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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렉라자, 업계 1위 타그리소 잡을까…"보험급여 받으면 가능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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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렉라자, 업계 1위 타그리소 잡을까…"보험급여 받으면 가능성 크다"

유한양행 지난 17일 식약처에 1차 치료제 적응증 확장 신청
2차 치료제 급여, 타그리소 5년 걸린데 비해 6개월만에 획득
타그리소 비급여 환자 연간 수천만원 약값 대체 희소식 기대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치료제 렉라자에 대한 적응증 확대에 나섰다.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와 1차 치료제 시장에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급여 여부에 따라 그 결과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렉라자 제품 모습. 사진=유한양행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치료제 렉라자에 대한 적응증 확대에 나섰다.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와 1차 치료제 시장에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급여 여부에 따라 그 결과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렉라자 제품 모습. 사진=유한양행
유한양행이 야심차게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1차 치료제로 적응증 확대에 나섰다. 향후 적응증이 추가 될 경우 글로벌 대형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업계 1위 '타그리소'와 경쟁하게 된다. 제약업계에서는 보험급여(이하 급여) 결정 여부에 따라 시장 점유율이 크게 갈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3세대 치료제인 렉라자의 적응증 확대안을 신청했다. 변경허가를 신청하는 적응증은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 치환 변이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다. 이와 같은 기전을 보유한 약으로는 타그리소가 있다.
앞서 렉라자는 지난 2021년 EGFR T790M 돌연변이 양성 2차 치료제로 허가받은 후 국산 신약 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급여까지 준수하게 받으면서 타그리소와 2차 치료제 시장에서 처방 점유율 경쟁을 벌였다. 타그리소 2차 치료제 부분은 렉라자와 마찬가지로 급여 대상이다.

이전까지 항암제 시장은 글로벌 대형 제약사 제품들로 이뤄졌다. 국산 항암제가 나와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거나 부작용 문제로 허가가 취소되는 등의 일이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유한양행은 렉라자 전문 마케팅팀을 꾸려가며 임상결과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영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렉라자 매출은 약 3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 전체 시장의 20%에 해당한다. 출시한지 1년 6개월 만에 거둬들인 성적이다.

만약 식약처가 렉라자의 적응증 확대안을 승인할 경우 1차 치료제로도 진출하게 되면 지금보다 더 큰 시장에서 타그리소와 경쟁하게 된다.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시장은 약 6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번 경쟁에서 관점은 보험급여 여부다. 타그리소는 지난 2018년 1차 치료제 급여신청을 했지만 첫 관문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해 급여를 받지 못했다. 이달 중 재심사를 요청했지만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해도 약가 협상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실제 급여가 결정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렉라자도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조금 더 유리하다는 것이 제약업계의 평가다. 빠른 시간 안에 2차 치료제 급여를 확보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타그리소는 5년이란 시간 동안 급여를 확보하지 못했지만 렉라자는 2차 치료제로 급여를 승인받는데 6개월이란 시간이 소요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적응증 확보의 단계이지만 앞서 진행한 임상결과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많이 나왔고 2차 치료제로 사용되면서 나타난 특이사항도 없다보니 1차 치료제로서 적응증 확장은 이뤄질 것 같다"며 "유한양행도 1차 치료제 승인 후 급여 받는 것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렉라자 1차 치료제 급여 승인과 관련해 6개월 안에 받아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만약 타그리소가 기한 내에 급여를 받지 못하고 유한양행이 먼저 받는다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유한양행의 렉라자 처방률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2차 치료제처럼 전문 마케팅팀을 활용한다면 단기간 내에 3세대 제품으로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 타그리소는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치료에 연간 수 천만원의 약값이 소비됐는데 렉라자가 이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유한양행 관계자는 "아직 적응증 확장을 신청한 단계이기 때문에 급여와 관련된 말씀을 드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다만 빠르게 적응증을 확보하고 급여를 확정해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