당시와 2% 후반대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되는 현재와는 경제적 펀더멘탈의 견고함에서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 양호한 대외건전성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것은 에너지 가격 불안, 중국 경기 둔화 여파 등에 따른 국내 무역수지 적자 폭 확대, 미 연준의 공격적 긴축 기조 등의 불확실성에 기인한다. 이에 향후 정부당국의 적극적인 외환시장 개입 강화가 예상된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외환보유고 규모나 경상수지 흑자 기조 등에서 볼 때 대외건전성이 양호하다"며 "그러나 새정부 취임 이후 경제여건에서 물가·환율·금리가 당면과제로 부상함에 따라 외환시장 개입 강화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하반기 국내 경기는 물론 글로벌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국내 경제 펀더멘탈에 대한 확신을 강하게 할 수는 없지만, 국내 펀더멘탈과 원·달러 환율간 괴리현상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향후 미 연준 금리 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다면 1300원 안착보다 1200원대로 하향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