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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IRA 논란, 국가ESG 패러다임에 위기인가, 기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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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IRA 논란, 국가ESG 패러다임에 위기인가, 기회인가

이혜주 국가ESG연구원 공동대표
이혜주 국가ESG연구원 공동대표
마케팅의 그루 필립 코틀러는 ‘ESG 시대에는 변하지 않으면 5년 내 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팬데믹에 이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웰빙은 사라지고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강달러 충격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ESG 신산업으로 진행하는 패러다임 속에서 미래시장 선점을 위해 총력을 다하는 국가간 경쟁은 점입가경이다. 미국은 90년대로 회복하는 ‘Made in America’ 기치 하에 ‘제조업 르네상스’와 ‘첨단제조 시스템 부활’을 외치면서 탈세계화를 통한 리쇼어링(Reshoring)을 강요하고 있다. 한·미간 ESG 협력이 긴요한 상황에서 무엇보다 뜨거운 감자는 단연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한국산 전기차에 약 1000만원 보조금을 빼버리겠다니 관련 한국 기업은 초유의 비상상황이다. IRA에 의하면 세액 공제 혜택을 위해서는 전기차 배터리 부품 원자재 50% 이상 활용한 북미산인 경우에만 가능하며 내년부터 배터리 광물도 최소 40%를 미국산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의 공급망을 이용해야 한다. IRA는 한마디로 ‘미국기업 지원 법안’이다.

특히 IRA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율을 끌어올리리기 위해 정치적 악용을 목적으로 혈맹국과의 약속을 뒤집은 신뢰성의 문제가 제기된다. 미국 언론들도 IRA는 바이든 대통령이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법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졸속하게 급조된 ‘정치적 레토릭’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한국의 경우 미국의 CAFE(기업평균연비규제제도) 법규 때문에 한국 전기차를 팔지 못할 경우 미국서 자동차 자체의 판매가 불가능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한국인이 분노하는 것은 미국 전기차의 경쟁력이 떨어지자 한국을 희생양으로 만들었다는 여러 징후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미국이 ESG관련 신수종 미래 산업의 생태계를 중국에 빼앗기면서 ‘중국 기업의 배제’를 핑계로 인기가 치솟는 한국 전기차의 싹을 잘라 미국으로 판갈이 하려는 ‘한·미 전쟁’으로 변질됐다는 점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 전기차가 조지아주 공장 착공이 확정된 다음에 IRA에 서명할 정도의 치밀한 속내가 보인다. 미국은 삼성전자 반도체 인프라를 살살 빼내는 대신 인텔 육성을 위한 최우선 정책을 펼치는 한편 중국과 관련 있는 기업을 제거한다면서 미국 기업은 눈감아주는 이중적 잣대를 보인다. 애플은 아이폰의 90%가 중국생산에 의존하는 등 대부분 중국소유 위탁 생산업체에서 이루어지면서 중국 스마트폰 생태계에 공헌하는 브랜드이다. 최근 애플은 낸드플래시와 D램을 조달했던 삼성과 SK하이닉스를 버리고 메모리 반도체 신규 납품처를 중국으로 변경했다.

중국 견제를 핑계로 한국을 ‘칩4 동맹’으로 유혹하지만 미국이 과거 일본이 미국의 반도체를 능가하자 미·일 반도체 협정을 통해 무너뜨렸듯이 오늘날에도 전기차는 물론 반도체와 바이오산업에 이르기까지 한국 견제용 법안을 쏟아내놓는다. 미국 상무부는 삼성 등에 반도체 기밀 자료를 요청하더니 일본과 2나노 개발을 위한 합작이 드러났다. 이처럼 미국은 자체적 기술 배양과 양산 능력을 확보할 때까지 삼성전자에 의존한 후 배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난해 G7 정상회의에서 한국의 백신 허브 계획을 적극 지원을 하겠다던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에도 한국의 뒤통수를 쳤을 뿐 아니라 미국의 첨단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합병 못하도록 투자 심사를 강화, M&A 문턱을 높였다. 나아가 원전도 미국이 한국을 하청업체로 협업해 진출하려는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한국의 먹거리를 건드리지 않았던 미국조차 ESG산업 혁명의 기로에서 자국의 이익을 위해 언제든 혈맹도 배반할 것이라는 냉혹한 현황에서 바람직한 기회를 찾을 수 있을까. 그동안 한국은 더 빠르게(Faster), 더 깊게(Deeper), 더 똑똑하게(Smarter), 더 넓게(Wider) 대응하면서 위기관리 능력을 축적해왔는데 이제 ESG 산업시대에는 ‘발상의 대전환’이 요구된다. 일단 전기차는 차체보다 전기차량 원가의 최대 40%를 차지할 정도로 배터리의 지위가 높아져 자동차 역사상 가장 비싼 부품에 속한다. 미국생산 전기차가 수출할 경우에도 한국 배터리가 탑재되는 등 미국 전기차의 한국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결과적으로 한국 업체는 전 세계적으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

둘째, 정부, 국내외 관련기업 나아가 미국 공화당이 일체가 되어 재검토를 구하거나, 미국 투자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겠다는 맞대응 작전이 필요하다. IRA통과 이후 예상치 못한 한국의 반발에 미국에서 약 400조 원이 증발해버리니 미국 주지사, 공화당 의원 및 포드 CEO 등이 한국으로 날라 오고 있다. 임금이 비싼 미국서 비싼 전기차를 만드는 와중에 중국 전기차는 가성비를 강점으로 전세계 시장을 잠식하게 되니 미국의 IRA는 최악의 법인 셈이다.

셋째, 다변화 전략으로 이미 한국의 첨단 공장에 러브콜을 부른 EU나 미국과 FTA를 맺은 북미 및 남미의 칠레 등에 공장 확충이 가능하다. EU의 무역통상부에서는 미국의 IRA법안에 즉각 반발하는 의사를 밝혔듯이 다극화 체계에서 미국에 중립적인 국가도 많다. 홍콩의 SCMP에 따르면 세계적 반도체 장비업체 ASML(네덜란드)이 미국의 압박 속에서도 이탈해 중국내 인력 확대를 추진해 중국인원이 5년 전보다 3배가 늘었다고 한다.

넷째, 문제의 법안인 미국 재건법안은 작년부터 추진됐는데, 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이미 예견된 일로 일본은 선제 로비로 피해를 줄인 반면 한국의 늦장 대응에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미국의 경제구조가 변하듯이 국제적 정보수집과 더불어 로비활동도 중요하다. 미국에서 로비는 대다수 기업들이 활용할 만큼 헌법에 보장된 권리이다. 마지막으로 "미국·일본·중국 기술 모두 한국 뒤져…미국의 자존심은 사라졌다"는 유럽 언론의 평가같이 기술이 권력인 시대에서 한국이 초격차 기술발전을 이루도록 적극적으로 후원해야 할 것이다.


이혜주 국가ESG연구원 동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