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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에 자리잡는 '아트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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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에 자리잡는 '아트 마케팅'

아티스트들과 협업, 매장에 작품 전시·굿즈 판매
브랜드 환기 효과·재밌는 소비 경험 제공 전략


국내외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한 곳에 볼 수 있도록 꾸민 '스퀘어강남' 모습. 사진=SPC그룹이미지 확대보기
국내외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한 곳에 볼 수 있도록 꾸민 '스퀘어강남' 모습. 사진=SPC그룹

아티스트 '나난', 아트디렉터 '차인철'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국내 유명 작가 작품이 외식업계에 등장했다. 매장 공간을 유명 작가의 작품으로 꾸미고 이들과 협업한 다양한 굿즈도 판매한다. 단순히 먹는 재미를 넘어 보고 즐기는 재미까지 더한 곳으로 탈바꿈 중이다. 예술을 즐기는 팬들은 이들 작품을 소장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어 더욱 호감을 보인다.
매장 전체를 '예술'로 채우고 있는 '스퀘어강남'이 대표적인 곳이다. SPC그룹은 기존 'SPC스퀘어'를 새롭게 단장한 '스퀘어강남'을 최근 오픈했다. 푸드테인먼트 콘셉트로 무장한 이 곳은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한 데 모아 색다른 매장 경험을 제공한다.

건물 외관과 엘리베이터, 벽면은 세계적 그래피티 아티스트인 마틴 론(Martin Ron)과 협업해 활기찬 분위기를 전달한다. 건물 1층에 위치한 쉐이크쉑 매장은 '팝핑!(Popping!)'을 주제로 한 아트 디렉터 차인철의 드로잉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2층에 위치한 배스킨라빈스와 던킨 매장은 비알코리아 디자인센터인 '스튜디오 엑스트라'와 미국 디자인 에이전시가 협업한 아트웍을 선보인다.

쉐이크쉑 22호점이 열릴 수유점은 오픈 전까지 호딩 아트를 선보인다. 호딩 아트는 매장 오픈을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공공예술 이벤트로 쉐이크쉑만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호딩 아트는 권도희 일러스트레이터와 함께 만든 것으로 '에피소드 수유'를 주제로 한다.

SPC그룹 관계자는 "맛있는 음식들과 감각적인 디자인을 결합해 고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하겠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효도치킨이 아티스트 나난과 선보인 '효자소반'. 사진=효도치킨이미지 확대보기
효도치킨이 아티스트 나난과 선보인 '효자소반'. 사진=효도치킨


'롱롱타임플라워'로 잘 알려진 아티스트 나난과 협업한 곳도 있다. 효도치킨은 나난과 '효도소반'을 선보여 주목 받고 있다.
효도치킨은 한국만이 갖고 있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정서를 바탕으로 하는 브랜드인 만큼 이번 나난과의 프로젝트를 통해 브랜드 특유의 감정을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이번에 제작된 효도소반은 나난 특유의 그림체와 한국적 감성이 잘 묻어난다. 소반 상판의 모란꽃과 나비에 둘러싸인 봉황을 일월오봉도와 소나무 사이에 그려 넣는 등 부귀영화와 장수의 염원을 담아냈다. 효도치킨 관계자는 "효도소반은 아티스트 나난이 '효도'를 떠올렸을 때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며 "어릴 적 할머니 댁의 까만 자개 소반에 정성껏 만든 음식을 내어 드리던 기억이 모티브가 됐다"고 설명했다.

보드람치킨은 국내 아티스트 '그레타프리든'과 함께 아트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기존 치킨 브랜드에서 선보이지 않은 신선하고 독창적 아트웍을 통해 장수 브랜드에 국한된 이미지를 탈피하고 MZ세대에게 브랜드 친밀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커피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도 지난 2~3월 아트디렉터 차인철과 함께 밝고 유니크한 일러스트가 인상적인 블랭킷을 선보였다. 또 일부 매장은 외관을 그의 일러스트로 꾸미는 한편 테이크아웃 전용 컵 홀더 등에 차인철의 그림을 삽입하기도 했다.

외식업계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고 브랜드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SPC그룹 관계자는 "장소 경험이라고 표현하고 싶은데 이 장소 경험은 때론 소비자에게 큰 위로를 줄 수 있는 활동이기도 하다"며 "여러 브랜드가 지친 소비자를 위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아트스트와 협업을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기존 브랜드 대한 환기 효과도 크다"고 덧붙였다.

효도치킨을 운영하는 외식기업 SCBH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은 재미있는 소비에 관심이 큰 것 같다"며 "이런 소비자들 눈길을 잡기 위해 아티스트 또는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외식업계 관계자는 "MZ세대의 주목을 받는 아티스트와 협업한 굿즈는 바이럴 효과를 누리면서도 고객에게 작품 소장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며 "홍보 효과가 충분해 업계가 이를 적극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