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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기상전문가 “지구온난화 최대 수혜국은 러시아…2080년 시베리아 동토 절반 농지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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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기상전문가 “지구온난화 최대 수혜국은 러시아…2080년 시베리아 동토 절반 농지될 것”

해외 기상전문가들이 지구온난화의 최대 수혜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시베리아 동토.이미지 확대보기
해외 기상전문가들이 지구온난화의 최대 수혜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시베리아 동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기후변화에 대해 “2도 정도의 기온 상승은 그다지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활동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것은 2080년까지 시베리아의 절반이 농지가 될 것이라는 가능성을 보면 푸틴이 의도하는 것은 분명하다.

■ 극지로 밀려드는 사람들

지난 2년 동안 ‘뉴욕타임스’와 미국 독립언론 ‘프로퍼블리카’는 기후변화에 따른 세계적 대이주를 보도해 왔으며, 이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 2070년까지는 3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살아가기에 적합하지 않은 기후에서 살게 될 것이며, 그 결과 수천만 명의 이주자들이 미국 북부, 유럽 북부로 몰려들게 될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 이주자들은 북쪽으로 이주할 것이다. 북쪽으로는 지상 최대의 땅과 경제적인 기회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보도에서 밝힌 것처럼 미국에서도 이상고온이나 가뭄, 해수면 상승으로 수백만 명의 미국민이 집에서 쫓겨나게 될 것이며 인구 통계가 격변할 가능성이 크다.

그때 누가 이익을 볼 것인가. 그리고 기후 안정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여행 종착지로 가장 적합한 곳은 어디일까? 인간이 생존하기에 적합한 장소는 결국 미국이나 유럽이 아닌 극지로 가게 될 것이고, 사람들도 그에 맞춰 이동하게 될 것이다. 이는 곧 북쪽의 극지 국가들에 유례없는 기회가 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이 역사적 인원의 이주자들이 국경을 넘어오는 것을 감수하면서 자국민 감소를 막을 방법을 찾는다면 말이다.

■ 불가피해지고 있는 이민 수용

예를 들어 캐나다를 보자. 캐나다는 토지와 마찬가지로 목재와 석유, 가스, 수력 전력도 풍부해 세계 담수의 20%를 확보할 수 있다. 더구나 정치적 기반이 안정되어 있고 완전한 민주주의가 기능하고 있다. 기후 온난화로 캐나다는 생태학적 의미에서 문명의 최적지가 되어 농업적 가능성이 확대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북극 수송 루트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캐나다의 인구는 3,800만 명에 불과해 캐나다인은 출산율보다 더 많이 사람이 죽어 가고 있다. 스탠퍼드대 식품안전환경센터 부소장 마셜 버크의 조사는 기후변화에 따라 캐나다 국민 1인당 GDP가 2100년까지 온난화하지 않는 세계와 비교해 2.5배나 풍요로워질 것을 보여준다. 캐나다는 많은 이주자를 환영하기만 하면 다시없는 이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캐나다 기업 간부나 학자들은 정부에 캐나다 이민제도를 세계에서 가장 유력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자석’으로 활용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그럼으로써 2100년까지 캐나다 인구를 약 3배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캐나다 정부는 2020년 국외로부터의 이민 대상자를 14% 늘려 그 수용 능력을 나타냈다. 이것은 캐나다 경제에 있어서 이민의 중요성을 국민이 인식하고 있다는 것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이민이 자국민의 2배나 되는 것을 캐나다 국민이 진정으로 받아들일 각오가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 국민의 배를 채울 수 있을까?

낮은 출산율과 고령화 때문에 농업 및 다른 산업 수요에 지장을 받는 유럽 북부 국가들도 캐나다와 비슷한 상황이다. 서유럽 및 중부유럽 국가들은 세계 굴지의 식량 생산국으로 꼽히지만, 인구 감소 때문에 수확기에는 벨로루시와 루마니아 등 국외에서 이주해 온 노동자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노르웨이 생물경제연구소의 농업, 식량안보, 기후변화 전문가 얀 바다렌에 의하면 가까운 장래에 노르웨이와 스웨덴에서도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기간이 길어진다고 한다. 채소나 과일, 베리 계열의 과실 수확량도 늘어날 것이 예상되지만, 두 나라는 지금도 각각 1만5,000여 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수확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농업, 국외 이주, 온난화. 이러한 문제들은 모두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국가의 안전은 이민이나 출입국의 문제뿐만 아니라 ‘식량 공급’의 여부에 달려 있다. 기후가 변화하는 세계에서 벌어지는 번영을 건 경쟁에서는 국민의 자립을 달성하고 지정학적 영향력을 확대한 나라가 모든 것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두 요소는 출범한 지 얼마 안 된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변화 특사로 임명된 과거 미국 국무장관을 지낸 존 케리가 최근 취재에서 말했듯이 그 나라 입지의 좋고 나쁨이나 유용성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쉽게 말해 북극으로 가는 항로와 해빙된 땅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식량과 기타 자원이 세계적 규모로 부족할수록 국내에서 음식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은 더 탄탄한 권력의 수단이 된다.

