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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일진머티리얼즈 M&A, 소액주주 보호 지켜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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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일진머티리얼즈 M&A, 소액주주 보호 지켜질까?

허재명 사장의 지분 시가는 26일 종가 기준 2조55억원 달해…“경영권 프리미엄을 소액주주들과도 공유할 수 있는 방안 모색해야”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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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그룹이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동박을 생산하는 일진머티리얼즈 매각에 나서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주식 양수도에 의한 경영권 변경시 소액주주를 보호한다는 공약이 실현될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의 경영권이 바꿔질 때 최대주주인 오너가와 특수관계인들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기고 지분을 팔고 떠날 수 있지만 일반주주나 소액주주들에게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주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팔고 떠날 때 일반주주나 소액주주들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도록 제도화되어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시 경영권 변경시 소액주주 보호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 3일 국정비전과 국정과제에서 경제분야의 국정과제로 자본시장 혁신과 투자자 신뢰 제고로 모험자본 활성화를 제시하면서 소액주주 보호 방침을 밝혔습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주식 양수도에 의한 경영권 변경시 소액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의무공개 매수 제도의 도입을 검토했으나 아직 법제화를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의무공개 매수 제도는 M&A(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특정회사의 주식을 사들일 때 잔여주식 전부를 공정한 가격에 일정비율 이상 의무적으로 매수, 청약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의무공개 매수 제도는 경영권이 바뀔 때 소액주주에게도 경영권 프리미엄이 지급될 수 있어 주주 평등권 구현과 함께 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의무공개 매수 제도는 지난 1997년 증권거래법 개정을 통해 도입됐으나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신속하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폐지됐습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최근 매각 주관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하고 국내외 인수 후보군에 티저(투자설명서)를 발송했습니다.

일진머티리얼즈의 지분 매각 대상은 허재명 사장의 지분 53.3%(2457만8512주)과 부친인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의 지분 0.03%(1만4600주), 허 사장의 누나인 허세경씨의 지분 0.02%(8922주)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코스피 상장사로 26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3조7626억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오너가의 지분 매각 방침이 밝혀지만서 25일에는 10.97% 급락했고 26일에도 2.39%의 하락을 이어갔습니다.
허재명 사장의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53.3%는 시가 2조55억원 규모에 달하고 있습니다.

일진머티리얼즈 M&A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일진 오너가에서만 가져갈 것인지 아니면 일반주주와 소액주주들과 공유할 것인가들 놓고 오너가와 소액주주 간 첨예한 대립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허재명 사장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일반주주나 소액주주들과 나누지 않고 독점할 경우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팔고 떠날 수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내세운 소액주주 보호라는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M&A 업계에서는 윤석열 정부에서 시도되는 대기업의 첫 번째 주식 양수도에 의한 경영권 변경 케이스라는 점에서 일진머티리얼즈의 M&A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샘의 조창걸 전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은 보유 주식을 매각하면서 100%에 가까운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긴바 있습니다. 한샘의 현재 주가는 M&A가 거론될 직전의 가격보다도 훨씬 떨어져 일반주주와 소액주주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는 처지입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한샘의 사례와 같이 대주주의 경영권 매각으로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는 데 대해 구제하려는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동박을 생산하고 있고 기술력도 높아 인수를 탐내는 그룹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경영권 프리미엄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1987년 8월 11일 설립됐습니다. 사업 초기 덕산금속으로 설립됐고 1996년 3월 1일 일진소재산업으로 상호를 변경했고 2010년 10월 8일 일진머티리얼즈로 사명을 바꿨습니다.

허재명 사장은 창업주인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의 차남으로 2006년 1월 일진머티리얼즈의 전신인 일진소재산업의 대표이사 전무로 취임하면서부터 줄곧 일진머티리얼즈의 경영을 맡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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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진머티리얼즈의 2000년 지분 분포는 허재명 35.60%, 허정석 16.95%, 허진규 0.22%, 허세경 0.17%, 허승은 0.17%로 오너가에서 53.11%를 보유했고 일진 20%, 일진경금속 14.92%, 일진전기공업 11.97%로 오너가와 일진그룹 계열사가 지분 100%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그후 상장과 오너가의 지분 매입과 매각 등을 거쳐 올해 3월말 현재 허재명 사장이 지분 53.30%, 허진규 회장이 지분 0.03%, 허세경씨가 지분 0.02%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나 정상화 후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연결기준 매출액 6889억원, 영업이익 699억원, 당기순이익 63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001억원, 영업이익 216억원, 당기순이익 276억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롯데그룹을 비롯해 SK그룹, LG그룹, 포스코그룹 등이 인수 후보기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일진머리티얼즈 M&A에서 허재명 사장과 오너가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독점할 경우 소액주주의 반발 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어 경영권 프리미엄을 소액주주와 공유하는 방안으로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