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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人] 박상진 엑스바엑스 대표 “BTS 처럼 전세계 뒤흔들 식당 나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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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人] 박상진 엑스바엑스 대표 “BTS 처럼 전세계 뒤흔들 식당 나올 것”

식자재 비교 주문 플랫폼 오더플러스…14만여 제품 입점
공급망네트워크, 미래형식당 인프라, 사업자금융 등으로 자영업자 신뢰 얻어
ESG경영에도 관심···자영업 자녀 대상 교육프로그램도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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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엑스바엑스 대표
# 이른 새벽, 골목 안 음식점 앞에 트럭 한 대가 도착한다. 체격 좋은 아저씨가 내려 계란, 양파, 배추를 부지런히 부려 놓는다. 하루 장사를 위해 음식점들은 이렇게 아침을 연다.

박상진 대표는 매일 식자재를 준비하기 위해 고민하고 발품파는 자영업자들을 보며 아이디어를 얻었다. 한눈에 식자재 가격을 비교하고 원하는 제품을 가져다 줄 수 있는 플랫폼 ‘오더플러스(orderplus)’가 탄생한 배경이다. 서울 가락동 사무실에서 '식당을 위한 아마존'을 꿈꾸는 엑스바엑스 박상진(30) 대표를 22일 만났다.

박 대표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사업을 꿈꿨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에 진학하고 동아리 활동으로 창업을 시작했다.

박 대표는 "고등학생 때 책을 읽으며 삼성, 도요타, GE의 공통점은 하나의 산업을 일으켰다는 점을 찾았다"며 "내가 일으킬 수 있는 사업을 뭘까라는 고민을 꾸준히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요식업에서 답을 찾았다. 산업 규모는 크지만 제대로 된 인프라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2013년 대학교 2학년 때 빌린 돈 2000만원과 정부지원금 3000만원을 더해 사업을 시작했다. 수입 맥주가 유행하기 시작하던 때 맥주와 맥줏집을 추천해주는 플랫폼 '오마이비어(Oh my Beer)'를 론칭했다. 입소문을 타며 가입자 5만명, 제휴점 220곳을 넘겼지만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어 쓰디 쓴 첫 실패를 맛봐야 했다.

박 대표는 새로운 아이템을 찾았다. 당시 알고 지내던 사장님으로부터 식자재 주문과 관리가 쉽지 않다는 말을 듣고 아이디어가 번쩍했다. 지금은 14만종의 식자재가 입점한 오더플러스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오더플러스는 공급망 네트워크, 미래형식당 인프라, 사업자금융 구축을 핵심으로 한다.

오더플러스 주요 서비스이미지 확대보기
오더플러스 주요 서비스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면 셰프 출신 MD들이 정성껏 고른 신선식품을 직접 가게 냉장고까지 넣어준다. 박 대표는 가게 안 냉장고에 물건을 넣을 수 있으려면 열쇠가 있거나 도어락 비밀번호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고객들의 신뢰가 바탕이라고 강조한다.

박 대표는 외상거래가 빈번한 외식업계에 맞춰 '슬로우페이(Slow Pay)'도 도입했다. 오더플러스 플랫폼 안에서 절차를 간단히 해 외상거래가 가능하도록 했다. 밀키트는 박 대표가 생각하는 미래형 식당의 아이템이다. 많은 자본과 기술이 없는 동네 음식점에서도 밀키트로 24시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앞으로의 사업 계획에 대해 "아마존이 처음에는 도서 판매로 사업을 시작했던 것처럼 오더플러스도 식재료에서 출발하지만 각종 기자재나 인테리어 소품까지 한번에 고를 수 있는 식당을 위한 아마존이 되는 것이 비전"이라며 "식당 중에도 BTS와 같이 전세계를 호령하는 식당이 나오지 못하라는 법은 없다"고 답했다.

예비창업자나 2,3호점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프랜차이즈들에게 솔루션을 제공하고 필요한 기자재와 인테리어 용품을 비교할 수 있도록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슬로우페이를 통해 할부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은 또 다른 강점이다.

박 대표는 ESG경영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사회 공헌활동인 '시드 플러스(Seed plus)'는 식당 경영으로 바쁜 자영업자 자녀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그는 "동기부여에는 7가지 단계가 있는데 그 시작이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내가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는 것"이라며 "자영업자 자녀들을 위해 김앤장, 포스코 등에서 직업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아직까지도 외식업이 생계형 사업이라는 인식이 많지만 외식사업은 스타트업이며 콘텐츠 산업"이라며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각자의 창의성을 발휘할수록 반도체 못지 않은 든든한 산업의 뿌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도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bh75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