이 변화하는 세계에서 많은 나라가 자립할 수 있게 되면 될수록 그러한 나라들은 단지 타국의 상태가 악화되어 가는 것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되어 간다. 매우 긴박하고 더할 나위 없이 혼란스러운 과정이 될 것이라고 케리는 말한다. 이러한 조건 모두가 사람들의 이동을 낳는다.

■ ‘기후난민=인적 자본’ 새 구도

기후난민이라고 부르든, 인적 자본이라고 부르든, 그런 사람들은 기후변화가 일으키는 지정학적 권력투쟁과는 분리될 수 없다. 러시아는 기후변화와 함께 우위를 점하려 하고 있음을 분명히 해 왔다. 2020년 1월에 발표된 ‘기후에 관한 국가 실행 계획’에서는 정부에 대해 온난화와 러시아와 북극 간의 수송,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선 국가에 ‘새로운 이익’을 가져오는 작물의 재배 기간이 길어졌다는 점을 활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볼 때 러시아는 미국이나 캐나다에 비해 국외에서 온 많은 이주자를 환영하는 위치에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사실 러시아에는 외국인 혐오 풍조가 다른 나라보다 침투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국외로부터의 이주나, 인구 면에서의 시련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미국이나 세계 각국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이다.

러시아는 항상 동부의 광대한 토지에 주민을 원해 왔지만, 동부지역의 꾸준한 해빙으로 이 오랜 목표의 달성도 멀지 않았다. 이 목표를 달성하면 광활한 대지 개척과 새로운 농업자본 경제에서의 전성기를 통해 러시아의 번영과 권력은 크게 증진될 것이다.

■ 온난화의 최대수혜국 러시아

러시아의 저명한 여성 기후생태학자가 나데즈다 체바코바가 시베리아 기후변화를 조사하러 현지를 방문했을 때 그녀는 정치범수용소 죄수들의 발자취를 쫓았다. 당시 죄수들은 시베리아라는 너무나 거주하기에 부적합한 곳으로 추방되었기 때문에 어려운 환경이 탈옥을 막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 가운데 체바코바는 급격히 온난화하고 있는 삼림지대와 매력적이고 온난한 기온의 언덕을 여러 개 발견했다. 2020년 여름 그녀가 과학잡지에 공동 발표한 연구는 2080년까지 러시아의 아시아 쪽 영구동토층이 지표에서 약 180cm 이내의 활성층에서 절반 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광대한 땅의 3분의 1이 절대적이고 극도의 살기 어려움에서 문명에 매우 편리한 살기 편한 극히 쾌적한 땅으로 변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체바코바는 말한다. 그녀는 지구상에서 가장 춥고 생태학적으로 가장 가혹한 땅이 쾌적하고 살기 좋은 땅으로 급속히 변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 시베리아 절반 농토 되는 날 오나

생명을 지탱하는 토지의 힘이라는 것은 기본적 생물학으로 요약된다. 유기체는 생물이 음식공급망을 만들기 위해 소비하는 화합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충분한 빛과 열을 필요로 한다. 영구동토층은 이 과정의 대부분을 방해하지만, 영구동토층이 녹아내리면서 이러한 사이클이 가능해 질 것이다.

온난화가 한 번 진행될 때마다 북쪽 땅에서 얼마나 개척이 가능한지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체바코바의 연구는 계속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경우 2080년까지 시베리아의 약 절반, 즉 약 518만 평방킬로가 농지에 적합할 것이라고 한다. 결과적으로 일부 토지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국외 이민 수용 능력이 9배나 뛰어오르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얼음이 녹은 땅이 모두 이용 가능한 것은 아니다. 많은 메마른 땅은 경작에 적합하지 않거나 작물 재배에 대량의 비료가 필요할 것이다.

더구나 이 변화는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 대전제로 용해가 진행되는 토지는 근본적으로 불안정하기에 길이나 다리가 손상되거나 대지의 계절적인 기복이나 침하와 함께 건물이 붕괴되는 등 대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그 때문에 용해가 진행된 지역을 통과하는 것은 장기 간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단 용해가 완료되고 새로운 균형이 이뤄지면 건물을 짓고 농작물을 심을 수 있는 땅이 될 것이다.

대기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을 수도 있다. 올 시즌 체바코바가 사는 시베리아 남부 도시 크라스노야르스크 근교에서는 겨울 밀과 카놀라의 수확량이 지난해의 두 배나 됐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예측했던 바다”라고 그녀는 말한다. 블라디미르 푸틴이 말한 것처럼 2도 정도의 기온 상승은 그리 나쁜 것이 아닐지 모른다. 모피코트를 입을 필요도 줄어들고 곡물 수확량은 늘어나니까.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