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모판역류증은 심장 내 승모판막이 완전히 닫히지 않아 좌심실에서 심방 내부로 혈액이 역류해 좌심실에 부담을 주고 전신으로 뿜어내는 혈액량은 줄어드는 질환이다. 심장 내 승모판막은 좌심실과 좌심방 사이에 위치해 혈액이 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출입문 역할을 한다.
승모판막을 구성하는 두 개의 판 사이를 클립으로 집어 판막이 열리고 닫힐 때마다 생기는 빈틈을 없애 혈액 역류를 감소시키는 것이다. 마이트라클립시술은 개흉을 하지 않아 심장을 일시적으로 멈출 필요도 없다. 또 환자의 체력적 부담이 적고 시술 후 1주 이내 퇴원이 가능하다. 미국·유럽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마이트라클립시술을 시행해왔다.
반면 국내에서는 이 시술이 신의료기술로 승인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데다가 환자에 따라서는 3~4시간 정도 걸리는 고난도 시술이라 한림대성심병원을 비롯해 일부 병원에서만 가능하다. 이번에 시술을 받은 반영수 씨(가명, 80세)는 심각한 호흡곤란증세로 고윤석 교수를 찾았다가 중증 승모판역류증 진단을 받았다.
반 씨는 즉시 심장수술 등 빠른 치료를 받아야 했으나 평소 심방세동과 고혈압을 앓고 있었다. 또 뇌졸중 병력도 있는 고위험군 환자로 개흉 수술을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고윤석 교수는 반 씨에게 마이트라클립시술을 시행키로 했다.
하트팀은 최소침습으로 반 씨의 사타구니 정맥에 가느다란 관을 넣어 심장 내부에 도달시킨 다음, 3D경식도초음파를 통해 클립의 정확한 위치와 승모판의 해부학적 구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벌어진 승모판에 클립을 장착했다. 반 씨는 시술 후 건강을 되찾고 퇴원했고 이후 외래진료에서 승모판역류증에 의한 호흡곤란 증상이 호전됐음을 확인했다.
고윤석 교수는 “마이트라클립시술이 성공적으로 끝났을 때 장기 예후가 수술과 비슷할 정도로 우수하다”면서 “수술이 불가능한 고위험군 환자나 심부전에 의한 이차성 승모판 역류는 수술적 치료가 적응증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마이트라클립 시술은 훌륭한 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지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ee787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