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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門 거의 닫혔지만, 이커머스업계 "그래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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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門 거의 닫혔지만, 이커머스업계 "그래도 간다"

컬리·11번가·오아시스마켓은 "일단 직진"
SSG닷컴 "서두르지 않고 기조대로 진행"

IPO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이커머스업계가 예정대로 상장을 추진 중이다. 사진=각사.
IPO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이커머스업계가 예정대로 상장을 추진 중이다. 사진=각사.
미국발 금리 인상에 국내 증시가 위축되고 있다. 국내 증시가 부진하자 투자심리도 악화돼 기업공개(IPO)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SK쉴더즈, 현대엔지니어링 등 6개 기업이 IPO계획을 철회할 만큼 지난해와 시장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이에 IPO를 앞두고 있는 이커머스업계는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길 기다리는 눈치다. 올해와 내년 초 증시 입성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 중인 곳은 컬리, SSG닷컴, 오아시스마켓, 11번가 등이다. 이들은 증시 불황에도 상장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지난 3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로 거래소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거래소 상장 심사가 통과되고 예정대로 상장에 성공하면 이커머스 업계 첫 상장사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SSG닷컴은 IPO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상장 작업을 완성도 있게 준비한 만큼 적절한 시기에 증시 입성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SSG닷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언제든 상장할 수 있게 준비가 돼 있다"며 "연초 수립한 계획대로 주관사와 긴밀히 협업해 서두르지 않고 상장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11번가와 이커머스 중 유일한 흑자를 내고 있는 오아시스마켓도 일단은 계획대로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오아이스마켓 관계자는 "증시 상황이 좋지 않지만 상장 이후 안정적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을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를 중점에 두고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직진을 선택한 이커머스업계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려를 표한다. IPO 시장은 하반기 전망도 어둡기 때문이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투자 심리도 신중세로 돌아섰다.
이커머스업계의 성장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도 악재로 꼽힌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본격화로 온라인 쇼핑 시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상장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기대보다 낮게 평가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증권가는 올해 온라인쇼핑 시장 성장률을 9~13% 수준으로 전망한다. 그동안 온라인쇼핑 시장은 20%대 고성장을 이뤄왔으나 올해는 이 같은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유통업체 3월 매출 동향에도 온라인 채널 성장 둔화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채널의 3월 매출은 전년 대비 7.9% 증가했다. 2020년과 2021년 20% 수준의 성장을 유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커머스업계는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전자상거래 성장 폭이 10%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올 1분기 네이버와 SSG닷컴, 쿠팡 등은 여전히 20%대의 두자릿수 상승을 이어 갔다"면서 "미리 예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어 "4050 엄지족도 팬데믹 기간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과 메리트를 충분히 느끼고 있어 이커머스 시장 성장은 꾸준할 것으로 본다"며 "엔데믹시대에 성장이 잠시 주춤할 수도 있지만 온라인 쇼핑이 실생활에 깊숙이 파고든 만큼 성장성은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이커머스업계의 고질적 문제인 적자도 해결해야 할 난제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체들을 평가하는 것은 상장 전 뿐만 아니라 상장 후에도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적자 기업들의 수익성 전망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는 이커머스 사업모델(BM)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제조업 중심으로 성장해 플랫폼 사업에 대해서는 경직돼 있다"며 "흑자가 당연시 되는 오프라인 유통업체와는 다르게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