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관록의 성석제 사장과 오너 3세 한상철 사장, '제일약품 투톱 체제' 본격 가동되나

공유
0

관록의 성석제 사장과 오너 3세 한상철 사장, '제일약품 투톱 체제' 본격 가동되나

24일 정기주총 앞두고 업계 관심…직원들 "예단 어려워"
성 사장, 재선임 성공땐 7연임·21년 전문경영인 '신기록'
'고도 성장 주역'과 '신약 개발' 역할 분담 시너지 기대 커

제일약품은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성석제 사장의 연임을 결정한다. 이를 통해 성 사장과 오너 3세의 '투 톱 경영'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일약품 본사 전경. 사진=제일약품
제일약품은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성석제 사장의 연임을 결정한다. 이를 통해 성 사장과 오너 3세의 '투 톱 경영'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일약품 본사 전경. 사진=제일약품
성석제 제일약품 사장 사진=제일약품
성석제 제일약품 사장 사진=제일약품

성석제 제일약품 사장의 연임 안이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이번에 연임이 결정되면 '3년 씩 7번 연임'이라는 역사적인 기록의 주인공이 되는 동시에 오너 3세인 한상철 제일약품 사장과 투톱 체제로 제일약품을 경영하게 된다. 재임 중에 뛰어난 실적을 이어온 저력과 지난 18년 간 회사를 이끌면서 끈끈해진 임직원들과의 신뢰 관계 때문에 연임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동종 업계의 평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은 이번 정기주총을 통해 성 사장과 한 사장의 재선임 여부를 확정짓게 된다. 성 사장은 이번에 연임을 성공하면 7연임으로 총 21년간 제일약품의 전문 경영인이 된다. 제약업계에서는 최장수 전문 경영인의 반열에 오르는 셈이다.

제일약품이 본격적으로 3세 경영을 시작하면서 지난해 12월 부사장에서 승진한 한 사장의 단독 경영이 진행될 지 관심이 쏠리던 가운데 성 사장도 나란히 재선임 대상으로 등장하면서 투톱 체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높은 점수를 받아온 '매출 성적표' 때문이다.

성 사장이 취임 후 제일약품이 공시를 시작한 2017년부터 과거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당초 3715억원었지만 지난 2021년에는 7006억원으로 약 두배 가량 성장 시켰다. 이같은 호실적은 글로벌 제약사의 히트 상품을 수입해 국내 시장에 판매한 결과다. 대표적으로 화이자의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와 신경 치료제 '리리카', 해열진통소염제 '쎄레브렉스'등을 손꼽을 수 있다.

다만 특정 제품의 비중이 높다 보니 영업이익이 높지 않다는 게 고질적인 숙제였다. 실제로 지난 2021년에는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실적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지만 영업손실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 부분은 현실적으로 단기간 안에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제약사의 수익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대표 상품급' 신약이 필요한데 여기에는 개발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한상철 사장, 부사장 취임 전부터 자체 신약 개발에 '의욕적'


이를 타파하기 위해 창업주 고 한원석 회장 손자이자 한승수 회장 장남인 한 사장이 직접 나섰다. 한 사장은 제일약품의 부사장으로 취임하기 이전부터 자체 신약 개발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 실제로 부사장에 취임한 후 제일약품 신약개발연구소를 설립하고 신약 R&D만 담당하는 기업 '온코닉테라퓨틱스'를 설립하는 등 신약 개발에 적극적인 행보를 실천했다.

즉 성 사장은 회사 매출을 관리하고 한 사장은 신약개발에 집중하는 '투 톱 시스템'의 가능성을 개진해 왔다는 것이다. 이는 다른 오너 3세 제약사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3세 경영을 시작한 보령은 장두현 대표이사와 오너 3세인 김정균 대표이사가 공동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장 대표이사는 영업과 매출 등을 담당하고 김 대표이사는 신사업에 집중하는 투톱 체제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 다른 제약사들도 이와 비슷한 과정을 밟고 있거나 준비 중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한 성 사장의 연임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인수인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18년간 제일약품의 전문경영인으로서 축적해 온 노하우를 한 사장에 넘겨줘야 한다. 특히 지금의 제일약품은 성 사장과 오랫동안 보조를 맞춰온 임직원들이 많다 보니 갑작스러운 오너 3세의 단독 운영은 회사 조직에 부담을 안겨 줄 수 있다.

제일약품 근무 경력이 있는 업계 관계자는 "성 사장이 십수년 간 근무하면서 영업 현장에서 함께 고락을 해쳐 온 직원들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형성된 사내 프로세스도 존재하는 게 사실"이라며 "회사 성장을 뒷받침한 경험을 바탕으로 탄탄해진 시스템이니만큼 갑자기 바뀌면 구성원들도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성 사장 연임과 관련해 제일약품 관계자는 "주총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연임 여부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