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거래일 대비 2.2원 상승한 1290.8원에 개장했다. 전일 원·달러 환율은 1282.5원으로 상승 출발해, 장중 1291원을 넘어서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이었던 지난 2009년 7월 14일(1293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후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하락할 일만 남았다는 '피크아웃' 설이 시장에 확산됐다. 시장은 미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기조가 일부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으며, 이는 이달 들어 달러화 강세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11일(현지시간) 발표된 4월 CPI는 전년 대비 8.3% 상승했다. 시장전망치(8.1%)를 상회하는 상승세에, 시장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단기간에 완화되기 어렵다는 것을 인지했다. 이에 6·7월뿐만 아니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를 증폭시켰다. 이로 인한 달러화 강세가 원화 약세 압력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주요국 상황 역시 달러 강세 흐름을 뒷받침한다. 특히 중국 주요 대도시의 봉쇄령이 장기화되면서 경제적 손실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피해액이 18조위안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달러당 위안화 가치는 6.8위안대를 돌파한 상태다. 이로 인해 13일 새벽 달러 인덱스는 0.7% 상승한 104.76을 기록한 상황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환율이 1300원대로 진입할 것이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었기 때문.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불안과 미 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에 따른 한·미 금리 역전 가능성 등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1300원대 진입은 다소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확산 최기 기록적인 원화 약세를 기록한 2020년 3월과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7월의 경우 GDP 성장률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던 때였다. 현재 GDP 성장률이 2% 후반대로 예상되는 만큼, 경제 펀더멘탈 면에서 비교할 수 없다는 것. 결과적으로 미 연준의 긴축기조 등 대외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다면 1200 원대로 하향 안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조금씩 힘을 얻고 있다.
이어 그는 "오늘 윤석열 대통령이 한은 총재, 경제부총리와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외환시장 안정과 관련된 발언이 나올지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