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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업계, ‘몸집 키우기’ 대신 ‘내실 다지기’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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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업계, ‘몸집 키우기’ 대신 ‘내실 다지기’ 집중

체질 강화와 수익성 확보 통해 안정적인 비즈니스 환경 마련


쿠팡 대구 풀필먼트 센터 전경. 사진=쿠팡
쿠팡 대구 풀필먼트 센터 전경. 사진=쿠팡
코로나19 엔데믹이 본격화되면서 이커머스시장 성장세가 주춤한 모양새다. 그동안 규모의 경제를 내세우며 몸집 키우기를 해왔던 이커머스 업계가 내실 다지기에 본격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물류 전문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와 함께 중소상공인들이 상품 입고만 하면 이후의 보관, 포장, 재고관리, 배송, 반품 등 풀필먼트 서비스 일체(fulfillment and logistics by Coupang)를 제공하는 ‘로켓그로스’(Rocket Growth)를 도입한다.

쿠팡은 지금까지 직매입 상품에만 로켓배송을 적용해왔다. 앞으로는 새로 론칭한 로켓그로스를 통해 일반 배송으로 2일 이상 걸렸던 마켓플레이스 상품들도 당일이나 익일에 로켓배송을 받을 수 있어 고객들은 더 많은 상품을 당일 또는 익일 배송으로 받을 수 있게 된다.

기존 마켓플레이스 입점 중소상공인들은 창고를 별도로 임차해 상품을 보관하고 고객 주문이 들어오면 제품을 포장해서 별도 계약한 배송업체를 통해 배송해야 했다. 보관, 포장, 배송 비용을 각각 지출해야 했기 때문에 번거롭고 별도 관리 인력도 필요했다. 배송도 배송업체 사정에 따라 2일 이상 걸리고 심지어 주말에 들어온 주문은 3~4일 이상 걸리기도 했다. 교환이나 반품도 문제였다. 교환이나 반품 요청이 오면 중소상공인들은 직접 고객을 응대하고 교환·반품도 처리해야 했다.

로켓그로스를 통해 중소상공인들은 CFS의 물류창고에 제품을 입고만 하면 더 이상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제품의 보관, 포장, 배송도 모두 CFS가 맡아서 하고, 심지어 교환, 반품, 고객응대도 로켓그로스가 맡아서 하는 등 중소상공인이 가장 필요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된다. CJ대한통운, 한진 등 택배 업체를 이용하던 오픈마켓 판매자들에게 배송까지 쿠팡에 맡기는 선택지가 생기게 된 것. 판매자들은 택배를 이용할 때처럼 건당 물류·배송비를 더 내면 된다.

11번가는 물류 효율화를 위해 자체 물류 대신 제조사·판매사의 물류센터를 활용하는 ‘벤더플렉스’ 방식을 활용 중이다. 익일 배송하는 직매입 서비스인 ‘슈팅배송’ 상품 중 제조사나 판매자의 물류센터 공간에 11번가 주문에 대응하는 별도 공간을 확보해 직접 배송하는 방식이다. 광주와 대전 지역에 위치한 매일유업(음료), 미래생활(티슈), 쌍용씨앤비(화장지) 등 3개사의 물류센터 공간에 11번가 고객 수요를 반영한 제품을 쌓아뒀다가 판매하는 형태다. 이를 통해 11번가는 물류센터를 따로 거치지 않아 물류비용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국내 2위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요기요는 내실 다지기를 위해 비용에 대한 부분을 개선했다. 31일까지 ‘고객 배달요금 지원 이벤트’를 진행 중인 요기요는 ‘월정액’과 ‘수수료’ 2종으로 운영했던 주문 중개 과금 수수료를 단일 체계로 바꿔 운영 효율화에 나선다. 음식점들의 수요가 적은 월정액 상품을 폐지해 배달 시장 외면 속 관리·운영 비용 절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요기요의 월정액 주문 중개 상품은 2015년 8월 처음 선보였고 월 7만9000원만을 내면 별도의 주문 중개 비용을 내지 않아도 되는 이른바 광고 상품이다. 요기요에 따르면 월정액 주문 중개를 사용하는 음식점은 요기요 입점 전체 음식점의 1%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수요가 적은 월정액 상품을 폐지하고 건당 중개 수수료 12.5%를 내는 단일 상품으로만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G마켓도 시스템의 내실화를 진행 중이다.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선 전문관 ‘스마일프레시’를 지난해 하반기 도입하면서 별도 운영하던 스마일 배송 내 새벽배송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종료했다. 이미 G마켓은 ‘스마일프레시’가 식품 카테고리 성장을 견인하며 약 6개월만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또 해외직구에 특화한 패밀리 사이트 G9 서비스도 지난해 말 종료했다. G마켓은 모바일쇼핑이 보편화되고 해외직구 역시 일반화돼 차별성을 갖기 힘든 상황임을 감안해 G9 서비스를 종료하는 대신 관련 콘텐츠 및 해외직구 역량을 G마켓으로 일원화하는 등 전략을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 선보이는 신규 서비스들은 규모의 경제로 몸집만 불렸던 이커머스 업계의 늘어나는 적자에 대한 대응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보인다”며 “여러 가지 비즈니스들로 인해 고객이 분산되고 사이트 운영 효율성도 떨어졌는데 사업구조의 재편을 통해 체질 강화와 수익성 확보 등 안정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양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luswate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